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에서 접근금지·연락금지 결정을 받은 뒤, 오해를 풀고 싶어 사과 문장을 써 두고 보낼지 망설이는 분이 많습니다. 이미 보냈다면 이제 무엇이 닥칠지가 궁금하시겠죠. 이 결정(잠정조치)을 고지받은 뒤라면 문자 한 통이나 집 앞 방문 한 번만으로 잠정조치 위반죄가 성립하고,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이 위반은 유치장 등에 최대 1개월까지 머물게 하는 조치를 청구할 근거도 됩니다.
법원에서 접근금지 결정을 받았는데, 오해를 풀고 싶어 사과 문자를 보냈습니다. 어떤 처벌을 받게 되나요?
결론을 가르는 것은 사과의 진심이나 연락 횟수가 아닙니다. 결정 내용을 알았는지, 그 행동이 금지된 범위 안이었는지, 그때 결정이 효력을 갖고 있었는지가 결론을 가릅니다.
Q. 문자 한 통만 보내도 위반죄가 될까요
잠정조치는 스토킹 사건의 수사와 재판이 끝나기 전에 피해자를 보호하려고 법원이 행위자에게 내리는 결정입니다. 스토킹처벌법 제9조 제1항은 잠정조치의 종류로 다음 다섯 가지를 둡니다. 서면 경고, 피해자나 그 동거인·가족 또는 그 주거등으로부터 100미터 이내 접근 금지, 이들에 대한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 금지,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유치장·구치소 유치입니다.
주거등은 집뿐 아니라 직장, 학교처럼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곳을 말합니다. 같은 법 제20조는 이 가운데 접근 금지와 전기통신 접근 금지를 이행하지 않은 사람을 앞서 본 형으로 처벌합니다.
전기통신에는 전화와 문자, 메신저, SNS 메시지, 이메일이 모두 들어갑니다. 상대가 받지 않은 전화라고 해서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법원은 상대가 받지 않아 벨소리와 부재중 표시만 남은 전화도 스토킹행위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반복도, 상대의 불안감도 위반죄의 요건이 아닙니다. 스토킹범죄는 스토킹행위가 지속되거나 반복되어야 성립하지만, 위반죄는 결정을 어긴 한 번으로 성립합니다. 사과하려 했다거나 물건을 돌려주려 했다는 사정은 죄가 되느냐가 아니라 형량을 정할 때 다뤄집니다.
잠정조치를 고지받은 뒤라면 문자 한 통, 방문 한 번으로도 위반죄입니다. 사과하려 했다는 사정은 형량에서만 따집니다.
차단된 번호 대신 새 계정을 만들어서라도 사정을 설명하고 싶어 이 글을 찾으셨을 수 있습니다. 그 계정에서 나간 메시지 하나가 위반 한 건입니다. 수단을 바꿀수록 금지를 알고도 우회했다는 사정이 더해집니다.
Q. 스토킹죄와 위반죄는 따로 처벌될까요
결정 이후의 연락과 방문은 위반죄와 별개로 새 스토킹범죄가 될 수 있습니다. 스토킹범죄는 제18조 제1항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흉기 등을 휴대하거나 이용했다면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무거워집니다.
결정 다음 날부터 일주일 동안 문자 다섯 통을 보내고 주말에 집 앞을 한 번 찾아갔다고 가정해 보면 이렇습니다. 문자와 방문 하나하나가 결정을 어긴 행위입니다. 일주일 내내 이어진 연락은 반복된 스토킹행위로도 평가될 수 있습니다. 처음 사건 하나로 시작한 재판이 위반 여러 건을 얹은 재판으로 바뀌는 겁니다.
합의하면 끝낼 수 있느냐는 물음에는 2023년 7월 개정이 답을 줍니다. 그 전에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스토킹범죄로 기소할 수 없었지만, 이 조항은 삭제되었습니다. 잠정조치 위반죄에는 처음부터 그런 규정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합의를 해도 사건이 끝나지 않고, 합의는 형을 정할 때 고려하는 사정으로만 남습니다.
합의를 원하더라도 본인이 직접 연락하면 그 자체가 위반입니다. 보통은 변호인이 수사기관을 거쳐 피해자 쪽 의사를 먼저 확인합니다.
좋은 뜻으로 보낸 사과가 기소될 사실만 하나 더 늘리는 셈입니다.
Q. 피해자가 먼저 연락해 왔다면 괜찮을까요
가장 자주 되묻는 질문은 상대가 먼저 연락하거나 만나자고 했다면 어떻게 되느냐입니다. 잠정조치는 법원이 행위자에게 내린 결정이므로, 피해자가 연락하거나 동의해도 효력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법원도 피해자의 승낙만으로 위반이 정당해진다고 보지 않습니다.
다만 그 사정은 형량에서 고려됩니다. 누가 먼저 연락했는지, 답장이 얼마나 짧았는지가 형을 정하는 자료가 됩니다.
피해자가 먼저 연락했다는 사정도, 그 뒤 답장을 여러 차례 이어 가거나 다음 만남을 먼저 제안한 기록이 있으면 거의 힘을 쓰지 못합니다. 대화가 오가는 순간 기록상으로는 두 사람이 함께 연락을 이어 간 모습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상대가 연락해 와도 답하지 않아야 결정을 지킬 수 있습니다. 관계를 실제로 회복했다면 연락을 다시 시작할 것이 아니라 결정부터 바꿔야 합니다.
피해자가 먼저 연락해 와도 결정의 효력은 그대로입니다. 답하지 않는 것이 결정을 지키는 길입니다.
Q. 위반하면 유치장에 갇힐 수도 있을까요
위반 신고가 들어오면 수사기관은 이를 재발 위험의 가장 분명한 증거로 다룹니다. 검사는 스토킹범죄가 재발할 우려가 있으면 법원에 잠정조치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제8조). 이미 받은 결정을 어긴 사실만큼 그 우려를 뒷받침하는 자료는 드뭅니다. 그래서 위반 뒤에는 유치나 전자장치 부착이 함께 청구되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유치는 형벌이 아니라 재판 전의 보호 조치이지만, 실제로는 유치장이나 구치소에 갇히는 일입니다. 기간은 1개월을 넘을 수 없고 연장도 되지 않습니다. 접근 금지와 연락 금지는 3개월 이내로 정해지고 두 차례, 각 3개월씩 연장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치와 다릅니다.
신고 뒤의 흐름은 대체로 이렇습니다.
1. 신고 당일: 위반이 진행 중이면 현행범으로 체포될 수 있습니다. 체포한 때부터 48시간 안에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으면 석방해야 합니다.
2. 체포·조사와 맞물린 시점: 사법경찰관의 신청과 검사의 청구를 거쳐 법원이 유치나 전자장치 부착을 정합니다. 법으로 정한 기한은 따로 없습니다.
3. 결정을 고지받은 날부터 7일: 항고를 낼 수 있는 기간입니다.
4. 그 뒤 수개월: 처음 사건과 위반 사건이 함께 수사되어 기소와 재판으로 이어집니다.
유치를 다투는 단계에서 흔한 실수는 처음 결정이 부당했다는 주장에 힘을 쏟는 것입니다. 법원이 이 단계에서 보는 것은 다시 접근할 위험입니다. 이사로 생활권이 갈라졌다는 사정처럼 재발 가능성을 낮추는 구체적 사실이 더 직접 작용합니다.
Q. 어디까지가 잠정조치 위반일까요
위반죄는 결정이 효력을 갖는 기간 안에, 그 내용을 알고서, 금지된 범위를 넘었을 때 성립합니다. 결정을 고지받기 전의 연락이나 기간이 끝난 뒤의 연락은 잠정조치 위반이 아닙니다. 다만 그 연락이 반복되어 불안감을 주었다면 스토킹범죄가 될 수 있습니다. 또 그사이 연장 결정을 고지받았다면 위반이 됩니다.
서면 경고만 받은 경우에는 경고를 어긴 것 자체를 처벌하는 조항이 없습니다. 하지만 경고 뒤의 연락은 상대가 거부한다는 것을 알고 한 행동으로 읽힙니다. 그래서 접근 금지나 유치를 청구하는 근거가 됩니다.
경찰이 현장에서 접근하지 말라고 통보했다면 사정이 다릅니다. 이는 법원 결정 전에 사법경찰관이 하는 긴급응급조치로, 사후에 법원 승인을 받습니다. 어기면 처벌되지만 근거 조항과 법정형이 잠정조치와 다릅니다. 손에 든 서류가 경찰 통보서인지 법원 결정문인지부터 확인하십시오.
위반죄는 알고서 어겨야 성립하므로, 마트에서 상대를 우연히 본 것만으로는 처벌되지 않습니다. 다만 상대를 알아본 뒤에도 자리를 뜨지 않거나 말을 걸었다면, 그때부터는 일부러 어긴 것이 아니라고 다투기 어렵습니다.
같은 문자 한 통도 언제 보냈는지, 어떤 서류를 받았는지에 따라 무게가 달라집니다.
Q. 결정이 억울하면 어떻게 다퉈야 할까요
결정이 부당하다면 어길 것이 아니라 항고로 다퉈야 합니다. 결정에 영향을 미친 법령 위반이나 중대한 사실오인이 있거나 결정이 현저히 부당하면, 고지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항고할 수 있습니다. 항고를 내도 결정의 집행은 멈추지 않으므로 그동안에도 결정은 지켜야 합니다. 7일이 지났다면 결정의 취소나 변경을 신청하는 방법이 남습니다.
재판이 끝나도 기록은 남습니다. 위반죄로 벌금형만 받아도 범죄경력이 됩니다. 스토킹범죄로 유죄 판결(선고유예 제외)이나 약식명령을 받으면 200시간 범위의 수강명령이나 이수명령이 함께 붙을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잠정조치 위반은 한 번으로 성립하고 합의로 끝나지 않습니다. 결정이 억울하다면 어기지 말고 7일 안에 항고로 다투는 것이 순서입니다.
이 설명은 결정이 제대로 고지되었고 기간이 남아 있다는 전제에서 한 것입니다. 결정문의 보호 대상에 가족이 들어 있는지, 직장이 금지 장소에 포함되는지, 연장 결정이 있었는지에 따라 같은 행동도 평가가 달라집니다.
처음에 떠올린 사과 문장은 이제 마음을 전하는 글이 아니라 공소장에 더해질 한 줄로 보이실 겁니다. 아직 보내지 않았다면, 보내지 않는 것이 결정을 지키는 일이자 상대가 원한 거리를 지키는 일입니다. 이미 보냈다면, 다툴 수 있는 것은 그 한 줄을 언제 어떤 경위로 썼느냐입니다.
02-522-7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