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북 성주의 한 공립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가 원생에게 음식을 강제로 먹이고 뾰족한 물건으로 손과 다리를 찌르는 등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습니다. 경찰은 CCTV를 분석해 학대 정황을 확인했으며, 직접 학대행위를 하지 않은 원장도 직원 관리 책임을 물어 함께 송치했습니다.
이러한 사건이 알려지면 원장들은 교사가 몰래 한 행동인데 원장까지 처벌받는 것이냐고 묻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교사의 아동학대가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원장이 자동으로 형사처벌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학대를 알면서도 방치했거나 신고하지 않은 경우, 학대 방지를 위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경우에는 원장에게도 별도의 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오늘은 보육교사가 아동학대를 했을 때 원장에게 어떤 형사책임이 발생하는지, 실제 처벌 여부를 가르는 기준과 어린이집에 내려질 수 있는 행정처분까지 살펴보겠습니다.
교사가 몰래 아동학대를 했다면 원장도 공범이 될까요?
원장이 교사와 함께 아이를 학대했거나 학대를 지시했다면 당연히 공동정범이나 교사범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교사의 행동을 알고도 계속하도록 내버려뒀거나, 학대를 문제 삼은 교사를 회유해 행위가 반복되게 했다면 방조 책임도 문제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원장이 학대 현장에 없었고 사전에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면, 단순히 어린이집 원장이라는 이유만으로 교사와 동일한 아동학대 행위자로 처벌할 수는 없습니다. 형사책임은 원장이 학대를 인식했는지, 방지할 수 있었는지, 실제로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를 토대로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아동복지법에는 종업원이 업무와 관련해 아동학대 금지행위를 한 경우, 그 행위자뿐 아니라 해당 법인 또는 개인 운영자도 벌금형으로 처벌할 수 있는 양벌규정이 있습니다.
물론 이때도 학대 방지를 위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면 책임을 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원장이 직접 학대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책임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교사의 학대가 확인됐다는 사실만으로 원장의 유죄가 확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어린이집의 운영 형태와 원장의 지위, 관리·감독의 구체적인 내용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원장이 학대를 몰랐다는 말만 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을까요?
수사기관은 원장의 진술만 듣고 관리 책임을 판단하지 않습니다. CCTV와 업무일지, 학부모 민원, 교사들의 진술 등을 통해 원장이 학대 징후를 발견할 수 있었는지를 확인합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사정이 있었다면 전혀 몰랐다는 해명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정기적으로 교사를 교육하고, 학대 의심 신고가 들어오면 즉시 해당 교사를 업무에서 분리했으며, CCTV와 보육일지를 점검하고 보호자 및 관계기관에 알리는 절차를 실제로 운영했다면 원장이 상당한 관리·감독을 했다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형식적인 교육확인서 한 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원장이 평소 어떤 예방조치를 했고, 이상 징후를 발견한 뒤 얼마나 신속하게 대응했는지가 중요합니다.
아동학대를 알게 된 원장이 신고하지 않아도 처벌받을까요?
어린이집 원장과 보육교직원은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입니다. 직무 수행 중 아동학대범죄를 알게 됐거나 학대가 의심되는 사정이 있다면 즉시 112에 신고해야 합니다.
이때 확실한 증거를 모두 확보하거나 원내 조사를 마칠 때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습니다. 신고의무는 학대가 확정된 때가 아니라 학대가 의심되는 상당한 사정이 생긴 때부터 문제될 수 있습니다. 신고하지 않은 데 정당한 사유가 없다면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원장이 사건을 조용히 해결하려고 보호자에게 합의를 제안하거나 교사에게 사직서부터 받는 것은 적절한 초기 대응이 아닙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행동은 새로운 법적 문제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학대를 인지했다면 우선 피해아동과 해당 교사를 분리하고, 신고한 다음 CCTV와 보육일지 등 원본 자료를 그대로 보존해야 합니다.
원장이 형사처벌을 받지 않아도 어린이집은 문을 닫을 수 있을까요?
형사처벌과 어린이집 행정처분은 별개의 절차입니다. 원장이 아동학대 공범으로 기소되지 않거나 형사재판에서 무죄를 받더라도, 관리·감독 의무 위반이 인정되면 어린이집 운영정지나 원장 자격정지 등의 행정처분이 내려질 수 있습니다.
아동학대의 정도와 횟수, 피해아동의 수, 원장이 학대를 방지하기 위해 기울인 주의, 사건을 알게 된 뒤 취한 조치 등에 따라 다음과 같은 처분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특히 국공립어린이집이라면 지자체와 체결한 위탁계약의 해지 또는 갱신 거절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형사사건에서 직접 학대하지 않았다는 점만 다투고 행정절차에 대응하지 않으면 어린이집 운영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처분 사전통지서를 받았다면 의견제출 기한과 청문 일정을 확인해 관리·감독 자료를 별도로 정리해야 합니다.
정리하며
교사의 아동학대가 발생했다고 해서 원장이 반드시 함께 형사처벌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반복된 이상 징후를 알고도 방치했거나 신고하지 않은 경우, 예방교육과 현장점검이 형식적으로만 이루어진 경우라면 직접 학대하지 않았다는 해명만으로 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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