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회생을 신청한 회사라고 해서 곧바로 운영자금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거래처가 외상거래를 중단해 원재료를 현금으로 사야 하거나, 직원 급여와 임대료는 계속 나가는데 매출대금은 늦게 들어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금융기관에서 추가 대출을 받기도 쉽지 않습니다.
회사는 살릴 수 있을 것 같은데 당장 몇 달을 버틸 현금이 부족하다면, 대표 입장에서는 결국 자신의 예금이나 개인 대출금을 회사에 넣는 방법을 생각하게 됩니다.
대표 개인자금을 회사 운영에 투입하는 것 자체가 금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회생절차에서도 신규 운영자금 차입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다만 회생 신청 이후에는 대표가 임의로 돈을 넣었다가 나중에 회사에서 다시 빼가는 방식으로 처리해서는 안 됩니다.
오늘은 법인회생 신청 후 대표가 회사에 개인자금을 넣을 수 있는지, 법원 허가가 필요한 경우는 언제인지, 넣은 돈을 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회생 신청 후에도 대표가 개인 돈을 운영자금으로 넣을 수 있나요?
대표 개인자금을 회사 운영에 투입하는 것 자체가 금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대표가 관리인의 역할까지 맡고 있다면, 자신의 돈을 회사에 빌려주는 거래는 관리인과 회사 사이의 자기거래가 될 수 있습니다.
채무자회생법은 이러한 거래에 대해 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으며, 필요한 허가 없이 이루어진 행위는 원칙적으로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대표가 나중에 해당 돈을 회사에 대한 정상적인 대여금으로 인정받거나 공익채권으로 우선 변제받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고, 경우에 따라 관리인의 의무 위반 문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회생 중 대표가 개인자금을 넣으려면 먼저 다음 사항을 확인한 뒤 투입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개인 돈을 넣을 때 그냥 회사 계좌로 송금하면 안 되나요?
가능하면 그렇게 처리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대표가 회사 계좌에 1억 원을 송금했는데 아무런 계약서도 없다면, 나중에 그 돈이 회사에 빌려준 대여금인지, 추가 출자금인지, 대표가 회사에 임시로 맡긴 돈인지부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회생절차에서는 신규로 발생하는 채무의 성격이 향후 변제순위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처음 자금을 넣을 때부터 자료를 남겨둘 필요가 있습니다.
회사가 대표에게 돈을 빌리는 구조라면 최소한 차입금액, 자금의 사용목적, 이자 여부와 이자율, 상환조건 등을 정리하고 실제 계좌이체 내역도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법원에 차입허가를 신청할 때에도 보통 왜 이 돈이 필요한지를 설명해야 합니다. 직원 급여를 지급하기 위한 것인지, 원재료를 구입하기 위한 것인지, 공장을 계속 돌리기 위한 것인지와 함께 향후 회사의 자금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채무자회생법 제179조는 회생절차 개시신청 후 개시결정 전이라도 법원의 허가를 받아 사업 계속에 반드시 필요한 자금을 차입해 발생한 채권을 공익채권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대표가 돈을 넣는 것보다, 어떤 절차와 조건으로 넣었는지가 이후에는 더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대표가 넣은 돈은 나중에 회사에서 돌려받을 수 있나요?
이 부분은 자금을 투입한 시점과 방법에 따라 달라집니다.
회생절차가 개시된 후 관리인이 회사 업무를 위해 새로 자금을 차입하면서 생긴 채권은 채무자회생법 제179조 제1항 제5호에 따라 공익채권이 될 수 있습니다. 신청 후 개시 전이라도 법원의 허가를 받아 회사의 사업 계속에 불가결한 자금을 빌려준 경우에는 같은 조 제12호에 따라 공익채권으로 취급될 수 있습니다.
공익채권으로 인정되면 원칙적으로 회생계획에 넣어 장기간 나눠 갚는 것이 아니라, 회생절차에 의하지 않고 수시로 변제하며 회생채권과 회생담보권보다 우선하여 변제합니다.
예를 들어 대표가 법원의 허가를 받아 회사 운영에 반드시 필요한 2억 원을 빌려줬고 해당 채권이 공익채권으로 인정된다면, 회생 신청 전에 회사에 빌려줬던 기존 대여금과는 변제방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대표가 회생 신청 후 회사 통장에 돈을 보냈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공익채권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차입 시점과 법원 허가 여부, 관리인이 한 차입인지, 실제로 회사 운영을 위해 사용됐는지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회사에 돈이 생기면 대표가 넣은 돈부터 먼저 돌려받아도 될까요?
이 부분은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기존 대표가 관리인 역할을 하고 있다면, 자신이 회사에 빌려준 돈을 자신에게 다시 지급하는 거래는 이해상충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법원의 허가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공익채권이라고 해도 항상 즉시 전액을 가져갈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회사의 재산으로 모든 공익채권을 지급하기에도 부족한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채무자회생법 제180조 제7항에 따른 별도의 변제순서가 적용됩니다. 그중 사업 계속을 위해 법원의 허가를 받아 조달한 일정한 신규자금채권은 다른 공익채권보다 먼저 변제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표가 회사에 사재를 넣었다면, 자금을 넣을 때부터 '나중에 어떻게 돌려받을 것인가'까지 같이 설계해야 합니다.
정리하면
대표 개인자금을 회사 운영에 사용하는 방법 자체는 가능합니다. 하지만 개인 계좌에서 회사 계좌로 먼저 송금한 뒤 나중에 처리방법을 정하는 방식보다는, 자금 투입 전에 차입인지 출자인지, 법원 허가가 필요한지, 해당 채권이 공익채권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회생절차에서 대표의 개인자금은 회사를 버티게 하는 중요한 운영자금이 될 수 있지만, 그 돈을 넣는 절차가 잘못되면 대표가 예상했던 방식으로 다시 회수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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