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087분 읽기

양육비 증액 청구, 전 배우자 소득이 올랐다면 가능할까

이혼 후 전 배우자 소득이 올랐다면 양육비 증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법원이 보는 비교 기준과 소득 입증 방법, 증액이 적용되는 시점을 정리했습니다.

이혼할 때 월 50만 원으로 정한 양육비가 그대로인데, 그사이 아이는 훌쩍 컸고 전 배우자 소득은 눈에 띄게 올랐다면 증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소득이 올랐다는 사실만으로 금액이 오르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양육비를 정할 때의 기초 사정과 지금을 견주어, 그 차이가 기존 금액을 바꿀 만큼 큰지를 봅니다. 이 글은 그 비교의 항목과 결론이 갈리는 지점을 따라갑니다.

합의가 있어도 다시 정하는 길

양육비는 한 번 정했다고 고정되지 않습니다. 민법 제837조는 양육비 부담을 부모가 협의로 정하게 하면서, 자녀의 복리를 위해 필요하면 가정법원이 양육에 관한 사항을 변경할 수 있게 둡니다. 증액 청구는 이 변경 규정에 기댑니다.

협의서나 공증받은 합의서가 있어도 길은 닫히지 않습니다. 양육비는 자녀 몫이어서 부모끼리 적은 문구보다 자녀의 복리가 기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합의서가 어떤 사정을 전제로 쓰였는지는 상대방이 가장 먼저 꺼내는 쟁점입니다.

돌이켜보면 이혼 협의 자리에서 5년 뒤 소득까지 따져 본 부부는 드뭅니다. 그래서 법원은 합의 이후에 새로 생긴 변화인지, 합의할 때 이미 예상하던 변화인지를 가릅니다. 승진이나 사업 확장을 알고 금액을 정했다면 사정 변경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변경 청구에는 법으로 정한 제척기간이 없습니다. 자녀가 성년이 되기 전이라면 청구할 수 있지만, 뒤에서 보듯 증액이 적용되는 시작점은 청구한 때입니다.

비교하는 세 가지 기준

법원이 견주는 것은 당시와 지금의 부모 소득, 자녀 나이에 따른 양육 비용, 기존 금액이 어떤 방식으로 나왔는지입니다. 앞의 둘은 익숙해도 세 번째는 낯설 겁니다.

실무는 양육비산정기준표를 참고합니다. 부모 합산 소득과 자녀 나이로 표준 양육비를 잡고, 그 금액을 부모 각자의 소득 비율로 나누는 틀입니다. 표준 양육비를 월 100만 원으로 가정하면, 상대 소득 비중이 40%일 때 40만 원, 60%로 오르면 60만 원이 분담액입니다.

그래서 소득 증가는 두 군데에서 효과를 냅니다. 합산 소득이 오르면 표준 양육비가 올라가고, 상대 소득 비중이 오르면 분담 비율이 올라갑니다. 양육하는 쪽 소득도 같이 올랐다면 두 번째 효과는 줄어듭니다.

자녀 연령은 따로 작동합니다. 아이가 크면 표준 양육비가 올라가고 학원비·급식비 같은 교육 비용도 늘기 때문에, 상대 소득이 그대로여도 증액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기존 금액이 표보다 낮았다면 이유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재산분할에서 양육 몫을 반영했거나 당시 양육자 소득이 높았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갈림이 되는 두 가정

숫자를 넣어 두 경우를 놓고 보겠습니다. 모두 가정입니다. A는 이혼 당시 아버지 월 소득 300만 원, 아이 4세, 양육비 월 50만 원이었는데, 5년 뒤 아버지 소득이 700만 원이 되고 아이는 9세, 어머니 소득은 제자리인 경우입니다.

B는 이혼 당시 아버지 월 소득 500만 원, 아이 7세, 양육비 월 70만 원이었고, 3년 뒤 아버지 소득이 550만 원이 되었지만 어머니 소득도 비슷한 폭으로 오른 경우입니다.

A는 소득이 두 배 넘게 뛰어 합산 소득과 분담 비율이 함께 올랐고, 아이도 학령기에 들어섰습니다. 기준표로 다시 계산하면 기존 금액과 격차가 크게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 사정 변경이 인정될 여지가 큽니다. B는 소득이 10% 오른 데다 양쪽이 같이 올라 분담 비율이 거의 그대로입니다. 증액이 어렵거나, 인정돼도 소폭에 그칠 가능성이 큽니다.

갈림은 소득이 올랐는지가 아니라, 그 증가가 분담 비율과 필요 양육비를 기존 금액이 전제한 수준 밖으로 밀어냈는지에서 나옵니다. 얼마나 올릴지는 법원 재량이라 기준표 계산값이 그대로 결정되지는 않지만, 판단의 중심은 이 계산입니다.

소득 증가의 입증

상대 소득 자료는 내 손에 없는데, 가사 사건은 법원이 직권으로 사실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법원이 국세청이나 건강보험 관련 기관에 소득 자료를 요청하는 사실조회가 증명의 중심이 됩니다.

전 배우자가 올린 새 차나 해외여행 사진을 캡처해 두신 분이 많을 텐데요, 그런 사진은 정황은 되지만 소득 자료로는 약합니다. 법원은 소득금액증명, 건강보험 보수 자료 같은 숫자를 먼저 봅니다. 캡처가 쓸모없다는 뜻은 아니고, 숫자를 찾아갈 단서로는 충분히 쓰입니다.

상대방의 움직임은 대체로 정해져 있습니다. 자영업이라면 신고 소득이 낮다고 맞서고, 재혼해 새 자녀가 생겼다며 부양 부담을 내세웁니다. 새 부양가족은 고려 요소가 될 수 있어도, 먼저 태어난 자녀에 대한 양육비 책임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신고 소득과 생활 수준이 크게 어긋나면 카드 사용 내역 등으로 실제 소득을 따져 보기도 합니다.

청구 절차와 시간표

양육비 변경은 가정법원의 가사비송사건이고, 가사소송법 제50조에 따라 소송 전에 먼저 조정을 거치는 것이 원칙입니다. 조정이 성립하지 않으면 심판으로 넘어갑니다.

  • 관할 가정법원에 양육비 변경 조정 신청서를 냅니다. 기존 협의서나 심판문이 이 절차의 핵심 서류입니다.
  • 조정기일에 양쪽이 나와 금액을 조율합니다. 상대가 소득 자료를 내놓지 않으면 이 단계에서 정체되곤 합니다.
  • 조정이 불성립하면 심판 절차로 이어지고, 법원이 소득 자료를 조회한 뒤 증액 여부와 금액을 정합니다.
  • 기간은 법원 사정과 자료 회신 속도에 따라 달라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조정에서 끝나면 몇 달, 심판까지 가면 소득 조회 때문에 그보다 길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정 신청서 작성과 접수, 기준표로 대략의 금액을 가늠해 보는 일은 법원 양식을 받아 직접 해도 됩니다. 상대가 소득 자체를 다투거나 사업소득이어서 실제 소득이 잘 보이지 않는 경우부터는 사안이 달라지니, 그때는 이 설명이 그대로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증액이 시작되는 시점과 그 이후

    증액된 금액은 청구한 때부터 적용되는 것이 통상입니다. 상대 소득이 3년 전에 올랐어도 그 사이 못 받은 증액분을 거슬러 받기는 어렵고, 조정 신청서를 접수한 날이 증액의 출발점이 됩니다. 조정이 불성립해 심판으로 넘어가도 신청 시점에 청구한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옆 사례도 구별해야 합니다. 정해진 양육비를 아예 주지 않거나 일부만 주고 있다면 그것은 증액이 아니라 이행의 문제입니다. 이행명령이나 양육비이행관리원의 지원처럼 받아 내는 수단이 따로 있고, 증액 청구와는 별개로 진행됩니다.

    증액이 확정되면 그 심판문이나 조정조서가 새 기준이 됩니다. 이후 지급이 밀리면 이행명령과 강제집행이 가능하고,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제재도 있습니다. 변경은 양쪽으로 열린 길이어서, 상대도 소득 감소나 새 부양가족을 이유로 감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지금 독자에게 가장 가까운 기준일은 조정 신청서를 법원에 접수하는 날입니다. 신청에 법정 마감은 없지만, 증액분은 그날부터 계산되므로 접수가 늦어진 만큼 받을 수 있는 기간이 줄어듭니다.

    유지은

    유지은변호사

    이혼/가사서울법률사무소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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