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2810분 읽기

상간녀 위자료, 기혼인 줄 몰랐다는 주장에도 청구 가능할까

상간자가 남편이 결혼한 줄 몰랐다고 해도 위자료 청구가 막히지는 않습니다.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 판단하는 정황과 증명 방법, 소송 절차와 기한을 정리했습니다.

남편의 휴대전화에서 그 사람의 이름을 처음 본 날을 돌이켜보면, 그때는 위자료보다 사실 확인이 먼저였을 겁니다. 그런데 막상 연락이 닿자 상대는 남편이 결혼한 줄 몰랐다고 답합니다. 그 한마디로 청구가 막히지는 않습니다.

남편 외도 상대에게 소송을 하려는데, 그 사람은 남편이 결혼한 줄 몰랐다고 합니다. 그래도 위자료를 받을 수 있나요?

법원은 상대가 기혼 사실을 알았거나, 보통의 주의만 기울였어도 알 수 있었다면 책임을 묻습니다. 그 판단은 상대의 말이 아니라 둘이 만난 과정의 정황으로 합니다.

반대로 남편이 적극적으로 속여 정말 알 수 없었다면, 외도 상대 곧 상간자의 책임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상대가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점은 청구하는 아내 쪽이 증명해야 합니다.

상간자 위자료 성립 요건

상간자에게 위자료를 받으려면 세 가지가 함께 갖춰져야 합니다. 남편과 그 사람 사이의 부정행위가 있어야 하고, 그 무렵 혼인이 실제로 유지되고 있었어야 하며, 상대가 남편에게 배우자가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어야 합니다. 상대가 몰랐다고 할 때 다투는 대상은 이 가운데 세 번째입니다.

근거는 민법 제750조입니다. 이 조문은 고의나 과실로 위법하게 남에게 손해를 입힌 사람에게 배상 책임을 지우고, 남의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한 제3자에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위자료는 같은 법 제751조가 정한 재산 이외의 손해에 대한 배상입니다.

배우자 있는 사람과 부정행위를 한 제3자는, 상대에게 배우자가 있음을 알았거나 보통 사람의 주의를 기울였다면 알 수 있었던 경우에, 다른 배우자가 입은 정신적 고통을 배상할 책임을 집니다. 알았던 경우가 고의이고, 알 수 있었는데도 몰랐던 경우가 과실입니다. 둘 다 아니라면 같은 부정행위라도 상간자에게는 책임이 없습니다.

몰랐다는 한마디로 청구가 막히지는 않습니다. 기혼 사실을 알았거나, 보통의 주의만 기울였어도 알 수 있었다면 상간자도 책임을 집니다.

부정행위는 성관계로 한정되지 않습니다. 법원은 부부의 정조의무에 어긋나는 친밀한 만남과 연락까지 넓게 봅니다. 고의나 과실이 인정되면 남편과 상대는 민법 제760조의 공동불법행위자, 곧 함께 손해를 입힌 사람이 되어 두 사람이 함께 책임지는 위자료를 연대해 갚아야 합니다.

기혼 사실 인식과 과실 판단

과실이 있었는지는 그 상황에 놓인 보통 사람이라면 기혼임을 눈치챘을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속마음은 증명할 길이 없으니, 법원은 상대가 실제로 보고 들었을 사정을 하나씩 확인해 이 기준에 대 봅니다. 주로 살피는 정황은 이렇습니다.

  • 같은 직장이나 동호회처럼 주변 사람들이 남편의 결혼을 아는 곳에서 만났는지
  • 교제 기간과 연락 패턴. 몇 달을 만났는데 주말과 명절, 밤에는 늘 연락이 끊겼다면 몰랐다는 말은 힘을 잃습니다
  • 메시지에 아이, 아내, 처가 이야기가 등장하는지
  • 결혼반지, SNS 프로필의 가족사진
  • 가령 같은 부서에서 2년을 일한 동료라면, 동료들이 남편의 결혼식에 다녀왔고 회사 경조사 기록에도 배우자가 올라 있기 마련입니다. 이런 사이에서 몰랐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반면 소개 앱에서 남편이 미혼이라고 적은 프로필을 보고 만나 석 달 정도 교제했다면 사정이 다릅니다.

    몰랐다는 말은 같아도, 두 장면의 결론은 같지 않습니다.

    지금 두 사람이 주고받은 메시지를 캡처해 날짜순으로 모으고 계실 텐데요, 거기서 찾을 것은 애정 표현보다 '와이프', '애들 재우고' 같은 단어와 그 날짜입니다. 남편이 그 사람도 다 알고 만났다고 말해 준다면 그 진술도 증거가 됩니다. 다만 법원은 부부가 한편이 되어 상대를 몰아세우는 구도인지도 보므로, 남편의 말은 메시지 같은 기록과 맞물릴 때 힘을 얻습니다.

    기혼 사실을 안 이후의 책임

    처음에는 정말 몰랐더라도, 기혼 사실을 안 날 이후의 만남에는 책임이 생깁니다. 그때부터는 과실을 따질 필요 없이 고의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에게 처음 연락했던 날을 떠올려 보세요. 그때 보낸 '저는 그 사람의 아내입니다'라는 문자는 분노의 기록이면서, 상대가 기혼 사실을 안 날을 못 박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그 날짜 뒤에도 둘의 통화나 만남이 이어졌다면, 적어도 그 기간에 대해서는 몰랐다는 주장이 통하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몰랐더라도, 기혼 사실을 안 날 이후의 만남에는 책임이 생깁니다.

    날짜 하나가 이렇게 많은 일을 합니다.

    상대가 기혼인 건 알았지만 곧 이혼한다고 들었다고 말하는 경우는 결이 다릅니다. 이건 몰랐다는 주장이 아니라 알았다는 고백입니다. 남편의 말을 믿었다는 사정만으로 고의가 없어지지는 않고, 남는 쟁점은 그 무렵 혼인이 객관적으로 파탄 상태였는지입니다.

    상간자 책임이 부정되는 경우

    상간자 책임이 부정되는 대표적인 경우는 둘입니다. 남편이 적극적으로 속여 상대가 알 수 없었던 경우, 그리고 둘이 만나기 전에 이미 혼인이 회복할 수 없을 만큼 깨져 있던 경우입니다.

    남편이 미혼이라고 적은 프로필로 만나 가족 이야기를 지어내고 반지도 빼고 다녔다면, 상대도 속은 사람이 됩니다. 이때 상대에게는 오히려 기혼 사실을 숨긴 남편을 상대로 손해를 다툴 여지가 생깁니다. 아내 쪽에서 보면 위자료를 물을 사람이 남편 한 명으로 줄고, 이혼한다면 이혼소송에서 남편의 부정행위를 이유로 청구하게 됩니다.

    두 번째는 대법원이 2014년 전원합의체 판결로 정리한 기준입니다. 부부가 오래 별거하는 등으로 부부공동생활이 실질적으로 파탄되어 객관적으로 회복할 수 없는 상태였다면, 그 뒤 제3자가 부부 한쪽과 성적인 관계를 맺어도 불법행위가 되지 않습니다. 보호할 혼인생활이 이미 남아 있지 않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 파탄은 남편의 말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한집에 살며 생활비를 함께 쓰고 가족 행사에도 같이 다녔다면, 남편이 밖에서 사실상 끝난 사이라고 했더라도 파탄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상대가 혼인 파탄을 내세울 때 아내가 낼 반박 자료는 그 무렵의 평범한 가족 일상입니다.

    상간자 위자료 소송 절차와 기간

    혼인을 유지하면서 상대에게만 청구한다면 지방법원에 내는 민사소송이고, 이혼과 함께 청구한다면 가정법원의 이혼소송에 상간자를 함께 피고로 세울 수 있습니다. 상대가 몰랐다고 다투는 사건이라면 판결까지 통상 6개월에서 1년 안팎이 걸립니다. 민사소송의 흐름은 이렇습니다.

    1. 소장 제출. 상대 주소를 모르면 이름과 전화번호로 소를 낸 뒤 법원에 통신사 사실조회를 신청해 주소를 찾는데, 여기서 한두 달이 더 걸리곤 합니다.

    2. 답변서. 상대가 청구를 다투려면 소장 부본을 받은 날부터 30일 안에 답변서를 내야 하고(민사소송법 제256조 제1항), 내지 않으면 변론 없이 판결이 선고될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257조 제1항). 몰랐다는 주장은 대개 이 답변서에 처음 등장합니다.

    3. 변론. 메시지, 사진, 통화 기록을 내고 필요하면 남편을 증인으로 부릅니다. 날짜가 잘린 캡처를 내는 실수가 흔합니다.

    4. 조정이나 판결. 도중에 조정으로 넘어가기도 하고, 합의가 안 되면 판결로 끝납니다.

    기한도 있습니다. 민법 제766조 제1항에 따라 위자료 청구권은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시효로 소멸합니다. 3년은 외도 사실과 상대가 누구인지를 모두 안 날부터 셉니다.

    상대가 메시지에서 이미 기혼 사실을 알았다고 인정했고 주소까지 알고 있다면, 소장을 써서 전자소송으로 내고 증거를 날짜순으로 정리해 제출하는 데까지는 당사자가 직접 해도 됩니다. 다툼이 그보다 넓어지는 것은 상대가 남편의 기망이나 혼인 파탄을 내세워 과실 자체를 부정할 때입니다.

    상간자 구상권과 위자료 액수

    판결로 위자료가 정해져도 셈이 끝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간자가 위자료를 내고 나면, 그 가운데 남편이 부담할 몫을 남편에게 돌려 달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를 구상권이라고 부릅니다.

    혼인을 유지한다면 이 구상금은 결국 부부의 살림에서 나갑니다. 아내가 받은 위자료 일부가 남편을 거쳐 다시 상대에게 돌아가는 셈입니다. 그래서 조정이나 합의로 끝낼 때는 상대가 남편에 대한 구상권을 포기한다는 문구를 합의서에 넣는 방식이 흔히 쓰입니다.

    액수는 법원이 여러 사정을 함께 보고 정합니다. 혼인 기간, 부정행위가 이어진 기간과 정도, 그 일로 혼인이 깨졌는지, 아내가 알린 뒤에도 관계가 계속됐는지가 대표적입니다. 몰랐던 기간과 알고도 만난 기간이 섞여 있다면, 책임은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때부터 생기므로 그 기간이 액수의 중심이 됩니다.

    정리하면, 상대가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점은 만남의 정황으로 증명하고, 기한은 외도 사실과 상대를 안 날부터 3년입니다.

    다만 구상도 액수도 상간자 책임이 인정된 다음의 일입니다. 남편과 그 사람이 처음 만난 곳이 남편의 결혼을 아는 사람들 사이였는지, 내가 사실을 알린 날 이후에도 둘의 연락이 이어졌는지, 그 무렵 우리 부부가 한집에서 생활을 함께하고 있었는지를 차례로 짚어 보세요. 앞의 두 물음 가운데 하나에 '예'가 나오고 세 번째도 '예'라면, 상대의 몰랐다는 한마디만으로 청구가 막히지는 않습니다.

    02-594-2353

    유지은

    유지은변호사

    이혼/가사서울법률사무소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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