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229분 읽기

경찰 과잉진압 국가배상 청구 요건, 위법 체포와 과잉 제압 기준

경찰 과잉진압으로 다쳤다면 국가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체포 이유가 있었는지, 쓴 힘이 지나쳤는지가 쟁점이며 소멸시효는 다친 날부터 3년입니다.

집회가 열리던 길을 지나가다 경찰관에게 붙들려 바닥에 눌렸고, 응급실에서 팔뼈가 부러졌다는 말을 들으셨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물음은 '국가에 배상받을 수 있을까' 하나일 겁니다.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다쳤다는 사실만으로 배상이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그 순간 경찰관에게 붙잡을 이유가 있었는지, 있었다면 쓴 힘이 그 이유에 비해 지나쳤는지가 결론을 가릅니다.

집회 현장 근처를 지나다 경찰에게 제압당해 팔이 부러졌습니다. 국가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나요?

Q. 경찰관의 잘못도 국가가 배상할까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은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해 타인에게 손해를 입히면 국가가 배상하도록 정합니다. 근무 중인 경찰관이 사람을 체포하고 제압하는 일은 전형적인 직무집행이므로 이 조항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그래서 소송을 낸다면 피고는 경찰서가 아니라 대한민국입니다.

요건을 하나씩 대 보면 다툼이 어디로 몰리는지 보입니다. 제압한 사람이 경찰관이었다는 점과 팔이 부러졌다는 점은 진단서와 현장 정황으로 대개 드러납니다. 남는 것은 그 체포와 제압이 법령을 위반한 것이었는가, 곧 위법했는가 하나입니다.

다쳤다는 결과만으로 배상이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체포할 이유가 있었는지, 쓴 힘이 그 이유에 비해 지나쳤는지가 갈림길입니다.

국가배상에서 말하는 위법은 결과가 나빴다는 뜻이 아닙니다. 경찰관이 그 상황에서 지켜야 할 법적 기준을 벗어나 권한을 썼다는 뜻입니다. 법원은 체포 자체가 정당했는지와 쓴 힘이 적정했는지를 나누어 살핍니다.

Q. 무혐의가 나오면 체포는 위법일까요

체포가 위법했는지는 체포한 그 순간 경찰관 앞에 놓여 있던 사정을 기준으로 봅니다. 나중에 혐의가 없다고 밝혀져도, 당시 범인으로 볼 만한 이유가 있었다면 체포는 적법할 수 있습니다.

억울하게 들리실 수 있는 대목입니다.

두 장면을 가정해 견주면 차이가 분명합니다. 하나는 시위대 쪽에서 누군가 경찰관을 밀치고 달아난 직후 비슷한 옷차림으로 뛰어오던 사람을 붙잡은 경우입니다. 다른 하나는 소란 없는 보도를 걷던 사람을 집회 참가자 같다는 이유만으로 붙잡은 경우입니다. 앞의 경우는 오인이었더라도 체포 이유가 인정될 여지가 있고, 뒤의 경우는 그 여지가 거의 없습니다.

집회 현장에서 영장 없이 사람을 붙잡을 때 경찰이 드는 근거는 대개 형사소송법 제211조와 제212조의 현행범 체포입니다. 법원은 범죄가 방금 저질러졌고 그 사람이 범인이라는 점이 명백했는지, 달아나거나 증거를 없앨 염려가 있었는지를 따집니다. 경찰관의 판단에는 상당한 재량이 있지만, 일반적인 경험에 비추어 현저히 합리성을 잃었다면 그 체포는 위법합니다.

Q. 체포가 적법해도 과잉 제압은 따질까요

체포가 적법했더라도 쓴 힘이 필요한 정도를 넘었다면 국가배상 책임이 생깁니다.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1조 제2항은 경찰관의 직권을 직무 수행에 필요한 최소한도에서 행사하도록 정합니다. 팔을 꺾어 누르는 제압도 이 한도 안에 있어야 합니다.

경찰청은 2019년 11월부터 내부 규칙으로 물리력 행사 기준을 두고 있습니다. 이 규칙은 상대방의 행동을 순응, 소극적 저항, 적극적 저항, 폭력적 공격, 치명적 공격의 다섯 단계로 나누고, 단계마다 쓸 수 있는 힘을 정해 두었습니다. 법원을 직접 묶는 규정은 아니지만, 제압이 적정했는지 따질 때 참고 기준으로 쓰입니다.

제자리에 서 있거나 겁이 나 몸을 움츠린 정도의 사람이 있다고 해 봅시다. 그 사람의 팔을 뼈가 부러질 만큼 비틀었다면 저항과 힘의 균형이 무너졌다고 볼 사정이 됩니다. 법원은 상대방이 얼마나 저항했는지, 주변에 위험이 있었는지, 덜 해로운 방법이 있었는지, 부상이 얼마나 무거운지를 함께 봅니다.

같은 골절이라도 집회에 참가해 해산명령을 받고도 남아 있다가 다쳤다면 출발점이 다릅니다. 이때는 해산명령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의 절차대로 내려졌는지부터 다툽니다. 지나가던 사람은 처음부터 해산시킬 대상이 아니었으니, 경찰 쪽이 내세울 근거도 그만큼 줄어듭니다.

Q. 국가가 먼저 저항했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요

소송에서 국가 측은 통상 원고가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 밀쳤다, 달아나려 했다고 주장합니다. 이 주장은 먼저 체포가 정당했다는 근거로 쓰이고, 그게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배상액을 줄이는 근거로 다시 쓰입니다.

현장에서 피해자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공무집행방해죄는 적법한 공무집행을 전제로 합니다. 그래서 법원이 체포가 위법했다고 보면 그 체포에 맞선 행동은 이 죄가 되지 않습니다.

저항이 일부 인정되면 법원은 피해자 쪽 잘못만큼 배상액을 덜어냅니다(민법 제763조, 제396조). 치료비와 일하지 못한 기간의 수입을 합쳐 1,000만 원이라면, 피해자 쪽 잘못을 20%로 볼 때 800만 원이 됩니다.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도 이 사정을 반영해 정해집니다.

결국 다툼은 그 몇 초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로 좁혀집니다.

그 몇 초를 보여 줄 영상은 지워지기 전에 확보해야 합니다. 경찰이 가진 영상은 소송 전에도 증거보전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지금 깁스한 손으로 그날 현장 영상이 올라왔는지 찾아보고 계신 분도 있으실 텐데요. 시민이 찍은 영상, 주변 CCTV, 경찰의 채증 영상과 몸에 다는 카메라 영상이 그 몇 초를 보여 줍니다. 경찰이 가진 영상이 지워질 염려가 있으면 소송 전이라도 법원에 증거보전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민사소송법 제375조).

영상도 목격자도 없이 경찰관과 원고의 말만 맞서면, 앞의 기준에 대어 볼 사실 자체가 확정되지 않습니다. 그때는 응급실 기록에 적힌 다친 경위와 상처 모양이 거의 유일한 객관 자료입니다. 다만 그것만으로 위법까지 증명하기는 어렵습니다.

Q. 경찰관 개인에게도 배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

법원은 경찰관의 잘못이 가벼운 과실이면 배상 책임을 국가에만 지우고 경찰관 개인에게는 묻지 않습니다.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라면 국가와 경찰관 개인이 함께 책임지고, 피해자는 어느 쪽에든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때 국가가 먼저 배상했다면 국가배상법 제2조 제2항에 따라 그 경찰관에게서 물어 준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데, 이를 구상이라고 합니다.

중대한 과실은 조금만 주의했어도 위법한 결과를 쉽게 내다볼 수 있었는데 그냥 지나친, 고의에 가까운 부주의를 말합니다. 바닥에 엎드려 버티지도 않는 사람의 팔을 계속 꺾어 올렸다면 이 문턱에 가까워집니다. 다만 개인을 상대로 하면 이 무거운 잘못까지 증명해야 합니다. 그래서 배상만 놓고 보면 국가를 피고로 삼는 쪽이 부담이 적습니다.

경찰관을 형사 고소하면 배상에도 도움이 되는지 궁금하실 겁니다. 경찰관이 직무 중 폭행해 사람을 다치게 했다면 형법 제125조의 독직폭행이 상해로 이어진 경우입니다. 이때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4조의2에 따라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집니다.

기소되어 유죄가 나오면 위법을 뒷받침하는 강한 자료가 됩니다. 불기소로 끝나더라도 국가배상 소송은 증명 기준이 달라서, 법원이 위법 여부를 따로 판단합니다.

Q. 배상심의회와 소송 중 무엇을 고를까요

국가배상은 배상심의회에 신청할 수도 있고 법원에 소송을 낼 수도 있습니다. 국가배상법 제9조에 따라 심의회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소송을 내도 됩니다.

1) 지구배상심의회에 신청하면 심의회는 4주일 이내에 지급, 기각, 각하 가운데 하나로 결정합니다(국가배상법 제13조). 법원은 심의회의 배상기준에 묶이지 않으므로, 결정액이 받을 수 있는 금액의 상한은 아닙니다.

2) 결정에 불복하면 결정정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2주일 이내에 재심을 신청하거나(같은 법 제15조의2), 재심 없이 소송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3) 소송에서는 뼈가 붙은 뒤 남은 후유증까지 다툴 수 있습니다. 다만 증상이 고정된 뒤 신체감정으로 노동능력을 얼마나 잃었는지 정해야 해서 그만큼 기간이 늘어납니다.

청구권은 국가배상법 제8조에 따라 두 기간 가운데 하나라도 지나면 시효로 사라집니다. 하나는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민법 제766조 제1항), 다른 하나는 불법행위가 있었던 날부터 5년(국가재정법 제96조 제2항)입니다. 현장에서 다쳐 바로 진단받았다면 그날을 안 날로 볼 가능성이 높으므로, 다친 날을 기준으로 세는 편이 안전합니다. 첫날은 세지 않으므로 3년 뒤 같은 날짜가 마지막 날이 됩니다(민법 제157조).

정리하면, 소송 상대는 대한민국이고 쟁점은 체포 이유와 제압의 정도입니다. 청구 기한은 다친 날부터 3년을 기준으로 세는 편이 안전합니다.

응급실에서 처음 떠올린 그 물음은 이제 두 개로 나뉘어 있습니다. 그 경찰관에게 나를 붙잡을 이유가 있었는지, 있었다면 팔뼈가 부러질 만큼의 힘까지 필요했는지입니다. 진단서에 적힌 다친 날짜에서 3년 뒤 같은 날짜를 달력에 짚어 보면, 두 물음을 따질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스스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02-522-7500

이정도

이정도변호사

형사 · 교통사고 · 노동/산재 · 기타서울법무법인 아이엘

사법시험 출신 음주운전/교통사고/형사/노동 전문 이정도 변호사입니다. 용인시청 고문변호사/서울시 공익변호사/국방부 검찰단 사망장병의 유족 및 군범죄피해자 국선변호인 등 다수의 활동경력으로 증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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