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사건이 발생하면 대부분의 부모는 '누가 피해자이고 누가 가해자인가'부터 생각합니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친구들에게 놀림과 괴롭힘을 당하던 학생이 어느 날 화를 참지 못하고 친구를 밀치거나, 물건을 던지거나, 상대방의 소지품을 망가뜨린 뒤 오히려 학교폭력 가해학생으로 조사를 받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결과를 받아든 부모들은 먼저 괴롭힘을 당한 아이인데 왜 가해자가 되느냐며 당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학교폭력 사건은 형사사건처럼 '먼저 맞았으니 나중에 한 행동은 정당방위'라는 기준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학교폭력심의위원회는 피해를 입게 된 경위는 물론, 이후 학생이 한 행동 자체도 별도로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피해학생이었는데도 학교폭력 가해학생으로 조치될 수 있는 이유와, 학교가 실제로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학폭 피해자가 참다가 때리면 쌍방폭행이 되나요?
많은 학부모들은 우리 아이가 먼저 맞았는데 왜 가해학생이 되느냐고 억울해하지만, 학교폭력 사건에서는 먼저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만으로 이후의 모든 행동이 정당화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지속적으로 욕설이나 괴롭힘을 당하던 학생이 화를 참지 못하고 상대방을 밀치거나 때린 경우, 또는 상대방의 물건을 일부러 훼손한 경우에는 그 행위 자체가 별도의 학교폭력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즉, 처음에는 피해학생이었더라도 이후 자신의 행동으로 상대방에게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발생시켰다면 가해학생으로도 판단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학부모들은 흔히 쌍방폭행이 된 것 아니냐고 표현하지만, 학교폭력심의위원회가 판단하는 것은 형사사건의 쌍방폭행이 아니라 양측 모두 학교폭력 행위를 했는지 여부입니다. 따라서 형사사건에서 말하는 정당방위의 기준이 그대로 적용되는 것도 아닙니다.
결국 학교는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뿐만 아니라, 피해학생이 이후 어떤 방식으로 대응했는지까지 함께 살펴봅니다. 따라서 억울하게 가해학생으로 지목되지 않으려면 단순히 먼저 맞았다는 주장만 할 것이 아니라, 괴롭힘이 지속되어 왔던 과정과 당시 상황을 객관적인 자료로 함께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쌍방 학교폭력으로 신고됐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수사기관이 아닌 학폭위 조사의 특성상, 초기 서류와 양측의 주장이 접수되면 외관상 나타난 행동만을 두고 기계적으로 '쌍방 학폭'으로 접수하여 처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상대방의 맞신고로 가해학생 신분이 되어 함께 조사를 받게 되었다면, 부모는 감정적인 억울함을 호소하기보다 '서면과 객관적 증거'로 학폭위 위원들을 설득해야 합니다.
학폭위 심의 단계에서 피해학생의 저항 행위가 무거운 처분으로 이어지지 않게 하거나 생기부 기재가 되지 않는 경미한 수준(1~3호 조치)으로 낮추기 위해서는, 아이의 반격이 선제적인 공격이 아니라 '장기간 지속된 괴롭힘으로 인한 극심한 공포 속에서 발생한 방어적 행위'였음을 증명해야 합니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친구들의 진술서, 평소 가해학생이 보낸 위협적인 문자, 사건 직후 아이의 정신과 진료 기록 등을 통해 논리적으로 증명해 내야만 억울한 프레임을 벗겨낼 수 있습니다.
학교폭력 피해자인데 상대방의 맞신고로 학폭위 처분을 받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학교폭력 사건에서는 피해학생이 오히려 상대방의 맞신고로 함께 학교폭력심의위원회에 회부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더 나아가 억울하게 가해학생 조치를 받는 사례도 실제로 발생합니다.
이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학폭위가 어떤 사실을 근거로 해당 처분을 내렸는지입니다. 그리고 이후 불복 절차에서는 감정적인 호소보다 심의 과정에서 어떤 사실이 잘못 인정됐는지를 구체적으로 지적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학교가 지속적인 괴롭힘의 경과는 제대로 살피지 않은 채 마지막 충돌 장면만 근거로 판단했는지, CCTV나 목격 학생의 진술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는지, 학생의 소명 기회가 실질적으로 보장됐는지 등을 하나씩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는 이러한 절차적 문제나 사실인정의 오류가 이후 불복 절차에서 중요한 쟁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처분 결과에 납득하기 어렵다면 처분 고지서를 받은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통해 처분의 적법성을 다툴 수 있는지도 신속히 검토해야 합니다. 특히 출석정지, 학급교체, 전학 등 중대한 조치는 학교생활뿐 아니라 향후 진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다툴 여지가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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