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248분 읽기

이혼소송 석명요구로 판결 뒤집기

이혼소송은 감정·사실·과거 생활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재판부가 모든 자료를 완벽하게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재판을 진행하다 보면 재판부가 증거를 제대로 검토했는지, 상대방 주장을 듣고 의중이 기울어진 건 아닌지 불안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로 이럴 때 쟁점을 정리하고 재판부의 시선을 핵심으로 돌리는 절차가 석명요구입니다.

석명요구는 단순한 의견 제시가 아니라, "이 부분을 반드시 판단해달라"고 법적으로 요청하는 문서입니다. 제대로 활용하면 재판의 흐름을 바로잡아 결과를 바꿀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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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명요구로 이혼소송 흐름을 바꾼 실제 사례

사례 1 — 상간자 위자료 소송, 1,200만 원 인정

의뢰인이 제기한 상간자 위자료 소송에서 상대방은 "혼인관계가 이미 파탄 상태였다"며 책임을 부인했습니다.

상간자에게 위자료 책임을 인정받으려면 혼인관계가 유지되고 있었음에도 외도가 이루어졌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합니다. 상대방이 이를 부인하면서 청구가 기각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었고, 재판부 역시 상대방 주장을 어느 정도 받아들이는 분위기였습니다.

이때 저희는 재판부에 석명권 행사를 요청했습니다. 그 결과 상대방이 그동안 제출하지 않고 버티던 카드 사용 내역 등을 제출하게 만들었고, 외도 기간 중에도 가족여행·가족 모임 등 혼인관계가 실질적으로 유지되고 있었다는 점을 구체적인 증거로 제출했습니다.

재판부는 석명요구에서 지적한 쟁점을 기준으로 판단을 바꿔 상간자에게 1,200만 원의 위자료를 인정했습니다.

사례 2 — 재산분할 소송, 부동산 35% 분할 성공

이혼 재산분할 소송에서 상대방은 본인 명의 부동산에 대해 "혼전 단독 재산"이라고 주장했고, 초반 재판부도 그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습니다.

저희는 석명요구를 통해 혼인 중 이자·관리비·리모델링 비용이 모두 부부 공동 자금에서 지출된 사실을 명확히 지적했고, 재판부는 이를 재검토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부동산의 35%를 재산분할 대상으로 인정받아 사건의 흐름이 완전히 뒤바뀌었습니다.

재산분할 사건에서는 표면적인 증거 외에도 금융거래 내역을 세밀하게 분석하면, 혼인 기간 중 급여·보너스·가사 기여 등 실질적인 기여가 명확히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석명요구를 통해 "이 부분의 사실관계를 반드시 확인해달라"고 요청하면, 재판부는 해당 쟁점을 중심으로 심리를 다시 정비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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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명요구, 어떻게 해야 효과적인가

석명요구의 기본 절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준비서면 제출

소송 진행 중 제출하는 준비서면에 상대방의 특정 진술이나 주장이 불분명한 사항을 설명하고, 해당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과 명확한 설명을 요구하는 내용을 기재합니다.

2. 재판기일 중 석명권 행사 요청

법정 기일 중 재판부에 직접 "상대방의 특정 주장에 대해 석명을 촉구해 주십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3. 법원의 석명 명령

당사자가 요청하지 않더라도 소송 관계를 명확히 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법원이 직권으로 불분명한 사실관계를 밝히라는 석명 명령을 내릴 수 있습니다.

여기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판사는 논리와 구조를 읽습니다.

석명 준비서면에는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입니다"라고 요약해 두고, 상대방 주장 중 모순되는 지점을 증거와 연결해 구체적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은 A라고 주장하나, 증 제3호증 ○쪽의 금융내역은 B라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줍니다"와 같이 주장·증거·폭로가 한 세트로 구성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위 증거의 사실관계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을 요청합니다"라는 판단 요청 문구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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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명요구가 오히려 불리해지는 경우

실제로 어떤 사건에서는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수차례 감정적인 석명요구를 제출한 바람에 재판부가 제지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 오히려 판결에 독이 될 수 있습니다.

감정적으로 작성하거나, 증거 분석 없이 억울함만 늘어놓는 경우 재판부는 "당사자가 쟁점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거나 "이미 충분히 주장된 내용의 반복"이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석명요구는 재판부의 판단을 돕는 문서가 아니라, 오히려 재판을 지연시키는 문서로 보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실무에서는 쟁점과 무관한 석명요구를 반복 제출하다가 재판부의 제지를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석명요구는 많이 제출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반드시 필요한 쟁점에 대해서만 제출해야 효과가 있습니다. 핵심은 억울함을 호소하는 문서가 아니라, 재판부가 판단해야 할 쟁점을 정리해 주는 문서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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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해설 — 석명요구는 법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을까?

석명은 민사소송법 제136조에 규정된 제도로, 당사자의 주장이나 증거가 불분명한 경우 법원이 당사자에게 그 내용을 명확히 하도록 요구하는 절차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재판부가 판단을 하기 위해 필요한 사실관계가 부족하거나 불명확할 때 이를 보충하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민사소송법 제136조

법원은 당사자의 주장이나 증거가 불명확한 때에는 석명을 구할 수 있다.

이 제도는 단순히 법원이 질문을 하는 절차에 그치지 않습니다. 당사자가 재판부에 석명을 요청하여, 상대방이 주장만 하고 입증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자료 제출이나 구체적 설명을 요구하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석명요구가 많이 활용됩니다.

상대방이 재산 내역을 정확히 밝히지 않는 경우

혼인 파탄 시점에 대한 주장이 엇갈리는 경우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경우

외도 시점, 별거 시점 등 위자료 판단 기준이 되는 사실관계가 불분명한 경우

이처럼 석명요구는 새로운 주장을 하는 절차가 아니라, 이미 제출된 주장과 증거 중 재판부가 반드시 판단해야 할 쟁점을 정리해 주는 절차라고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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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에서 말하는 “석명요구를 해야 하는 사건”의 특징

실무 경험상 석명요구가 효과적인 사건은 어느 정도 공통된 특징이 있습니다.

첫째, 상대방이 자료를 독점하고 있는 사건입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 명의 사업체 매출, 통장 거래내역, 카드 사용 내역 등은 당사자가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 석명요구를 통해 재판부가 자료 제출을 요구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재판부가 사실관계를 오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사건입니다.

재판 과정에서 재판부의 질문이나 발언을 보면, 어느 부분을 중요하게 보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때 재판부가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석명요구를 통해 쟁점을 다시 정리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 판결의 기준이 되는 핵심 쟁점이 정리되지 않은 사건입니다.

예를 들어 위자료 사건에서는 혼인 파탄 시점, 재산분할 사건에서는 기여도, 상간 사건에서는 혼인관계 파탄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이 쟁점을 중심으로 석명요구를 작성하면 재판의 방향이 정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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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 석명요구는 재판의 방향을 바꾸는 문서입니다

이혼소송은 단순히 억울함을 호소한다고 해서 결과가 바뀌는 재판이 아닙니다. 재판부가 판단해야 할 쟁점을 얼마나 명확하게 정리해서 보여주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석명요구는 단순한 의견서가 아니라,

“이 사건의 판단 기준은 이것이고, 이 부분에 대한 판단을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하는 문서입니다.

실제로 많은 이혼 사건에서

혼인 파탄 시점

재산 형성 기여도

외도 발생 시점

별거 시점

재산 은닉 여부

이런 핵심 쟁점을 어떻게 정리해서 제출하느냐에 따라 판결 금액과 재산분할 비율이 크게 달라집니다.

재판이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고 느껴진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사건의 핵심 쟁점이 무엇인지 정리하고, 그 쟁점에 대해 재판부의 판단을 요청하는 석명요구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지은

이지은변호사

이혼/가사대구법무법인 그날

서울 대형로펌 출신 대한변협 등록 이혼전문변호사/ 민사전문변호사 법무법인 그날 부대표 수성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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