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밤 늦게까지 마시고 몇 시간 잔 뒤 차를 몰았는데 출근길 단속에서 0.04%가 나왔다면, 가장 먼저 드는 물음은 밤에 마신 술도 음주운전이냐일 겁니다. 법은 술을 언제 마셨는지 묻지 않고, 운전하던 순간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이상이었는지만 봅니다. 그래서 0.04%라면 숙취운전도 음주운전입니다. 남는 쟁점은 그 수치가 운전 당시의 값으로 인정되는지와 처벌·면허의 범위입니다.
전날 밤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아침 7시에 출근하다 단속에 걸려 0.04%가 나왔습니다. 숙취운전도 음주운전으로 처벌받나요?
Q. 숙취운전도 0.03% 넘으면 음주운전
도로교통법 제44조는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을 '술에 취한 상태'로 정하고, 그 상태로 운전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기준이 수치 하나뿐이라 숙취운전과 술자리 직후 운전을 따로 나누지 않습니다. 기준선이 0.05%에서 0.03%로 낮아진 것은 2019년 6월 25일부터입니다.
술이 다 깼다고 믿었다는 사정은 처벌을 피할 이유가 되기 어렵습니다. 법원은 술을 마신 사실을 알고 운전대를 잡았다면 고의가 있다고 보고, 정확한 수치까지 알았을 것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런 사정은 죄가 되는지가 아니라 형을 정할 때 참작되는 정도에 그칩니다.
법은 술을 언제 마셨는지 묻지 않습니다. 운전하던 순간 0.03% 이상이었다면 숙취운전도 음주운전입니다.
0.04%는 0.03% 이상 0.08% 미만 구간에 들어갑니다. 형사처벌과 면허정지가 함께 따르는 가장 낮은 단계입니다.
Q. 자고 일어나도 남는 혈중알코올농도
잠을 자면 술이 깬다는 믿음은 몸이 알코올을 분해하는 속도를 따져 보면 맞지 않습니다. 혈중알코올농도는 한 시간에 대략 0.008%에서 0.03% 사이로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고, 잠을 잔다고 이 속도가 빨라지지는 않습니다. 폭이 이렇게 넓은 것은 몸무게와 성별, 간의 상태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가령 새벽 1시 무렵 혈중알코올농도가 0.15%였다고 해 봅시다. 흔히 평균으로 드는 시간당 0.015%를 적용하면, 아침 7시까지 6시간 동안 0.09%가 빠져 0.06%가 남습니다. 머리가 맑고 말이 또렷해도 측정기는 몸속에 남은 이 알코올만 잽니다.
여섯 시간의 잠으로는 모자랐던 겁니다.
Q. 아침 단속과 술자리 직후 단속의 차이
같은 수치라도 언제 마시고 언제 쟀는지에 따라 운전 당시의 값으로 인정되는지가 달라집니다.
첫째 장면은 질문과 같은 가정입니다. 새벽 1시에 마지막 잔을 비우고 자다가 6시 40분에 집을 나섰고, 7시 단속 현장에서 곧바로 잰 수치가 0.04%입니다. 술을 끊은 지 6시간이 지났으니 몸은 이미 수치가 내려가는 하강기에 있습니다.
둘째 장면은 밤 11시 30분까지 마시고 바로 운전하다 11시 40분에 접촉사고를 냈고, 0시 20분에 잰 수치가 0.035%라고 가정합니다. 혈중알코올농도는 술을 마신 뒤 30분에서 90분 사이에 최고치에 이르고, 그때까지는 오르기만 합니다. 측정이 이 상승기에 이뤄졌다면 운전하던 순간의 수치는 측정치보다 낮았을 수 있습니다.
숫자는 거의 같은데, 두 사람의 사정은 꽤 다릅니다.
법원은 운전과 측정 사이의 시간, 측정치가 기준을 넘은 폭, 얼마 동안 마셨는지, 운전 당시의 모습을 함께 따집니다. 상승기였을 가능성이 크고 초과 폭이 작으면 운전 당시에도 0.03% 이상이었다고 단정하지 않습니다. 측정치가 기준을 크게 넘었다면 상승기라는 이유만으로 결론이 바뀌지 않습니다.
첫째 장면에서는 이 논리가 반대로 작동합니다. 하강기에는 6시 40분의 수치가 7시 측정치보다 높았을 가능성이 커서, 측정 시점을 따질수록 오히려 운전자에게 불리해집니다. 마지막 잔부터 측정까지 90분 넘게 지난 숙취운전은 대부분 첫째 장면에 해당합니다.
Q. 위드마크 공식이 쓰이는 사건
위드마크 공식은 마신 술의 양과 도수, 몸무게, 지난 시간을 넣어 특정 시각의 혈중알코올농도를 계산하는 방법입니다. 운전 뒤 한참 지나 측정했거나 측정하지 못한 사건에서 운전 당시 수치를 추정할 때 씁니다. 법원은 이 계산을 증거로 쓰되, 사람마다 다른 값에는 운전자에게 가장 유리한 수치를 넣게 합니다.
예를 들어 술을 끊고 90분 넘게 지난 뒤 운전했고, 운전을 마치고 2시간 뒤 잰 수치가 0.02%였다면 어떨까요. 시간당 감소율을 가장 낮은 0.008%로 잡아 2시간치 0.016%를 더하면 운전 당시 추정치는 0.036%입니다. 유리한 값만 넣어도 기준을 넘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단속 현장에서 운전 직후 잰 호흡 수치는 위드마크 계산으로 낮출 수 없습니다. 이 공식은 측정치가 없거나 늦게 잰 경우의 빈칸을 메우는 도구라, 운전 중 곧바로 잰 0.04%보다 앞서지 못합니다.
위드마크 공식은 측정치가 없거나 늦게 잰 경우의 빈칸을 메우는 계산이라, 단속 현장의 측정치를 낮추는 데는 쓰이지 않습니다.
출근길 단속 뒤 전날 마신 잔 수를 다시 세어 보고 계실 텐데요, 그 계산은 측정치를 뒤집기보다 운전 경위를 설명하는 데 쓰입니다. 측정치 자체를 다투는 수단은 단속 현장에 있습니다. 운전자가 호흡 측정 결과에 불복하면 경찰은 운전자의 동의를 받아 혈액 채취로 다시 잴 수 있습니다(도로교통법 제44조 제3항). 혈액 수치가 더 높게 나오기도 하고, 나중에 따로 잰 수치는 운전 당시의 값을 보여 주지 못합니다.
Q. 0.04% 초범의 처벌 범위와 절차 기간
0.03% 이상 0.08% 미만으로 운전한 사람은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0.04%는 이 구간에서도 낮은 쪽이라, 처음이고 사고가 없다면 벌금형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벌금 액수는 수치, 운전 거리, 전력, 경위를 보고 정해집니다.
같은 수치라도 사람을 다치게 했다면 사정이 다릅니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은 음주운전 사고를 보험 가입이나 피해자와의 합의가 있어도 처벌을 면하지 못하는 예외로 정하고 있습니다.
초범 벌금 사안은 보통 이런 순서로 진행됩니다.
1) 단속 당일: 호흡 측정을 하고 결과에 서명합니다.
2) 경찰 조사: 출석 요구를 받아 조사를 받으며, 단순 음주운전은 대개 한 차례로 끝납니다.
3) 약식기소: 검찰이 정식 재판 없이 서면 심리로 벌금을 정해 달라고 법원에 청구합니다.
4) 약식명령: 법원이 벌금액을 정해 보냅니다. 단속부터 여기까지 보통 몇 달이 걸립니다.
약식명령에 불복하려면 송달받은 날부터 7일 안에 정식재판을 청구해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453조). 받은 날은 빼고 다음 날부터 세며, 마지막 날이 토요일이나 공휴일이면 그날은 기간에 넣지 않습니다. 이 기간이 지나면 약식명령은 그대로 확정됩니다.
정식재판을 청구하면 형이 더 무거워질까요. 피고인만 청구한 사건에서 법원은 벌금을 징역으로 바꾸는 식으로 더 무거운 종류의 형을 선고하지 못합니다(형사소송법 제457조의2). 다만 같은 벌금 안에서 액수는 올라갈 수 있습니다.
Q. 면허정지 100일과 그 뒤 불이익
형사 절차와 별개로 면허 처분이 진행됩니다. 0.03% 이상 0.08% 미만이면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의 처분 기준에 따라 벌점 100점을 받고, 1점을 하루로 쳐서 면허가 100일 정지됩니다. 0.08% 이상이거나 사람을 다치게 한 사고가 있었다면 정지가 아니라 취소입니다.
운전이 가족의 생계를 유지할 중요한 수단이라면 정지 기간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처분 기준은 혈중알코올농도 0.1% 이하, 인적 피해 사고와 측정 불응 없음, 최근 5년 내 음주운전 전력 없음 같은 조건을 갖추면 정지 일수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게 해, 100일이 50일이 됩니다. 이 감경은 처분을 받은 날부터 60일 안에 내는 이의신청(도로교통법 제94조)이나 행정심판으로 구합니다.
정지가 끝나도 이번 벌점 100점은 쌓이는 벌점 합계에 그대로 남습니다. 1년 동안 쌓인 벌점이 121점 이상이면 면허가 취소되므로, 1년 안에 21점만 더 받아도 취소 기준에 닿습니다.
형사 기록은 더 오래 남습니다. 벌금형이 확정된 날부터 10년 안에 다시 0.03% 이상으로 운전하면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의 재범 가중 규정이 적용되어, 0.2% 미만이라도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됩니다.
버스·택시·화물차처럼 운전이 직업이거나 공무원이라면, 운전자격이나 징계에 관한 규정이 따로 붙어 위 설명보다 결과가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0.04% 초범은 벌금형과 면허정지 100일이 기본이고, 생계형 요건을 갖추면 정지 기간을 50일로 줄여 달라고 구할 수 있습니다.
전날 마지막 잔을 비운 시각, 잠든 시각, 집을 나선 시각, 단속된 시각을 지금 휴대전화 메모에 적어 두십시오. 이 네 시각은 측정치를 다툴 여지가 있는지, 운전하게 된 경위를 어떻게 설명할지 정하는 출발점인데, 단속 날에서 멀어질수록 정확히 되살리기 어렵습니다. 휴대전화에 남은 결제 시각과 한 번 맞춰 보면 됩니다.
02-522-7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