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불법행위로 인해 가족이 사망했다면 남은 유족은 억울하고 참담한 심정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때 가장 먼저 드는 의문이 바로 이것입니다. 이미 돌아가신 망인을 대신해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국가배상법상 손해배상청구권은 상속 가능합니다. 망인이 사망하였더라도 일정 요건이 충족된다면 유족이 그 권리를 이어받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국가배상은 누가, 언제 청구할 수 있는가
국가배상청구는 기본적으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이 직무 중 고의 또는 과실로 불법행위를 한 경우, 그 피해자가 입은 손해에 대해 국가가 책임지는 제도입니다. 피해자가 생존해 있다면 본인이 직접 청구할 수 있겠지만, 공무원의 행위로 인해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요?
이럴 때는 망인의 상속인이 손해배상청구권을 승계받아 국가를 상대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상속은 사망과 동시에 개시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정상속인인 배우자, 직계비속, 직계존속, 형제자매 등이 청구권을 가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대법원은 국가배상청구권이 일신전속적인 권리가 아니기 때문에 상속의 대상이 된다고 반복적으로 판시해 왔습니다. 즉, 돌아가신 분의 고통, 치료비, 장례비 등은 망인의 손해로 보며, 그 손해에 대해 유족이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유족의 독자적인 손해도 배상받을 수 있습니다
망인이 입은 손해뿐 아니라, 유족이 입은 정신적 손해도 별도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이를 법원은 '유족의 독자적 위자료 청구권'이라고 하며, 다음과 같은 상황에 해당하는 경우 국가에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신적 손해에 대해서는 보통 유족 개별 위자료 청구 방식으로 접근하게 됩니다. 법원은 통상적으로 사망자와 유족의 관계, 망인의 나이, 책임의 경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위자료 액수를 정합니다.
손해배상 청구 절차는 어떻게 되나요?
실무에서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하게 됩니다.
첫째, 공공기관 또는 해당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 여부를 판단합니다. 이때는 단순한 과실이 아닌 명백한 과오나 중대한 실책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예컨대 경찰의 과잉 진압, 교도소의 수감자 방치, 군복무 중 부실 관리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둘째, 망인의 사망과 공무원의 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합니다. 단순한 시간적 선후관계로는 부족하며 사망 원인이 행정작용 또는 직무행위와 직접 연결된다는 점이 입증돼야 합니다.
셋째, 상속인의 자격과 손해 항목을 명확히 정리해야 합니다. 손해액에는 치료비, 장례비, 위자료가 포함될 수 있고, 이 가운데 위자료는 유족 개개인별로 별도 산정될 수 있습니다.
넷째, 국가배상청구소송은 특별한 절차 없이 일반 민사소송처럼 제기할 수 있습니다. 관할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소재지를 기준으로 하며, 시효는 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5년입니다.
Q&A
Q. 망인이 사망하고 한참 지났는데 지금 청구해도 될까요?
A. 시효가 남아 있다면 가능합니다. 사망 시점을 기준으로 시효가 흐르기 시작하므로, 그동안 몰랐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면 그 시점부터 3년을 계산하셔야 합니다.
Q. 위자료는 유족마다 다르게 받을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위자료는 망인과의 관계, 유족의 연령, 의존도 등에 따라 개별적으로 산정됩니다. 배우자와 미성년 자녀가 함께 청구하는 경우 각각의 고통을 반영해 위자료가 나뉘기도 합니다.
Q. 망인이 생전에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다가 사망했다면 어떻게 되나요?
A. 이 경우에는 유족이 그대로 소송을 이어받을 수 있습니다. 이른바 '소송승계'라고 해서 망인의 권리를 상속받은 사람이 원고로서 소송을 계속할 수 있습니다.
국가가 책임 있는 행위를 통해 소중한 가족을 잃게 되었다면, 남겨진 유족이 나서서 그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법은 이미 돌아가신 분의 고통까지도 손해로 인정하고, 그 권리를 유족이 이어받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법률적 판단과 입증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료를 잘 준비하고 법적 조력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억울한 죽음 앞에서 외면받지 않도록 절차와 요건을 충분히 이해한 뒤 한 걸음씩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이정도 변호사 법률상담안내
형사·노동 전문 이정도 변호사 무료전화상담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