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287분 읽기

부부 공동명의 통장 인출, 횡령·절도 형사고소 가능할까? 이혼 재산분할 대응법

부부 공동명의 통장에서 돈을 빼갔을 때 친족상도례와 예금 채권 법리로 형사처벌이 왜 어려운지, 재산분할·가압류 등 돈을 되찾는 방법을 설명합니다.

이혼을 준비하거나 별거가 시작되면 가장 먼저 갈등이 커지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통장 문제입니다. 특히 생활비나 대출금 관리 목적으로 공동명의 계좌를 사용해 왔던 부부의 경우, 한쪽 배우자가 갑자기 거액을 인출하거나 계좌를 비워버리면서 형사고소 이야기까지 나오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문제는 많은 분이 공동명의 계좌라는 이유만으로 자유롭게 인출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무에서는 돈의 성격과 사용 목적, 인출 시점, 이후 사용처까지 종합적으로 검토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이 글에서는 부부 공동명의 통장에서 돈을 인출한 경우 실제 형사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지, 그리고 실무상 어떤 부분이 중요하게 판단되는지를 설명드리겠습니다.

공동명의 통장인데 왜 횡령죄나 절도죄로 처벌하기가 어려울까요?

내 허락 없이 돈을 가져갔으니 당연히 범죄가 성립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관계가 부부나 가족인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첫째는 '친족상도례(형법 제328조)'라는 제도입니다. 우리 형법은 직계혈족이나 배우자, 동거친족 간에 발생한 절도, 횡령, 사기 등 일부 재산 범죄에 대해 그 형을 면제하거나 고소가 있어야만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혼 소송이 완전히 끝나기 전, 즉 아직 법적인 부부 상태에서 돈을 인출했다면 이 친족상도례가 적용되어 실질적으로 형사처벌까지 이어지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둘째는 '예금 채권의 소유권' 문제입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은행 계좌에 입금된 돈은 그 순간 '은행의 소유'가 되고, 명의인은 은행에 대해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채권'을 가지게 됩니다. 즉, 공동명의 통장이라는 것은 두 사람 모두가 은행에 대해 예금 반환 청구권을 가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공동 명의자 중 한 사람이 은행에 요구하여 돈을 출금한 행위는, 은행이 정당한 권한을 가진 채권자에게 돈을 지급한 것으로 보게 됩니다. 그래서 타인의 재물을 훔쳤다고 보는 '절도'나 위탁받은 재물을 임의로 처분했다고 보는 '횡령'의 법리를 적용하기가 구조적으로 어렵습니다.

남편(또는 아내)이 혼자 명의를 도용해서 인출했다면 사문서위조나 사기죄는 안 되나요?

만약 은행 창구에 직접 가서 공동 명의인의 도장을 임의로 찍거나 서명을 위조하여 출금 신청서를 작성했다면, 예금 자체를 인출한 행위와 별개로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은행원을 속여 예금을 편취한 것으로 보아 은행을 피해자로 하는 사기죄의 성립 여부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피해자가 배우자가 아닌 '은행'이 되기 때문에 앞서 말씀드린 친족상도례(가족 간 처벌 면제) 규정도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실무적으로는 큰 장벽이 있습니다. 요즘은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 혹은 체크카드를 이용한 ATM 출금이 대부분입니다. 부부 사이에 평소 비밀번호나 공인인증서를 공유하고 있었거나 통장과 카드를 한쪽이 관리해 왔다면, 은행 시스템을 기망했다는 점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법원은 평소 가사 자금 관리를 위해 권한을 위임한 것으로 보거나, 부부간의 묵시적 동의가 있었던 것으로 해석하여 형사처벌에 이를 만큼의 고의성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명백히 상대방의 신분증을 훔쳐 위조 인감증명서를 발급받는 등의 극단적인 명의 도용이 아니라면, 단순 뱅킹 인출을 형사범죄로 엮어 기소까지 이끌어내는 것은 실무상 대단히 난도가 높습니다.

형사고소가 어렵다면 빼앗긴 내 돈은 영영 되찾을 수 없는 걸까요?

많은 분이 형사처벌이 어렵다는 답변을 들으면 낙담하시지만, 형사고소가 어렵다는 말이 돈을 되찾을 수 없다는 뜻은 결코 아닙니다.

실무적으로는 이혼 재산분할 시 기여도로 반영시키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혼 소송을 제기하면 법원은 부부의 재산 상태를 확정하게 되는데, 이때 상대방이 소송 직전 혹은 갈등이 불거진 시점에 공동 계좌에서 임의로 인출해 간 돈은 '이미 재산을 나누어 가진 것'으로 보거나 '재산을 은닉한 행위'로 간주합니다.

이 경우 법원은 해당 인출 금액을 상대방의 현재 재산에 그대로 포함(보유 재산으로 산입)시켜 재산분할 비율을 정합니다. 결과적으로 공동명의 통장에서 출금한 돈에 대해 재산분할에서 그만큼의 돈을 더 받아오는 형태로 보전받게 됩니다.

만약 공동명의가 아니라 오롯이 내 단독 명의 통장이었는데 상대방이 돈을 빼간 경우이거나, 공동명의 통장이라도 실질적인 자금의 출처가 100% 내 개인 재산(예: 결혼 전 특유재산, 친정·시댁에서 받은 상속 재산 등)임이 명확하다면, 이혼 여부와 상관없이 민사상 '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송'을 통해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상대방이 공동명의 통장에 있는 돈을 더 빼돌리지 못하게 막는 방법은 없나요?

① 지급정지 요청과 계좌 변경 (즉시 조치)

공동명의 통장에 아직 잔액이 남아 있다면 즉시 해당 은행 고객센터나 지점을 방문하여 공동 명의자 간의 분쟁을 이유로 '사고 신고 및 지급정지'를 신청해야 합니다. 은행 지침에 따라 공동 명의자 전원의 동의 없이는 출금이 불가능하도록 계좌를 동결할 수 있습니다. 또한 본인의 급여나 자동이체 계좌가 상대방이 접근할 수 있는 통장으로 연결되어 있다면, 즉시 단독 명의의 신규 계좌로 변경하는 1차 조치가 필수적입니다.

② 가압류 및 가처분 신청 (선제적 압박)

상대방이 공동 계좌의 돈을 인출하여 본인의 단독 계좌로 옮겼거나 현금화했다면, 이혼 소송을 제기함과 동시에 상대방 명의의 단독 부동산, 임대차 보증금 반환 채권, 혹은 주거래 은행 계좌에 대해 '가압류'를 신청해야 합니다. 법원에 '상대방이 부부 공동 재산을 임의로 처분하여 은닉하고 있으므로, 향후 재산분할 판결이 나더라도 돈을 받지 못할 위험이 있다'라는 점을 소명하면 됩니다.

③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 활용 (숨은 재산 추적)

상대방이 돈을 빼내어 어디로 보냈는지 알 수 없을 때는 소송 중 법원을 통해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 및 '과세정보 제출명령'을 신청합니다. 이를 통해 상대방의 최근 수년간의 계좌 이체 내역을 역추적할 수 있으며, 타인 명의로 재산을 숨겼거나 사치재를 구입한 정황을 밝혀내어 법원의 재산분할 심판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습니다.

공동명의 계좌 분쟁은 "공동명의니까 괜찮다" 또는 "돈 가져갔으니 무조건 횡령이다"처럼 단순하게 결론 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실제로는 혼인관계 상태, 계좌 사용 관행, 자금 흐름, 사용처 소명 여부까지 매우 구체적으로 검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이혼 직전 자금 이동은 재산분할과 형사문제가 동시에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초기 단계부터 거래내역과 자금 흐름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대응 방향을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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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혼/가사대구법무법인 그날

    서울 대형로펌 출신 대한변협 등록 이혼전문변호사/ 민사전문변호사 법무법인 그날 부대표 수성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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