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1210분 읽기

자필 유언장 날짜 누락, 연월만 있는 유언 효력은?

자필 유언장에 연월만 있고 일자가 없다면 효력이 있을까요? 날짜·주소·날인 요건과 검인 절차, 무효 시 법정상속분과 예외 가능성까지 정리했습니다.

장례를 치르고 아버지 책상 서랍을 정리하다가 손으로 쓴 유언장 한 장을 찾았다고 해 봅시다. 내용도 이름도 분명 아버지 글씨인데, 끝에는 "2019년 3월"까지만 적혀 있습니다. 이런 유언장은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대법원은 자필 유언장의 날짜가 작성한 날을 특정할 수 있을 만큼 적혀 있어야 한다고 보고, 연도와 달만 있고 일이 없는 유언장을 무효로 판단했거든요.

아버지가 손으로 쓴 유언장이 나왔는데, 날짜가 연월만 있고 일자가 없습니다. 이 유언장, 효력이 있나요?

유언장이 무효가 되면 재산은 그 유언장이 없었던 것과 똑같이 나뉩니다. 다만 상속인 전원이 유언장 내용대로 나누기로 합의하면 그대로 실행할 수 있고, 드물게는 다른 법리로 내용이 살아나기도 합니다. 결론을 가르는 것은 아버지의 뜻이 아니라 종이 위에 무엇이 적혀 있느냐입니다.

자필 유언의 다섯 가지 방식

손으로 쓴 유언장, 법률 용어로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은 민법 제1066조 제1항이 정한 방식을 모두 갖춰야 효력이 생깁니다. 민법 제1060조는 법이 정한 방식을 따르지 않은 유언에 효력을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하나라도 빠지면 뜻이 아무리 분명해도 유언이 되지 못합니다. 조문이 요구하는 것은 다섯 가지입니다.

  • 전문: 누구에게 무엇을 남긴다는 내용 전부를 직접 쓸 것
  • 연월일: 해와 달, 그리고 날까지
  • 주소
  • 성명, 곧 자기 이름
  • 날인: 이것만은 쓰는 요건이 아니라 도장이나 손도장을 찍는 요건
  • 여기서 '자서'는 유언자 본인이 직접 손으로 쓴다는 뜻입니다. 컴퓨터로 출력하고 서명만 한 유언장, 자녀가 받아 적고 아버지는 도장만 찍은 유언장, 원본을 복사한 사본은 모두 이 요건을 채우지 못합니다. 고친 글자가 있으면 그 부분에도 아버지가 직접 쓰고 도장을 찍어야 합니다. 같은 조 제2항이 정한 내용입니다.

    아버지 뜻이 아무리 분명해도, 방식을 하나라도 못 갖춘 자필 유언장은 효력이 없습니다.

    이 방식이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다툼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주소와 날인을 요구하는 부분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이 유언장의 형식을 좀처럼 너그럽게 봐주지 않는 배경이죠.

    일자 없는 날짜의 무게

    날짜 요건은 작성한 날을 하나로 특정할 수 있는지로 판단합니다. "2019년 3월"만으로는 그달 31일 가운데 어느 날인지 알 수 없으니 특정되지 않습니다. 대법원이 연월만 쓰고 일을 쓰지 않은 유언장을 무효로 본 근거가 이것입니다.

    아버지 뜻이 분명한데 날짜 하나로 무효라니 지나치다고 느끼실 겁니다.

    법원이 날짜를 엄격하게 보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날짜는 그날 아버지에게 유언할 판단 능력이 있었는지 가리는 기준입니다. 유언장이 두 장 이상 나왔을 때 어느 것이 나중인지 정하는 기준이기도 합니다.

    앞뒤 유언이 어긋나면 어긋난 부분은 앞의 유언을 철회한 것으로 봅니다(민법 제1109조). 날짜가 비면 그 순서를 정할 방법이 없어집니다.

    아버지 수첩에 그달 15일 "유언장 씀"이라는 메모가 있다면 어떨까요. 법원은 방식 요건을 유언장 자체에서 확인하려 하므로, 유언장 밖의 자료로 빈칸을 채워 유효로 만드는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다른 자료로 유언자를 알아볼 수 있어도 주소 누락은 덮이지 않는다고 본 대법원 판단과 같은 흐름입니다.

    주소와 도장의 경계

    주소는 주민등록상 주소가 아니어도 됩니다. 다만 아버지가 실제로 생활하던 곳을 다른 장소와 구별할 수 있을 만큼 적어야 합니다. 동 이름만 적은 유언장을 두고 주소를 적었다고 볼 수 없다고 한 대법원 판단이 있습니다. 반대로 주소가 유언장을 넣어 둔 봉투에 적혀 있고 그 봉투를 유언장과 한 몸으로 볼 수 있다면, 요건을 갖춘 것으로 봅니다.

    이 봉투 법리는 날짜에도 쓸모가 있습니다. 본문에는 일자가 없어도 봉투에 연월일이 온전히 적혀 있다면, 같은 논리로 유효를 주장해 볼 여지가 생기거든요. 유언장이 들어 있던 봉투를 버리지 말고 함께 두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도장은 인감일 필요가 없고, 엄지 손도장을 찍은 것도 날인으로 인정됩니다. 반면 이름만 쓰고 도장을 찍지 않은 유언장은 무효라는 것이 대법원의 일관된 태도입니다. 서명이면 충분하다고 여기는 생활 감각과 법이 갈라지는 대목인데요.

    지금 휴대전화로 찍어 둔 유언장 사진을 확대해 가며 도장 자국과 주소 칸을 하나씩 짚고 있다면, 원본에는 아무것도 더하지 않아야 합니다. 빠진 일자를 누가 대신 적어 넣으면 유언이 살아나는 것이 아닙니다. 아버지가 쓰지 않은 글씨가 섞인 문서가 될 뿐입니다. 원본은 발견한 모습 그대로 법원에 가져가는 것이 다음 순서입니다.

    빠진 날짜를 누가 대신 적어 넣는다고 유언이 살아나지 않습니다. 원본은 발견한 그대로 두세요.

    검인이라는 오해

    검인은 법원이 유언장의 모양과 상태를 확인해 기록으로 남기는 절차일 뿐, 유언이 유효한지 판단하지 않습니다. 일자 없는 유언장은 검인을 마친 뒤에도 같은 이유로 무효입니다. 그렇다고 검인을 건너뛸 수는 없습니다. 민법 제1091조는 유언장을 보관하거나 발견한 사람이 유언자가 사망한 뒤 지체 없이 법원에 제출해 검인을 청구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봉해진 봉투라면 집에서 뜯지 말고, 법원에서 상속인들이 참여한 가운데 개봉합니다(민법 제1092조). 검인은 대체로 이렇게 흘러갑니다.

    1. 청구: 아버지의 마지막 주소지를 관할하는 가정법원에 검인을 청구합니다.

    2. 기일 지정: 법원이 상속인들에게 기일을 알립니다. 청구부터 기일까지는 법원 사정에 따라 몇 주에서 두세 달이 걸립니다.

    3. 검인 기일: 원본을 확인합니다. 출석한 상속인이 "아버지 글씨가 아니다", "날짜가 빠졌다"고 말하면 그 내용이 검인조서에 남습니다.

    4. 등기: 이의가 적힌 조서로는 유언대로 부동산 등기를 하기 어렵고, 이의한 상속인의 동의서나 유언의 효력을 확인하는 판결이 필요해집니다.

    유언으로 더 받게 된 형제는 보통 "아버지 뜻은 분명하다", "날짜는 사소한 실수"라고 맞섭니다. 그러나 쟁점은 뜻이 아니라 방식이어서, 이 주장만으로 결론이 바뀌지는 않을 겁니다. 합의가 끝내 안 되면 유언무효확인 소송이나 상속재산분할 심판에서 효력이 가려집니다. 이 단계는 1심만 해도 몇 달에서 1년 넘게 걸리기도 합니다.

    무효 뒤의 법정상속

    유언장이 무효가 되면 아버지 재산은 법정상속분, 곧 민법이 정한 순서와 비율대로 나뉩니다. 자녀가 1순위 상속인이고(민법 제1000조), 어머니가 살아 계시면 자녀와 같은 순위로 함께 상속합니다(민법 제1003조). 같은 순위끼리는 똑같이 나누되, 배우자는 자녀 몫에 5할을 더합니다(민법 제1009조).

    숫자를 넣어 보면 이렇습니다. 어머니와 자녀 둘이 7억 원을 상속한다면 비율은 1.5 대 1 대 1이고, 합은 3.5입니다. 그러면 어머니가 3억 원, 자녀가 각 2억 원을 받습니다. 유언장에 "집은 큰아들에게"라고 적혀 있었어도 유언이 무효라면 그 집 역시 이 비율로 나눌 재산에 들어갑니다.

    종이 한 장의 효력에 따라 가족의 셈이 통째로 달라집니다.

    법정상속분은 출발점일 뿐이고, 상속인 전원이 합의하면 다르게 나눌 수 있습니다(민법 제1013조). 유언장이 무효여도 가족 모두가 아버지 뜻을 따르기로 하면, 그 내용대로 협의분할을 하면 되죠. 다만 이 합의는 한 명이라도 빠지면 성립하지 않습니다. 또 아버지가 생전에 누군가에게 큰 재산을 미리 주었거나 오래 간병한 자녀가 있으면, 실제 몫은 위 계산과 달라집니다.

    상속인들의 의견이 이미 모였다면 검인 청구부터 협의분할에 따른 상속등기까지 당사자가 직접 처리할 수 있습니다. 판단이 필요한 때는 따로 있습니다. 누군가 유언의 효력을 내세워 합의를 거부하거나, 생전 증여와 간병을 몫에 반영해야 할 때입니다.

    사인증여로 남는 길

    방식을 못 갖춘 유언이라도 내용이 살아나는 예외가 있습니다. 민법 제562조가 정한 사인증여, 곧 "내가 죽으면 이 재산을 너에게 주겠다"는 약속으로 인정되는 경우입니다. 다만 유언은 아버지 혼자 하는 행위이고, 사인증여는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합의하는 계약입니다. 그래서 받는 쪽이 그 뜻을 듣고 받아들였다는 사정이 따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돌이켜보면 아버지가 유언장을 쓰던 무렵 누구에게 그 이야기를 했는지가 여기서 쟁점이 됩니다. 그때 받을 자녀가 곁에 있었거나, 아버지에게 직접 듣고 받겠다고 답했다면 다퉈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유언장만 서랍에서 나왔다면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문이 닫힌 것은 아니지만, 좁습니다.

    반대로 일자까지 갖춘 유언장이었다면 다툼의 모양이 달라집니다. 이때 유언은 유효하고, 몫이 줄어든 상속인은 유류분을 돌려 달라고 청구하게 됩니다. 유류분은 법이 상속인에게 남겨 둔 최소한의 몫입니다.

    자녀와 배우자의 유류분은 각자 법정상속분의 2분의 1입니다(민법 제1112조). 이 청구는 상속이 시작된 사실과 유증이 있었다는 사실을 안 때부터 1년, 상속이 시작된 때부터 10년 안에 해야 합니다(민법 제1117조). 그래서 유언의 효력이 애매할 때는 무효를 주장하면서 유류분을 예비적으로 함께 청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리하면, 일자 없는 자필 유언장은 무효로 보고 재산은 법정상속분대로 나뉩니다. 다만 상속인 전원이 합의하면 유언장 내용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유언장 원본이 지금 누구 손에 있든, 통화는 그 종이 없이 시작할 수 있습니다. 저는 먼저 유언장에 적힌 것과 빠진 것을 기억나는 대로 들려 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상속인이 누구누구인지, 검인을 이미 청구했는지를 확인합니다. 어떤 자료가 더 필요한지는 그 대답을 듣고 나서 정해집니다.

    02-594-2353

    유지은

    유지은변호사

    이혼/가사서울법률사무소 카라

    카라는 전국 어디든 직접 찾아가는 법률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사건초기부터 재판 이후 집행절차까지 전 과정 통합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모든 사건은 대표변호사가 직접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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