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의무기록이 서버 장애·해킹·업체 폐업으로 사라졌더라도, 의료법은 기록을 보존할 의무와 안전하게 관리할 시설·장비를 갖출 의무를 따로 정하고 있어 소실 사실과 평소 관리 상태가 함께 판단됩니다. 처분 여부와 수위는 백업 체계를 갖추고 점검했는지, 사고 직후 원본 장비와 경위 자료를 보존했는지, 대체 기록을 사실대로 표시해 재구성했는지에 따라 갈립니다. 그래서 사고 직후 장애 경위, 백업 이력, 복구 시도, 소실 범위를 시간순으로 남기는 것이 소명의 출발점입니다.
전자의무기록이 사라지면 병원은 어떤 의무를 어긴 것이 되나
의료법은 진료기록에 관해 두 가지 의무를 따로 둡니다. 하나는 진료기록부 등을 정해진 기간 동안 보존해야 한다는 의무(제22조)이고, 다른 하나는 전자의무기록을 쓰는 병원이 이를 안전하게 관리·보존할 시설과 장비를 갖춰야 한다는 의무(제23조)입니다. 기록이 사라진 사실은 앞의 의무와, 사라지기까지 관리가 어땠는지는 뒤의 의무와 연결됩니다.
전자의무기록은 진료기록부 등을 종이 대신 전산 방식으로 작성·보관한 기록입니다. 법적 지위는 종이 차트와 같은 진료기록이어서 보존기간도 같습니다. 보존기간은 기록 종류별로 의료법 시행규칙에 정해져 있으므로, 해당 기록의 기간은 현행 규정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흔한 오해는 클라우드 방식 EMR이나 외주 업체를 쓰니 업체 책임이라는 생각입니다. 보존 의무를 지는 사람은 의료인과 의료기관 개설자이고, 관리를 맡겼다고 의무가 업체로 넘어가지 않습니다. 업체의 잘못은 병원과 업체 사이의 계약·손해배상 문제로 따로 다룹니다.
같은 소실이라도 처분 여부와 수위는 무엇에 따라 갈리나
처분은 위반한 조항과 사안의 정도에 따라 의료관계행정처분규칙의 기준을 적용해 정해집니다. 데이터가 날아갔다는 결과만이 아니라 그 전에 갖춘 조치와 그 후의 대응이 함께 소명 대상이 됩니다.
| 판단 요소 | 불리하게 읽히는 사정 | 소명에 도움이 되는 사정 |
|---|---|---|
| 백업 체계 | 같은 서버·같은 건물에만 보관, 복원 점검 이력 없음 | 정해진 주기의 백업, 외부 보관, 복원 점검 기록 |
| 사고 원인 | 유지보수 계약 만료 후 방치, 노후 장비 교체 미룸 | 외부 공격 등 예측하기 어려운 원인, 업체 점검 기록 |
| 사고 직후 조치 | 장비 포맷·폐기, 경위 기록 없음 | 원본 장비 보존, 복구 업체 인수증, 당일 경위 메모 |
| 대체 기록 | 소실 범위를 모르고 대체 자료도 없음 | 소실 범위 목록, 청구·검사 자료 등으로 확인된 내용 |
특히 백업은 있었는데 복원이 안 된 경우가 위험합니다. 설정만 해 두고 복원 점검을 한 적이 없다면 관리 소홀로 읽힐 수 있습니다. 반대로 백업 주기와 마지막 성공 시점, 외부 보관 사실이 로그로 남아 있으면 관리 의무를 다했다는 소명의 출발점이 됩니다. 어느 쪽이든 자료가 있어야 말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소실을 알았을 때 처음 며칠 동안 무엇을 남겨야 하나
사고 후 시간이 지나면 만들 수 없는 자료가 많습니다. 아래 순서로 확보해 두십시오.
가장 흔한 실수는 급한 마음에 장비를 새것으로 바꾸면서 옛 장치를 폐기하는 일입니다. 복구 가능 여부와 소요 기간은 손상 정도와 장비에 따라 다르므로, 업체의 진단 결과는 구두가 아니라 서면으로 받아 두는 편이 낫습니다.
사라진 기록을 다시 쓸 때, 어떻게 표시해야 거짓 기재가 되지 않나
의료법은 진료기록을 거짓으로 작성하거나 고치는 행위도 금지합니다. 소실 후 기억에 의존해 옛 날짜로 기록을 채워 넣으면, 복구하려던 선의가 오히려 거짓 작성으로 읽힐 수 있습니다. 재구성 기록에는 아래 사항을 분명히 표시하는 방식이 안전합니다.
환자가 기록 열람이나 사본을 요구하면 소실 사실과 현재 확보한 자료를 있는 그대로 알려야 합니다. 가려 주거나 미루면 분쟁 단계에서 병원에 더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의료분쟁에서는 진료 경과를 뒷받침할 기록이 없으면 병원이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기 어려워질 수 있고, 기록 관리 소홀이 손해배상 판단에서 병원에 불리한 사정으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해킹이나 랜섬웨어가 원인이면 병원이 더 확인할 것은 무엇인가
외부 공격으로 기록이 암호화되거나 유출됐다면 의료법과 별개로 개인정보보호법 문제가 겹칩니다. 진료 정보는 건강에 관한 민감정보여서, 유출이 확인되면 환자 통지와 관계 기관 신고를 해야 하는지 규모와 유형에 따라 따져야 합니다. 통지와 신고에는 법령이 정한 기한이 있고 사고 유형에 따라 적용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사고 당시의 기준을 바로 확인하십시오.
이때 남길 자료는 침입 흔적이 담긴 로그, 경찰이나 관계 기관에 신고한 접수 사실, 보안 업체의 분석 결과서입니다. 병원이 피해자라 해도 평소 접근 권한과 계정 관리, 보안 조치를 어떻게 했는지가 점검 대상이 되므로, 계정 공유 여부와 권한 설정 자료도 함께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이런 사정이 있으면 변호사와 상의할 시점
보건소가 소실 경위 확인이나 자료 제출을 요구했을 때, 처분 사전통지서에 진료기록 보존이나 전자의무기록 관리 조항이 적혔을 때가 개별 검토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소실 기간에 진료한 환자와 분쟁이 진행 중이거나, 건강보험 현지조사에서 기록 부재가 급여 인정 문제로 번질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록을 재구성하려는 단계라면 작성 방식 자체가 쟁점이 되므로 작성 전에 점검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오승준 변호사(법무법인 BHSN)는 이런 사안에서 백업 이력과 복구 경과, 소실 범위를 처분 근거 조항에 맞춰 정리하는 일부터 함께 살핍니다. 어떤 자료가 소명에 쓰일 수 있는지는 사고 유형과 소실 범위, 평소 관리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EMR 서버 고장으로 진료기록이 날아가면 자격정지까지 가나요?
소실 자체로 일률적인 처분이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위반으로 적용되는 조항과 정도에 따라 의료관계행정처분규칙의 기준이 적용되고, 백업 등 관리 조치와 사고 후 대응이 소명 사정으로 검토됩니다. 처분서의 근거 조항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소실된 진료기록을 기억에 의존해 다시 작성해도 되나요?
재구성 자체가 금지되지는 않지만 옛 날짜로 소급해 쓰면 거짓 작성으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실제 작성일, 재구성 기록이라는 표시, 근거 자료와 기억에 의존한 부분의 구분, 작성자 서명을 남기는 방식이 안전합니다.
환자가 진료기록 사본을 요구하는데 일부가 소실됐으면 어떻게 하나요?
소실 사실과 경위, 현재 확보한 자료의 범위를 사실대로 알리고 제공 가능한 자료는 제공해야 합니다. 숨기거나 지연하면 이후 분쟁에서 병원에 더 불리해집니다. 알린 내용과 제공한 자료는 서면으로 남겨 두십시오.
EMR 업체 잘못으로 기록이 사라졌으면 병원은 책임이 없나요?
보존과 관리 의무는 의료인과 의료기관 개설자에게 있어 외주를 맡겼다고 의무가 넘어가지 않습니다. 업체에 대한 계약상 책임이나 손해배상은 별도로 다룰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서도 유지보수 계약서와 장애 접수 자료를 보존해야 합니다.
2026년 11월 5일 기준 법령과 실무를 바탕으로 한 일반 정보입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