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게 재산분할 판결문을 받아 등기부를 떼어봤더니, 그 아파트가 이미 채무자의 아들 이름으로 넘어가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집행은 가능합니다. 다만 아들 명의 그대로는 압류가 되지 않으니, 민법 제406조의 채권자취소권을 써서 그 이전 자체를 취소하고 명의를 되돌린 뒤에 집행하게 됩니다. 그리고 승패는 대개 '무상이었는지', '언제 넘겼는지' 이 두 지점에서 갈립니다.
등기부를 떼는 순간
가상의 예시로 보시겠습니다. 대여금 8,000만원 승소 판결을 받은 A가 집행하려 등기부를 확인했더니, 채무자 B의 유일한 재산인 아파트가 소 제기 두 달 뒤 아들 명의로 이전돼 있었습니다. 등기원인은 '증여'였죠.
이 사건의 쟁점은 단순합니다. B에게 다른 재산이 없었고, 대가가 한 푼도 오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채무자가 채무초과 상태에서 유일한 부동산을 무상으로 넘기면 사해행위가 된다는 것이 실무의 기본 판단이고, 여기에 더해 받은 사람이 직계비속이면 사해의사를 알았다고 사실상 추정됩니다.
여기까지는 비교적 쉬운 사안입니다.
청구가 기각되는 케이스
반대로 청구가 기각되는 사안들이 있습니다. 같은 '아들 명의 이전'인데 결과가 달라지는 지점을 나란히 놓아 보겠습니다.
지금 등기부의 '거래가액'과 근저당 채권최고액부터 들여다보고 계신다면, 방향은 정확합니다.
허위양도와 진짜 증여
많이 혼동하시는 대목입니다. 형사와 민사는 성립 요건이 다릅니다.
강제집행을 면할 목적으로 재산을 은닉·손괴하거나 허위로 양도하면 형법 제327조 강제집행면탈죄가 되고, 3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입니다. 여기서 '허위양도'란 소유권을 진짜 넘길 의사 없이 서류상 이름만 바꾼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이런 결과가 나옵니다. 실제로 증여할 의사가 있었다면 형사에서는 무혐의가 나올 수 있지만, 민사 사해행위취소는 그와 무관하게 인정될 수 있습니다. 고소가 각하됐다고 해서 집행 회복을 포기할 이유는 없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아들이 대금을 실제로 송금한 흔적이 뚜렷한 사안이라면 취소소송보다 다른 재산을 찾는 쪽이 빠릅니다. 소송비용만 쓰고 끝나는 경우도 있거든요.
1년과 5년
여기서 가장 무서운 건 기한입니다. 채권자취소권은 취소원인을 안 날로부터 1년, 법률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5년 안에 소를 제기해야 합니다. 이 기간은 제척기간이라 중단도, 연장도 없습니다.
'안 날'은 보통 등기부를 확인해 처분 사실과 채무초과를 알게 된 시점으로 봅니다. 등기부를 떼어 놓고 반년쯤 고민하다 오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 반년이 그대로 깎여 나갑니다.
판결금 자체의 시효도 챙기셔야 합니다. 확정판결로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는 10년이고, 항소 기간은 판결문을 받은 날로부터 14일입니다.
집행 회복의 순서
상담 전 챙겨두실 것
상담은 등기부의 이전 시점과 등기원인부터 확인하고, 1년 제척기간이 이미 진행 중인지 계산한 다음, 가처분을 먼저 낼 사안인지 판단하는 순서로 진행합니다. 자료가 다 모이지 않았어도 등기부 한 장만 들고 오시면 시작할 수 있습니다.
판결문을 손에 쥐고도 아무것도 못 하고 있다는 답답함, 그 심정은 충분히 짐작이 갑니다. 다만 이 사안에서 시간은 채무자 편입니다. 명의가 한 번 더 넘어가기 전에 확인부터 하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