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306분 읽기

보증금 수리비 공제 부당할 때 반환청구 방법

집주인이 보증금에서 수리비를 공제하면 모두 적법할까요? 통상 마모와 고의·과실 훼손의 구분, 영수증 입증 책임, 내용증명·지급명령·소송 순의 대응 절차를 사례로 정리했습니다.

퇴거했는데 보증금에서 수리비를 공제한다네요

이사 준비로 정신없는 와중에 이런 연락을 받는 분들 많습니다.

"집을 너무 더럽게 써서 청소비랑 수리비를 뺄 거예요."

"싱크대가 헐었고 벽지도 오래돼서 새로 해야겠네요."

이럴 때 대부분 세입자는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넘어가지만, 나중에 보면 보증금 수백만 원이 공제된 채 들어오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요, 법적으로 집주인이 보증금에서 마음대로 수리비를 공제할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냥 낡았다는 이유만으로 보증금을 공제하는 건 불법입니다.

실제로 이 문제는 민사소송에서 굉장히 자주 다뤄지는데요. 최근 천안지방법원에서도 비슷한 판결이 있었습니다. 세입자가 2년 거주 후 퇴거했는데, 집주인이 도배비 150만 원을 보증금에서 공제했습니다. 법원은 "통상적 사용으로 인한 훼손은 임차인 책임이 아니다"라며 세입자에게 전액 반환 판결을 내렸죠.

오늘은 변호사의 시각에서 보증금 공제와 수리비 공제의 기준이 어떻게 다른지, 부당공제를 당했을 때 어떤 법적 대응을 해야 하는지,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보증금 공제'가 허용되는 경우는 생각보다 적습니다

많은 세입자분들이 착각하는 게 하나 있습니다.

"집주인이 수리비를 냈다면 그건 당연히 공제할 수 있는 거 아니에요?"

그런데 법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민법 제615조는 임대인이 세입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경우를 정하고 있는데요, 세입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손해가 생긴 경우에만 공제가 가능합니다. 즉, 냉장고가 노후돼서 고장 났다거나 벽지가 햇빛에 바랜 건 자연 마모이므로 보증금에서 수리비를 뺄 수 없습니다.

반면 세입자가 부주의로 바닥을 긁거나 문틀을 파손한 경우에는 일부 공제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그조차도 임대인이 '실제 수리비'를 입증해야 합니다.

영수증 없이 수리비 뺐다? 부당공제일 가능성 높습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문제 되는 부분이 바로 이겁니다.

집주인이 "수리비가 들었다"고 말만 하고 영수증이나 견적서를 제시하지 않는 경우인데요,

보증금에서 수리비를 공제하려면 실제 수리비 발생이 객관적으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즉, 영수증·견적서가 없으면 공제는 무효가 되는거죠. 법원에서도 "공제 주장은 그 손해가 객관적으로 증명되지 않으면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세입자는 수리비 공제를 주장받았을 때 반드시 이렇게 요청해야 합니다.

"수리비 지출 내역이나 영수증을 확인하고 싶습니다."

만약 이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그 공제는 부당공제로 간주되어 다시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보증금을 부당하게 공제당했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집주인이 수리비를 이유로 보증금을 일부만 주거나, 아예 주지 않는다면 내용증명 → 지급명령 → 소송 순으로 진행하면 됩니다.

① 내용증명 발송 퇴거일, 금액, 반환요청 시점을 명시해 "정당한 사유 없이 보증금을 공제한 것은 부당하다"는 의사를 명확히 전달합니다.

② 지급명령 신청 법원에 신청서를 제출하면 판결 없이 '집주인이 돈을 지급하라'는 명령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의신청이 없으면 자동 확정되어 바로 강제집행도 가능합니다.

③ 보증금반환청구소송 만약 집주인이 끝까지 버티면 소송을 통해 보증금 전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때 공제 주장의 입증 책임은 집주인에게 있습니다.

실제 사례, 청소비 80만 원 공제, 결과는?

의뢰인 A씨는 전세 계약 종료 후 퇴거했는데 집주인이 청소비 80만 원을 공제했습니다. 그런데 퇴거 전 A씨는 청소업체에 이미 15만 원을 지불한 상태였고, 사진까지 남겨둔 상황이었죠. 결국 소송으로 이어졌고, 법원은 "실제 청소비가 이중으로 청구되었다"며 A씨 손을 들어줬습니다. 결국 집주인은 공제액 전액을 반환해야 했습니다.

이 사례처럼 '공제 사유는 있지만 금액이 과도한 경우'에도 부당공제로 인정됩니다.

감정보다 증거, 말보다 기록

보증금 문제는 대부분 감정적으로 시작되죠.

"내가 얼마나 깨끗이 썼는데!", "그래도 수리비는 나갔잖아요!"

하지만 법은 감정이 아니라 증거로 판단합니다.

퇴거 전후로 사진을 찍고, 청소비나 수리비를 직접 지출했다면 영수증을 꼭 남기세요.

또한, 집주인과 주고받은 문자나 카톡 대화도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보증금에서 빼겠다"는 표현이 담긴 메시지는 법원에서 부당공제 의사표시로 인정됩니다.

Q. 집주인이 벽지를 다시 해야 한다며 보증금에서 도배비를 공제하겠다고 합니다. 가능한가요?

A. 단순한 노후나 변색이라면 공제할 수 없습니다. 세입자의 과실이 없는 한 도배비는 임대인의 부담입니다.

Q. 수리비 공제액이 너무 과도한데요. 견적서가 없다고 해도 법적으로 문제될까요?

A. 당연히 문제됩니다. 법원은 '실제 손해가 증명되지 않으면 공제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영수증이 없다면 전액 반환청구 가능합니다.

Q. 보증금 공제로 다툼이 생겼는데, 액수가 크지 않아 소송이 부담됩니다. 방법이 있을까요?

A. 지급명령 제도를 이용하면 됩니다. 서류만 제출해도 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얻을 수 있어 비용이 적게 듭니다.

보증금에서 수리비를 뺀다는 말, 그 근거부터 따져봐야 합니다

보증금은 단순한 돈이 아닙니다. 세입자가 계약 기간 동안 성실히 살아온 결과물이고, 생활의 기반이죠. 그런데 그 보증금에서 수리비를 뺀다면 그건 세입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일입니다. 법은 분명히 말합니다. 고의나 과실이 입증되지 않은 손해는 공제할 수 없다고요. 따라서 집주인이 보증금에서 수리비를 공제한다고 말한다면 그 근거가 명확한지 반드시 확인하세요. 내용증명 한 장으로 시작해도 법적 절차를 정확히 밟으면 보증금은 반드시 되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감정이 아니라 절차로 대응하는 것, 그것이 억울함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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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강윤석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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