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97분 읽기

비대면진료 앱 처방전, 초진·재진 기준과 의료법 위반 쟁점

비대면진료 앱으로 받은 처방전이 적법한지는 재진 여부와 플랫폼의 개입 정도로 갈립니다. 의료법 제17조·제27조·제33조 쟁점과 적발 시 절차를 정리했습니다.

비대면진료 앱으로 진료비를 결제하고 며칠 뒤 집으로 약이 도착하면, 편리하다는 생각과 함께 이게 정말 합법적인 절차인지 궁금해지는 순간이 옵니다. 특히 화면 너머 의사가 얼굴 한 번 못 본 상태에서 증상만 듣고 약을 처방했다면 더 그렇습니다. 허용 여부를 가르는 기준은 두 가지입니다. 이 환자가 재진 환자인지 초진 환자인지, 그리고 처방 과정에 플랫폼이 의료인의 판단 대신 개입한 부분이 있는지입니다.

비대면진료는 원래 의료법에서 금지된 것 아닌가

맞습니다, 원칙은 금지입니다. 의료법 제33조 제1항은 의료인이 의료기관 내에서 의료업을 하도록 정하고 있고, 의료법 제17조 제1항은 의사가 직접 진찰하거나 검안한 환자에 대해서만 처방전을 발급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두 조문을 합치면, 화면으로만 보고 처방전을 써 주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이 두 조문 모두에 걸립니다.

그런데도 비대면진료 앱이 운영되는 이유는 예외가 있기 때문입니다. 2023년 6월부터 보건복지부는 시범사업 형태로 비대면진료를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고, 이 지침의 범위 안에서 이뤄진 진료는 위 두 조문의 예외로 취급됩니다. 문제는 이 예외의 폭이 앱 광고에서 보이는 것보다 훨씬 좁다는 점입니다.

지금 이 글을 검색해 들어온 분 중에는 앱으로 받은 약 봉투를 앞에 두고 있는 경우도, 반대로 이런 서비스를 병원에 도입할지 고민 중인 경우도 있을 겁니다. 둘 다 같은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초진과 재진, 왜 이렇게 크게 갈릴까

시범사업 지침은 재진 환자를 원칙으로 하고, 초진은 예외적으로만 허용합니다. 여기서 재진이란 같은 질환으로 해당 의료기관을 최근 방문해 대면 진료를 받은 적이 있는 경우를 말합니다. 그 병원에 예전에 다녀간 적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재진으로 인정되지 않고, 진료 대상 질환이 이어져야 합니다.

초진 환자에게 비대면진료가 허용되는 경우는 섬·벽지 거주자,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나 장애인, 감염병 확진으로 격리 중인 환자, 야간·공휴일에 진료가 필요한 소아 등으로 좁게 정해져 있습니다. 다이어트약이나 발기부전 치료제, 탈모약처럼 앱 광고에서 자주 보이는 처방은 대부분 이 예외 사유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만성질환자가 아니라 처음 접속한 환자에게 이런 약을 화면 몇 마디로 처방했다면, 재진 요건도 초진 예외도 갖추지 못한 채 이뤄진 진료로 볼 여지가 큽니다. 이 지침은 계속 개정되고 있어서, 처방 당시 시행되던 고시가 지금과 다를 수 있습니다.

처방 중개 플랫폼이 어디까지 개입했는지가 왜 중요할까

플랫폼이 환자와 의료인을 연결하는 데 그쳤다면 문제는 의료인 개인의 진료 방식으로 좁혀집니다. 그런데 일부 플랫폼은 환자가 증상을 입력하면 특정 약 이름을 먼저 제시하거나, 처방이 잘 나오는 의사에게 상담을 몰아주거나, 처방전을 특정 약국으로만 전송하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이런 구조에서는 의료법 제27조 제3항이 함께 문제 됩니다. 이 조항은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특정 의료기관이나 약국으로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플랫폼이 의사에게 진료 건당 수수료를 지급하면서 처방률이 낮은 의사와의 계약을 종료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면, 의료행위의 독립성이 흔들렸다고 볼 여지가 생깁니다.

의사가 개별 환자를 진찰한 결과가 아니라 플랫폼의 영업 구조가 처방을 만들어낸 셈입니다.

의사가 처방전만 발급하면 플랫폼 운영자는 책임이 없을까

아닙니다. 의료법 제27조 제3항은 의료인이 아닌 사람도 처벌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어서, 플랫폼 운영자가 의료인이 아니어도 유인·알선 구조를 설계하고 운영한 정황이 있으면 별도로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의사가 플랫폼의 유인·알선 구조를 몰랐다고 주장해도, 처방전 발급의 최종 판단은 의사 자신이 내린 것이기 때문에 의료법 제17조 제1항 위반 책임에서 자유로워지지는 않습니다. 플랫폼 탓을 해도 처방전에 서명한 사람은 의사입니다.

결론이 갈리는 두 장면을 나란히 놓아 보면

고혈압으로 3개월째 같은 병원에서 약을 타 오던 환자가, 이번 달에는 시간이 없어 같은 병원 비대면진료로 재처방을 받았다면 재진 요건을 충족해 적법한 처방에 해당할 가능성이 큽니다. 반대로 이 병원에 한 번도 온 적 없는 환자가 앱에서 몇 가지 문진에 답한 뒤 처음 보는 의사에게 수면유도제를 처방받았다면, 초진 예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의료법 제17조 제1항과 제33조 제1항 위반 소지가 함께 남습니다.

같은 '비대면진료'라는 말 안에 이렇게 다른 두 결과가 들어 있습니다.

적발되면 어떤 절차로 이어질까

  • 환자 민원이나 약사·의사 단체의 신고를 계기로 관할 보건소가 진료 기록과 처방 이력을 확인합니다. 이 단계는 통상 1~2개월 걸립니다.
  • 위반 소지가 확인되면 보건소가 행정처분 절차를 진행하는 동시에, 사안에 따라 수사기관에 고발합니다.
  • 행정처분으로는 자격정지가, 형사 절차로는 의료법 제89조에 따른 벌칙(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제33조 제1항 위반에 따른 더 무거운 벌칙이 함께 검토됩니다.
  • 이 두 절차는 별개로 진행되기 때문에, 행정처분이 가볍게 끝났다고 형사 절차까지 끝났다고 안심할 일은 아닙니다. 가벼워 보였던 처분이 실은 절반짜리 결론일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상황이라면 무엇부터 확인하면 될까

    결국 확인할 것은 두 가지입니다. 처방받을 당시 자신이 그 병원의 재진 환자였는지, 그리고 처방 과정에서 플랫폼이 특정 약이나 약국을 먼저 권했는지입니다. 이미 지나간 처방 건이라면, 당시 시행되던 시범사업 고시가 지금 기준과 달랐을 가능성이 있으니 처방 시점의 지침부터 확인해 두고 상황을 지켜보는 편이 급하게 움직이는 것보다 낫습니다.

    반대로 지금도 같은 방식으로 처방이 계속되고 있는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면, 재진 확인 절차와 플랫폼 계약 구조부터 다시 들여다볼 시점입니다.

    가장 먼저 닥치는 기한은 새로운 처방을 내리는 오늘 이 순간입니다. 보건소 조사가 시작되면 그 이전 처방 이력 전체가 조회 대상이 되므로, 지금부터 재진 여부를 매 건 기록해 두는 것이 다음 확인의 기준일이 됩니다.

    오승준

    오승준변호사

    의료서울법무법인 BHSN

    깊이 있는 시선과 날카로운 판단으로 명확한 법적 결론을 제공합니다. 주요경력 법무법인 현 / 법무법인 엘케이파트너스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보건복지부 규제법무심사위원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조정위원 (의료) 대한치과의사협회 의료광고심의위원회 위원 한국실업축구연맹 이사 사법연수원 36기(제46회 사법시험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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