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2026년 하반기 기획현지조사 재개를 예고하면서 의료기관들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심평원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특정 청구 패턴이 포착된 기관이 조사 대상으로 선정되는 사례가 늘고 있어, 혹시 우리 병원도 조사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닐까 우려하는 원장님들도 적지 않습니다.
실제 현지조사를 받아 본 의료기관들이 더 궁금해하는 질문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조사 중 문제가 발견됐을 때 조사 기간이 과거로 더 확대될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오늘은 현지조사 과정에서 일부 문제가 발견된 경우 복지부가 어디까지 조사 범위를 넓힐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원래 통보된 조사 기간이 있는데, 왜 3년 전 차트까지 내놓으라고 할까
행정조사기본법에 따라 현지조사는 사전에 조사 대상 기간과 범위를 명시하여 병원에 통보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하지만 실무 현장에서는 조사관이 특정 환자의 차트를 보다가 부당청구나 임의비급여 의심 정황이 있으니 다른 환자들의 과거 기록도 확인해야겠다며, 현장에서 조사 기간 확장을 통보하기도 합니다.
현행 국민건강보험법상 부당이득금의 환수 시효와 과징금 부과 제척기간이 통상 3년(심한 경우 5년)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당국은 법적 시효가 남아 있는 과거 기록 전체를 조사할 권한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아무런 제한 없이 과거 모든 기간을 조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조사 범위를 확대하려면 그 확대를 정당화할 수 있는 객관적 근거가 필요합니다.
다시 말해 과거 자료 제출 요구는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자료 요청일 수 있고, 조사 기간 자체를 과거로 확장하여 환수나 행정처분의 근거로 삼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이 둘이 혼재되어 설명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의료기관도 어느 시점부터 조사 범위가 확장된 것인지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복지부는 조사 기간을 원하는 만큼 과거로 늘릴 수 있나요?
실제로 이러한 문제가 법정에서 다뤄진 사례가 있습니다.
한 의료기관은 보건복지부로부터 현지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당초 통보받은 조사 기간보다 훨씬 이전 시점의 청구 내역까지 문제 삼는 처분을 받게 되었습니다.
의료기관 측은 원래 통보된 조사 범위를 벗어난 조사였다며 처분의 적법성을 다투었습니다.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단순한 부당청구 여부가 아니라, 복지부가 현지조사 과정에서 일부 위반 정황을 발견했다는 이유만으로 과거 수년치 자료까지 조사 범위를 확대하고 이를 처분의 근거로 사용할 수 있는지였습니다.
법원은 현지조사 과정에서 조사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조사기관이라고 해서 아무런 제한 없이 과거 기간을 조사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즉 조사 범위를 확대하려면 다음 사항이 객관적으로 설명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법원은 이러한 점을 들어 요양기관 업무정지처분 및 요양급여비 환수처분 취소와 관련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실사 당일 3년 전 차트를 달라고 요구한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실무상 가장 중요한 대응 포인트는 바로 여기입니다.
의료기관이 흔히 하는 실수는 조사관이 요구한 자료를 모두 제출하면서도, 그 자료가 어떤 목적으로 요구되는지 확인하지 않는 것입니다.
특히 당초 조사 대상 기간을 벗어난 자료 제출 요구가 있는 경우에는 다음 사항을 확인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조사 과정에서 요구받은 자료의 범위와 제출 경위는 별도로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향후 환수처분이나 업무정지처분이 문제되는 경우에는 위반 사실뿐 아니라 조사 범위 확대의 적법성이 중요한 쟁점이 되는 사례도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조사에 협조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제출되는 자료가 어떤 법적 근거 아래 요구되는 것인지 이해한 상태에서 대응하는 것입니다.
현지조사는 단순한 자료 제출 절차가 아니라 향후 행정처분의 기초가 되는 과정인 만큼, 조사 범위와 제출 자료의 관계를 명확히 확인해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법률상담 문의는 아래 전화번호로 연결해 주세요.
02-2038-91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