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068분 읽기

진실화해위원회 3기 국가배상소송, 입증책임 전환과 국가 기록 확보 방법

국가가 기록을 파기했거나 제출을 거부하면 국가배상소송의 입증책임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진실화해위원회 3기 결정문의 증거력과 자료 확보 실무전략을 정리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정도 변호사입니다.

최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이하 진실화해위원회) 3기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재개하면서, 오랫동안 가슴속에 응어리진 한을 풀고자 하시는 분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1기나 2기 조사 당시 증거가 부족해 규명 불능 판정을 받았거나 시효 문제로 소송을 포기하셨던 분들에게, 이번 3기 출범은 마지막 기회와도 같게 느껴지실 겁니다.

그런데 막상 소송을 준비하려고 하면 가장 먼저 부딪히는 거대한 벽이 있습니다. 바로 증거입니다. "국가가 우리 가족을 데려갔다는 기록이 어디 있겠어요...", "수십 년 전 일인데 국가가 서류를 다 없앴으면 어떻게 하죠?"라며 막막해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입증책임의 전환과, 국가가 숨겨둔 자료를 법정으로 끌어내는 실무적인 방법을 자세히 풀어드리겠습니다.

정보의 비대칭, 왜 국가배상은 시작부터 불공평할까요?

일반적인 민사소송에서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그 증거를 내야 한다"는 것이 대원칙입니다. 하지만 국가배상소송에서는 이 원칙을 그대로 적용하기에 너무나 가혹한 면이 있습니다. 가해자인 국가가 모든 공문서와 수사 기록을 독점하고 있고, 피해자는 몸으로 고통을 견뎌낸 기억뿐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불균형을 법률 용어로 '정보의 비대칭성'이라고 부릅니다. 국가가 고의로 기록을 파기했거나 "보존 기간이 지나서 없다"라고 발뺌하면 피해자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우리 법원은 이러한 특수성을 고려해,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에서는 피해자의 입증 부담을 덜어주는 '입증책임의 완화' 혹은 '전환'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기 시작했습니다.

입증책임의 전환, 국가가 입을 다물면 법원은 피해자의 손을 들어줍니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이것입니다. 법원은 국가가 마땅히 보관해야 할 서류를 보관하지 않았거나, 정당한 이유 없이 제출을 거부하는 등 기록 관리 의무를 소홀히 한 경우, 그로 인한 불이익을 피해자에게 떠넘기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국가가 "우리는 적법하게 절차를 지켰다"라는 것을 입증하지 못하면, 피해자의 주장을 사실로 인정해 주는 입증책임의 전환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군대에서 의문사한 병사의 기록이 통째로 사라졌다면, 법원은 "기록이 없으니 증거 부족"이라고 말하는 대신 "기록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국가에 책임이 있다"라고 판단하여 피해자 측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게 됩니다. 이것이 국가배상소송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는 강력한 법리적 무기입니다.

국가의 비밀 금고를 여는 세 가지 실무전략

변호사로서 실무에서 국가의 숨겨진 자료를 끌어내기 위해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정보공개청구입니다. 소송을 제기하기 전이라도 행정청을 상대로 관련 기록의 열람이나 등사를 요청하는 것입니다. 국가가 비공개 대상이라며 거부하더라도, 그 거부 자체가 소송에서 국가의 비협조적인 태도를 입증하는 근거가 되기도 합니다.

둘째, 법원을 통한 문서송부촉탁 및 문서제출명령입니다. 소송이 시작되면 재판부를 통해 검찰청, 국방부, 경찰청 등에 보관된 기록을 보내달라고 강력하게 요청하는 것입니다. 국가 기관은 법원의 명령을 거부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이 단계에서 수십 년간 먼지 쌓여 있던 결정적인 취조 기록이나 일일 보고서가 나오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셋째, 사실조회 활용입니다. 특정 시점에 그 장소에 근무했던 공무원이나 관련 기관에 당시 상황을 묻는 서면 질의를 보내는 것으로, "당시 그런 작전이 있었는지", "보도연맹 사건 당시 연행자 명단이 존재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질문하여 국가의 답변을 압박하는 과정입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이 모여 국가의 방어벽에 균열을 내게 됩니다.

진실화해위원회 3기 결정문, 소송의 강력한 증거

이번 3기 출범이 그토록 소중한 이유는 위원회의 조사 결과가 국가배상소송에서 압도적인 증거력을 갖기 때문입니다. 위원회는 공권력을 가진 국가 기관으로서 민간인이 접근할 수 없는 국가 기록물 보관소나 국정원 내부 자료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권한이 있습니다.

조사관들이 치열하게 파헤쳐 작성한 진실 규명 결정서는 법정에서 그 어떤 증인보다 확실한 증거가 됩니다. 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그대로 사실로 인정하는 경향이 큽니다. 따라서 3기 조사를 통해 진실 규명을 받는 것은 소송에서 가장 힘든 단계인 입증책임의 산을 이미 절반 이상 넘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1기 때 안타깝게 탈락하셨던 분들이 이번 3기 조사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기록이 없다고 포기하지 마세요

상담을 하다 보면 "국방부에서 기록이 아예 없다고 답변이 왔는데 이제 끝난 건가요?"라며 눈시울을 붉히시는 유족분들이 계십니다. 하지만 변호사로서 단언컨대, 기록이 없다는 것이 패소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마땅히 있어야 할 기록이 왜 없는지"를 국가에 따져 묻고, 당시 생존자들의 증언이나 언론 기사, 혹은 유사한 사건의 판결문들을 엮어 국가의 과실을 역으로 추론해 나갈 수 있습니다. 법은 상식 위에 서 있고, 상식적으로 국가의 은폐가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법원도 국민의 편에서 고민하기 마련입니다. 치밀한 법리 구성만 뒷받침된다면 사라진 기록은 오히려 국가의 잘못을 증명하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갈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국가가 기록 보존 기간이 지나서 서류를 파기했다고 하면 어떻게 대응하나요?

A. 실무적으로 자주 발생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이나 역사적 가치가 있는 기록은 영구 보존이 원칙인 경우가 많습니다. 국가가 규정을 어기고 파기했다면 그 자체가 직무유기이며, 이를 근거로 입증책임의 완화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또한 원본이 파기되었더라도 다른 부서에 전달된 사본이나 요약 보고서 등을 찾아내는 우회 입증 전략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Q. 진실화해위원회 신청 없이 바로 국가배상소송을 하면 불리한가요?

A. 불리하다기보다는 힘든 길을 가시는 겁니다. 위원회 조사를 거치면 국가가 가진 자료를 나라 세금으로 대신 찾아주지만, 소송으로 바로 가면 그 비용과 노력을 본인이 온전히 부담해야 합니다. 특별히 시효가 급박한 경우가 아니라면, 3기 위원회의 조사를 통해 결정문을 확보한 뒤 소송에 임하는 것이 승소 확률과 경제성 면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Q. 소송 중에 국가가 거짓말을 하거나 허위 자료를 내면 어떻게 하죠?

A. 국가배상소송에서 국가가 허위 사실을 주장하다가 들통나면 법원의 태도는 매우 냉담해집니다. 이를 소송상 신의칙 위반이라고 하는데, 오히려 국가의 거짓말은 재판부에게 "국가가 정말 무언가를 숨기려 하는구나"라는 확신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기도 하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증거가 없다고, 시간이 너무 흘렀다고 주저하지 마세요. 기록은 사라졌을지 몰라도 진실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 진실을 법적인 언어로 번역하고, 국가의 책임을 논리적으로 끌어내는 일은 법률 전문가들의 몫입니다. 여러분의 억울한 사연이 판결문을 통해 정의로운 보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끝까지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 드리겠습니다.

이정도 변호사 법률상담 안내 (직접 전화상담)

간단한 법률상담이나 문의는 아래 전화번호로 바로 연결됩니다.

  • 사무실 대표번호: 02-522-7500
  • 사무실 직통번호: 070-4186-1657
  • 휴대전화: 010-3148-3110
  • 이정도

    이정도변호사

    형사 · 교통사고 · 노동/산재 · 기타서울법무법인 아이엘

    사법시험 출신 음주운전/교통사고/형사/노동 전문 이정도 변호사입니다. 용인시청 고문변호사/서울시 공익변호사/국방부 검찰단 사망장병의 유족 및 군범죄피해자 국선변호인 등 다수의 활동경력으로 증명합니다.

    다른 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