2026.07.245분 읽기

경찰조사 고소인 카톡 증거 열람 요청, 가능할까? 피의자 대응법

경찰조사 중 고소인이 낸 카톡 증거를 보여달라고 요청할 수 있을까요? 고소장 정보공개의 한계와 진술 전 확인 방법, 초기 대응 요령을 정리했습니다.

조사실에 앉아 계시는 그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비는 분들을 자주 뵙습니다. 수사관이 서류를 넘기며 '고소인은 당시 피의자가 이런 카톡을 보냈다고 하는데요?'라고 물어오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그냥 '잘 기억이 안 납니다'라고만 답하고 나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장면이 사건의 방향을 가르는 갈림길입니다. 상대가 어떤 패를 쥐고 있는지 모른 채 진술하는 것과, 그 패를 확인하고 대응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싸움입니다.

고소장은 봤는데 첨부 자료는 못 봤습니다

상담을 오시는 분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말씀입니다. 정보공개청구를 해서 고소장을 받아봤는데, 정작 고소인이 무엇을 근거로 저를 고소했는지는 도무지 모르겠다는 겁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고소장 정보공개청구를 하면 통상 고소장 본문만 제공되고, 고소인이 첨부한 카톡 대화 내역이나 계좌 거래 내역, 녹취록 같은 증거 자료는 '수사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비공개 처리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정보공개법 제9조의 비공개 대상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죠. 결국 고소인의 주장만 손에 쥔 채,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보지 못한 상태로 조사에 임하게 됩니다.

제가 맡았던 사건 중에, 사업 동업자였던 상대에게 사기 혐의로 고소당한 40대 자영업자 한 분이 계셨습니다. 고소장에는 '돈을 빌려줬는데 갚지 않았다'는 취지만 적혀 있었습니다. 이분은 '빌린 게 아니라 투자금이었다'고 억울해하셨죠. 그런데 조사 과정에서 확인해 보니, 고소인은 '이번 달까지 꼭 갚겠습니다'라는 취지의 카톡 메시지를 첨부해 둔 상태였습니다. 이 카드를 미리 알았느냐 몰랐느냐에 따라 진술 전략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그 카톡, 조사받는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실무적인 팁을 하나 말씀드립니다. 조사 도중 수사관이 특정 증거를 언급하며 물어볼 때, '제가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정확하지 않은데, 혹시 고소인이 제출한 그 카톡 내역을 직접 확인해 볼 수 있을까요?'라고 정중히 요청해 보십시오.

수사관은 신문 과정에서 증거를 제시하며 질문할 권한이 있고, 실제로 이런 요청에 자료를 보여주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무리한 요구가 아니라, 정확한 진술을 위한 자연스러운 확인입니다. 이 순간이 상대방이 쥔 카드를 엿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회입니다.

다만 조심하실 점이 있습니다. 자료를 봤다고 해서 그 자리에서 즉흥적으로 해명하려 들면 오히려 진술이 꼬입니다. 카톡의 앞뒤 맥락, 날짜, 오간 정황을 차분히 확인만 하시고, 확신이 서지 않는 부분은 '그 부분은 자료를 좀 더 살펴보고 정확히 말씀드리겠습니다'라고 답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한번 조서에 남은 진술은 나중에 뒤집기가 대단히 어렵기 때문입니다.

혼자 조사받으실 때 가장 위험한 지점

혼자 대응하시다 일을 그르치는 분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상대의 증거를 확인하지도 못한 채, 기억에만 의존해 '그런 적 없다'고 단정적으로 답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나중에 고소인이 그 카톡을 내미는 순간, 앞선 진술은 거짓말이 되어버립니다. 진술의 신빙성이 무너지면 무죄를 다툴 사건도 유죄 방향으로 흐르고, 경우에 따라 별도로 무고나 위증 다툼으로 번지기도 합니다. 피의자에게는 진술거부권이 있고, 확실하지 않은 사안을 억지로 답할 의무는 없습니다. 다만 이 권리를 언제 어떻게 쓰느냐가 핵심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방어는 좁아집니다

형사사건은 초기 대응이 8할입니다. 경찰 단계 조서가 그대로 검찰로 넘어가고, 검찰의 판단이 기소 여부를 가릅니다. 첫 조사에서 남긴 진술이 사건 전체를 지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혐의를 다투는 입장이라면 첫 조사 전에 전략을 세우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고, 이미 조사를 받으셨더라도 추가 조사나 대질 전, 또는 검찰 송치 전에 방향을 잡는 것이 늦지 않습니다. 만약 이미 벌금 약식명령이나 처분을 받으셨다면, 정식재판 청구는 고지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라는 짧은 기한이 걸려 있으니 서둘러야 합니다.

전화 주시기 전에 이것만 준비해 주세요

상담 오실 때에는 받아보신 고소장이나 출석요구서, 사건번호, 그리고 상대와 주고받았던 카톡, 문자, 계좌내역 등 본인이 가진 자료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 오시면 충분합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기억나는 대로 메모만 해오셔도 방향을 함께 잡아드릴 수 있습니다.

억울함을 혼자 삼키며 조사실 문을 여시기 전에, 상대가 쥔 패를 함께 읽고 대응 방향을 정리하는 시간부터 가지시길 권합니다. 지금 통화 한 번이, 진술 하나가 달라지는 결정적 차이를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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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법시험 출신 음주운전/교통사고/형사/노동 전문 이정도 변호사입니다. 용인시청 고문변호사/서울시 공익변호사/국방부 검찰단 사망장병의 유족 및 군범죄피해자 국선변호인 등 다수의 활동경력으로 증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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