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중 갑자기 날아온 한마디, "이건 추가입니다"
리모델링 공사하다 보면 어느 순간 이런 말을 듣게 되는데요.
"이건 계약에 없던 공사라서 추가 비용이 들어가요."
처음엔 당황스럽죠. 이미 견적서도 보고 계약도 했는데,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갑자기 돈을 더 내라고 하면 마음이 급해집니다. 안 주면 공사를 멈추겠다고 하고, 이미 벽도 뜯어놓은 상태라 어쩔 수 없이 응하게 되는 경우도 많고요.
생각보다 이런 상황, 정말 흔합니다. 실제로 변호사 상담 중에서도 리모델링 분쟁은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고, 그중 상당수가 바로 추가공사비 문제로 시작됩니다. 그래서 오늘은 리모델링 시공 중 추가 공사비를 꼭 줘야 하는지, 안 주면 불법인지, 나중에 돌려받을 수는 없는지를 중심으로 설명드려보도록 하겠습니다.
리모델링 공사에서 추가 공사비는 왜 생길까요?
현장에서 가장 흔한 설명은 이렇습니다.
"막상 뜯어보니까 구조가 달라요."
"기존 배관이 너무 낡아서 교체가 불가피했어요."
"이건 처음 계약에 없던 부분이에요."
이 말 자체가 전부 거짓은 아닙니다. 실제로 리모델링은 기존 건물을 손대는 작업이다 보니 공사 중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죠. 다만 문제는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돈을 더 줘야 하는 건 아니라는 점입니다.
법적으로 보면 리모델링 공사는 대부분 도급계약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도급계약의 핵심은 약정된 공사를 약정된 금액으로 완성하는 것이므로 계약서에 포함되지 않은 공사라면 원칙적으로는 추가 비용을 지급할 의무가 없습니다.
계약서에 없으면 안 줘도 되나요? 핵심은 합의입니다
추가공사비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건 결국 합의가 있었느냐입니다. 많은 분들이 "계약서에 없으니까 안 줘도 되겠지"라고 생각하시는데요, 실제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법적으로 말하는 합의는 꼭 서면 계약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문자, 카카오톡, 통화 내용, 현장에서 오간 말들도 모두 판단 자료가 될 수 있거든요. 예를 들어 공사 중에 "이 부분도 같이 해야 할 것 같아요"라는 말을 듣고 "그럼 그렇게 해주세요"라고 답했다면, 그 자체로 추가공사에 대한 동의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후에 실제로 공사가 진행됐다면 법원은 추가공사비 지급 의무를 인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아무런 설명 없이 공사가 진행된 뒤 "이건 추가 공사였으니 돈을 더 내세요"라고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공사를 선택할 기회조차 없었다면 그 비용까지 부담해야 할 의무는 없다고 보는 게 일반적입니다.
결국 핵심은 이겁니다. 공사 전에 어떤 설명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 설명에 동의했는지. 이 두 가지가 추가공사비 분쟁의 기준이 됩니다. 그래서 저는 늘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공사 중에 뭔가 애매하다 싶으면, 그 순간부터는 말로만 넘기지 말고 반드시 기록을 남기셔야 합니다. 그 한 줄의 메시지가 나중에 분쟁을 막아주는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으니까요.
"돈 안 주면 공사 중단하겠다"는 말, 합법일까요?
상담하다 보면 이런 질문을 정말 자주 받습니다.
"변호사님, 공사업자가 돈 안 주면 공사 안 하겠다고 하는데요. 이거 불법 아닌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이미 계약된 범위의 공사라면 공사업자가 일방적으로 중단하는 건 채무불이행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오히려 손해배상을 청구받을 수 있죠. 하지만 추가 공사에 대한 명확한 합의가 없고, 그 부분을 하지 않으면 전체 공사가 불가능한 구조라면, 일정 부분 공사 중단이 정당화될 여지도 있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반드시 다음을 확인한 뒤, 이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리모델링 분쟁의 책임 소재를 나누게 됩니다.
1. 계약서에 공사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2. 추가 공사가 필수적이었는지 3. 사전에 설명과 동의가 있었는지
실제 상담 사례로 보는 추가공사비 분쟁
이번에 설명드릴 사례는 특히 욕실·주방 리모델링에서 정말 자주 발생하는 유형인데요, 의뢰인은 구축 아파트를 매수한 뒤 욕실과 주방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했습니다. 계약서에는 철거, 타일 시공, 수전 교체 정도만 기재돼 있었고, 공사비도 비교적 합리적인 수준이었죠. 그런데 공사가 중반쯤 진행되던 중, 시공업체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바닥 방수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방수 공사를 새로 해야 합니다. 이건 추가 비용이 들어요."
이미 타일이 다 뜯긴 상태였고, 이대로 두면 나중에 누수가 생긴다는 말을 들으니 선택지가 많지 않았습니다. 결국 의뢰인은 울며 겨자 먹기로 추가 비용을 지급했고, 공사는 마무리됐습니다. 문제는 그 이후였습니다. 공사가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래층에서 누수 문제가 발생했고, 시공업체는 '기존 건물 구조 문제'라며 책임을 회피했습니다. 의뢰인은 추가공사비까지 냈는데도 하자가 발생한 상황이 된 거죠.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방수 공사가 정말 불가피한 추가 공사였는지. 둘째, 그 추가 공사에 대해 의뢰인이 충분한 설명을 듣고 동의했는지였는데요, 법적으로는 단순히 안 하면 큰일 난다는 말만으로는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특히 금액이 큰 경우에는 공사의 필요성, 범위, 비용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과 동의가 있었는지가 중요하죠. 결국 이 사건에서도 법원은 "추가 공사의 필요성은 일부 인정되지만, 금액과 범위에 대한 명확한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의뢰인은 일부만 부담하고, 나머지는 시공사의 책임으로 정리됐습니다.
이처럼 리모델링 과정에서의 추가공사비 문제는 단순히 "했으니까 줘야 한다"로 정리되지 않습니다. 어떤 설명을 들었는지, 선택의 여지가 있었는지, 그리고 그 선택이 자발적이었는지가 핵심입니다.
Q. 추가공사비 요구가 부당한데, 공사비 일부를 안 줘도 되나요?
A. 계약 범위 내 공사라면 지급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전체 대금 지급을 전면 거부하면 역으로 분쟁이 커질 수 있어요. 다툼이 있는 부분만 명확히 구분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Q. 문자나 카톡으로 한 말도 계약으로 인정되나요?
A. 네, 인정됩니다. 특히 "그럼 그렇게 하세요" 같은 표현은 합의로 해석될 수 있으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Q. 공사가 미완성인데 추가 공사비부터 달라고 하면요?
A. 원칙적으로는 동시이행 관계이기 때문에 공사가 완료되기 전까지 대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상황에 따라 전략이 달라지므로 전문가 상담이 필요합니다.
리모델링은 집을 더 편안하고 쾌적하게 만들기 위한 과정인데요, 그 과정에서 분쟁이 생기면 생각보다 큰 스트레스로 다가오게 됩니다. 괜히 시작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억울한 마음이 오래 남기도 하죠. 하지만 미리 알고 대비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고, 이미 문제가 생겼더라도 법적으로 정리할 방법은 분명히 있습니다. 특히 리모델링을 앞두고 계시다면 아래 내용만큼은 꼭 기억해 두시는 게 좋습니다.
· 구두로 한 약속은 반드시 문자나 메신저로 남기기 · 추가 공사 전에는 금액과 범위를 명확히 확인하기 · "일단 해주세요"라는 말은 최대한 피하기 · 공사 중 분쟁이 생기더라도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기
이 네 가지만 지켜도 불필요한 분쟁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혼자서 끙끙 앓지 않는 것입니다. 상황을 객관적으로 정리하고, 필요한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차분히 대응하시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리모델링은 잘만 하면 삶의 질을 높여주는 선택이지만 준비 없이 시작하면 분쟁의 출발점이 되기도 합니다. 조금만 신중하게 접근하신다면 충분히 지킬 수 있는 권리들이 있다는 점, 꼭 기억해 두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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