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맘카페나 인스타그램, 네이버 블로그 등에 불친절했던 식당, 시술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한 병원, 혹은 서비스가 부실했던 학원이나 업체에 대해 솔직한 후기를 올렸다가 경찰서로부터 사이버 명예훼손(정보통신망법 위반) 및 업무방해죄로 고소를 당했으니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연락을 받는 분들, 의외로 많으십니다.
공익을 위해 타인에게 정보를 공유하고자 작성한 글임에도 불구하고, 막상 고소를 당하면 '내가 성범죄자나 절도범도 아닌데 설마 형사 처벌을 받고 전과자가 되는 것은 아니겠지?'하는 안일한 마음과 함께 억울함이 엄습하게 마련인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라는 사실만으로 무조건 처벌을 받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러나 수사기관과 법원이 요구하는 '법리적 무혐의 조건'을 제대로 소명하지 못하면 자칫 유죄가 인정되어 벌금형 등의 형사 처벌로 이어질 위험도 분명히 존재하죠.
오늘 칼럼에서는 업체 측의 이런 고소에 어떻게 대응해야 깔끔하게 경찰 단계에서 불송치(무혐의) 처분을 받아낼 수 있는지 핵심 법리를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수사기관이 가장 먼저 보는 핵심은 '비방할 목적이 있었는가'입니다
인터넷에 글을 올려 누군가의 명예를 훼손했을 때 적용되는 법률은 일반 형법이 아닌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제70조입니다.
이 조항이 성립하기 위해 가장 핵심적으로 입증되어야 하는 요건은 바로 '사람을 비방할 목적'인데요,
정보통신망법 제70조 (벌칙)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여기서 법원은 작성자가 쓴 글이 비방할 목적으로 작성된 것인지, 아니면 오직 공공의 이익을 위해 작성된 것인지를 아래와 같은 기준을 종합적으로 검토합니다.
▶ 글을 올린 주요 목적과 동기 → 타인의 이용 판단에 도움을 주기 위한 정보 제공 목적이었는가?
▶ 표현의 방법과 수위 → 감정적이고 과도한 욕설, 비하적 표현, 인격 모독이 포함되어 있는가?
▶ 글이 게시된 공간의 성격 → 불특정 다수가 이용 정보나 후기를 공유하는 상호 정보 교환 커뮤니티인가?
▶ 게시글 내용의 객관성 → 실제 경험한 사실에 기반하였는가, 아니면 허위/과장된 내용인가?
즉, 내가 작성한 글의 주된 목적이 '이 업체를 망하게 하겠다'는 식의 사적 보복이나 비방이 아니라, '다른 소비자들이 유사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정보를 공유하겠다'는 공공의 이익에 있다면, 비록 업체 측의 사회적 평가가 다소 떨어졌다 하더라도 비방할 목적이 부정되어 무혐의가 선고됩니다.
공공의 이익을 입증하기 위한 3가지 준비
경찰 조사를 받으러 갈 때 단순히 '억울하다', '공익을 위해 썼다'고 말로만 주장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데요, 수사관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객관적 정황과 이를 뒷받침할 입증 자료들을 미리 준비해 제출해야 합니다.
1. 결제 내역 및 방문 사실 입증 자료 (실제 경험 기반)
글의 내용이 허위가 아닌 실제 경험한 사실임을 입증해야 합니다. 영수증, 카드 결제 내역, 예약 문자, 진료 내역서, 당시 주고받은 메신저 대화 등을 확보해 두세요.
2. 표현의 정제성 강조 (욕설 및 인격 모독 유무)
후기글 내에 '사장님이 미쳤다', '사기꾼 업체다'와 같이 객관적 사실을 벗어난 인신공격성 표현이나 감정적인 욕설이 없었다면 이를 강조해야 합니다. 사실관계를 담담하게 나열한 글일수록 공공의 익으로 인정받을 확률이 월등히 높아집니다.
3. 게시글 등록 위치와 목적 소명 해당 글을 개인 SNS나 불특정 다수에게 무차별 유포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 후기 게시판'이나 '지역 정보 공유 맘카페', '리뷰란'처럼 소비자들이 합리적 선택을 위해 정보를 나누는 공간에만 게시했다면, 이를 서면으로 소명해야 합니다.
대법원 판례가 말하는 소비자 후기의 보호 범위
'소비자가 자신이 거친 서비스나 상품에 대하여 객관적 사실에 바탕을 둔 이용 후기를 작성하여 게시한 경우, 비록 그 내용에 공급자에게 불리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더라도 이는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우리 대법원은 소비자의 권익 보호와 알 권리를 위해 소비자 후기글에 대한 명예훼손 성립을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는데요, 특히 병원 시술 후기, 산후조리원 이용 후기, 학원 수강 후기, 식당/미용실 이용 후기 등 소비자의 안전이나 재산상 선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분야일수록 법원은 작성자의 공익성을 폭넓게 인정해 주는 추세입니다.
업무방해죄 고소 대응은 어떻게 하나요?
업체 측에서는 명예훼손 고소와 함께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업무방해죄를 함께 고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업무방해죄가 성립하려면 '허위의 사실을 유포'했거나 '위력/위계'를 행사했어야 합니다.
만약 본인이 실제 경험한 사실에 기반하여 솔직한 주관적 평가(후기)를 남긴 것에 불과하다면, 이는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업무방해죄 역시 성립하지 않는겁니다. 명예훼손의 비방 목적 없음을 입증해 내면 업무방해 혐의 또한 자연스럽게 함께 벗어나는 구조인거죠.
솔직하게 적은 후기글이라 할지라도 업체 측의 강력한 항의나 수사기관의 출석 요구를 받으면 당황한 마음에 아무런 준비도 없이 경찰 조사에서 출석하여 중구난방으로 진술하거나 불필요하게 감정적으로 대립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조사를 받다가 자칫 수사관이 작성하는 피의자 신문조서에 '너무 화가 나서 다른 사람들도 이용하지 못하게 하려고 썼다'는 취지의 진술이 한 줄이라도 들어가게 되면 순식간에 비방할 목적이 인정되어 억울하게 벌금형을 받게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경찰 조사 단계에 참석하기 전, 작성한 본인의 게시글의 수위와 표현을 법률 전문가와 함께 정밀하게 분석하여 비방 목적 없음과 공공의 이익을 입증할 수 있는 변호인 의견서를 사전에 제출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입니다. 초기 수사 단계에서 법리적으로 잘 소명한다면 검찰로 넘어가기 전 경찰 단계에서 충분히 불송치(혐의없음)로 사건을 깔끔하게 종결지을 수 있습니다.
만약 지금 억울하게 고소를 당해 이 글을 읽고 계신다면,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초기 경찰 조사 전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명확한 대응책을 세우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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