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317분 읽기

진실화해위원회 1기 결정자 국가배상, 소멸시효와 신의칙

진실화해위원회 1기에서 진실규명 결정을 받고도 소멸시효 때문에 배상을 포기했다면, 신의성실의 원칙으로 국가의 시효 항변을 다툴 수 있는지 설명합니다.

우리 현대사의 비극적인 사건들 속에서 국가의 잘못으로 큰 고통을 겪으신 분들께 최근 반가운 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바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이하 진실화해위원회) 3기의 본격적인 출범입니다. 이번 3기 활동의 재개는 단순히 과거를 기록하는 것을 넘어, 법 개정을 통해 실질적인 피해 구제의 길을 넓혔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릅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지점은 과거 1기 위원회에서 진실 규명 결정을 받고도 소멸시효라는 냉혹한 법리에 가로막혀 배상을 포기해야 했던 분들에게 다시금 희망의 문이 열렸다는 사실입니다. 국가가 저지른 명백한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시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 과연 정당할까요?

오늘은 국가의 이러한 시효 항변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핵심 법리인 '신의성실의 원칙'을 중심으로, 변화된 법 환경 속에서 여러분의 정당한 권리를 어떻게 되찾을 수 있을지 실무적인 관점에서 상세히 짚어드리겠습니다.

진실화해위원회 3기 출범, 무엇이 달라졌나요?

진실화해위원회 3기의 출범은 단순히 과거의 조사를 잇는 수준이 아닙니다. 이번 3기는 법 개정을 통해 조사 기간이 연장되었을 뿐만 아니라 조사 인력과 권한이 보강되어 더욱 치밀한 진실 규명이 가능해졌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과거에 미처 신청하지 못했거나 1기 조사 당시 자료 부족으로 규명 불능 판정을 받았던 사건들에 대해 다시금 문을 열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변호사로서 제가 주목하는 더 큰 변화는 배상의 길이 넓어졌다는 사실입니다. 그동안 우리 법원은 국가의 불법행위가 명백하더라도 "사건 발생 후 너무 오랜 시간이 흘렀다"는 국가의 항변을 받아들여 피해자들을 외면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3기 출범과 함께 정비된 법 체계는 이러한 소멸시효의 굴레를 벗어던질 수 있는 강력한 법리적 근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국가의 전매특허, 소멸시효 완성이라는 무기

실무에서 국가배상 소송을 진행하다 보면 가장 허탈한 순간이 있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국가 측 대리인이 "사건의 실체는 인정하지만, 시효가 지났으므로 한 푼도 줄 수 없다"라고 주장할 때입니다. 1기 진실화해위원회에서 진실 규명 결정을 받은 분들이 가장 많이 겪었던 아픔이기도 합니다.

일반적인 민사 사건에서 소멸시효는 법적 안정성을 위해 존재합니다.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하지 않고 오랜 시간이 지나면 그 권리를 소멸시키는 제도입니다. 하지만 국가가 공권력을 동원해 사람을 죽이거나 고문하고, 수십 년간 그 사실을 은폐해왔다면 이야기는 전혀 달라집니다. 피해자가 정보에 접근할 수도, 소송을 낼 수도 없는 환경을 국가가 만들어놓고 이제 와서 "왜 진작 소송 안 했냐"라고 따지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처사입니다.

신의성실의 원칙, 국가의 시효 항변이 무력화되는 지점

여기서 등장하는 핵심 법리가 바로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입니다. 민법 제1조에 명시된 이 대원칙은 "권리의 행사와 의무의 이행은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우리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국가가 중대한 인권침해를 저지른 사건에서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이라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즉, 국가가 스스로 진실화해위원회를 만들어 "우리가 잘못했다"라고 진실 규명 결정을 내렸다면, 그 결정은 국가가 피해자에게 배상하겠다는 공적인 약속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런데 법정에 가서는 말을 바꿔 시효를 따지는 것은 자기모순이며, 정의 관념에 현저히 반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헌법재판소는 2014년과 2018년 결정을 통해 민주당 탄압이나 과거사 사건에서 단기소멸시효를 적용하는 것에 대해 위헌성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판례의 흐름은 1기 때 결정을 받고도 시효 때문에 배상을 못 받은 분들이 다시 국가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결정적인 무기가 됩니다.

이정도 변호사가 전하는 실무 조언, 1기 결정자라면 지금이 기회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1기 진실화해위원회에서 결정을 받았지만, 여러 사정으로 소송을 하지 못했거나 시효 문제로 포기하셨다면 지금이 바로 골든타임입니다.

첫째, 과거에 받은 '진실규명결정서'를 즉시 확보하십시오. 이것은 국가의 잘못을 국가 스스로 인정한 '공문서'로서 소송에서 백 가지 증언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둘째, 이번 3기 위원회에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세요. 새로운 진실 규명은 소멸시효 기산점을 새롭게 설정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셋째, 신의칙 법리를 정교하게 구성할 수 있는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국가의 항변은 갈수록 교묘해지지만, 이를 깨뜨릴 법리 또한 갈수록 탄탄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1기 때 결정을 받고 10년이 넘게 지났는데, 정말 다시 소송할 수 있나요?

A. 네,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대법원은 국가의 시효 항변이 신의칙에 반하는 경우, 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것으로 봅니다. 특히 최근 법 개정 취지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종합하면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에서는 기간에 상관없이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변호사와 함께 본인의 사건이 이 예외적인 상황에 해당하는지 검토해 보세요.

Q. 소송 비용이 부담스러운데, 배상금보다 소송비가 더 나오면 어떡하죠?

A. 과거사 사건은 일반 민사와 달리 배상 액수가 수억 원대에 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승소 시 국가로부터 변호사 비용의 상당 부분을 돌려받을 수 있고, 무엇보다 수십 년치 지연 이자가 원금만큼이나 붙기 때문에 비용 걱정으로 권리를 포기하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많은 변호사가 성공보수 중심의 구조로 수임하기도 하니 부담 없이 문을 두드리시기 바랍니다.

Q. 진실화해위원회 결정만 있으면 무조건 승소하나요?

A. 위원회의 결정은 매우 강력한 증거이지만, 법원은 이를 기초로 다시 한번 사실관계를 확정합니다. 따라서 결정서 내용을 뒷받침할 추가적인 증거를 정리하고, 국가의 시효 완성 주장에 맞서 신의칙 위반 논리를 법리적으로 탄탄하게 준비하는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단순히 서류만 내는 것이 아니라 법정 싸움임을 잊지 마세요.

1기 결정자로서 시효 때문에 포기하셨던 분들도 이제는 적극적으로 국가배상을 청구하여 정당한 권리를 찾아야 합니다. 국가는 국민을 보호하지 못했던 과거를 반성하며 위원회를 만들었습니다. 그 반성이 진정성이 있으려면 시효 뒤에 숨어 배상을 거부해서는 안 됩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국가가 그 책임을 오롯이 질 수 있도록, 여러분의 목소리를 법원에서 높이셔야 합니다. 수십 년의 인고를 견뎌온 여러분의 삶에 법률적인 정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이정도 변호사가 끝까지 곁에서 든든한 방패와 창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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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도변호사

    형사 · 교통사고 · 노동/산재 · 기타서울법무법인 아이엘

    사법시험 출신 음주운전/교통사고/형사/노동 전문 이정도 변호사입니다. 용인시청 고문변호사/서울시 공익변호사/국방부 검찰단 사망장병의 유족 및 군범죄피해자 국선변호인 등 다수의 활동경력으로 증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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