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185분 읽기

법인카드 무단사용 업무상 횡령·배임 처벌 수위와 대응

회사 법인카드를 개인 용도로 쓰면 횡령이나 배임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두 죄의 차이, 업무상 가중처벌과 특경법 적용 기준, 초기 대응 방법을 설명합니다.

'소확횡'이라는 단어,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횡령'을 줄인 직장인들의 우스갯소리로, 직장 생활이 싫어 회사에 안 좋은 감정이 있을 때 탕비실에 직원용으로 비치해 둔 커피나 간식을 일부 가져가거나, 개인적인 용도로 회사 프린터기를 이용해 출력하는 행위 등을 말합니다. 소확횡으로 인한 회사의 재산상 손해는 굉장히 미미한 수준이어서 크게 문제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법리적으로는 절도 혹은 횡령에 해당할 수 있는 행위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크게 문제되지 않는 소소한 정도를 넘어 업무용으로 지급된 법인카드를 직원이 명백히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면, 이는 형사처벌이 가능한 범죄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법인카드를 어느 정도의 규모와 어떤 방식으로 사용했을 때 처벌이 되는지, 그 수위는 어느 정도인지 안내드리겠습니다.

횡령, 배임? 어떤 죄로 처벌될까

형법에 규정된 횡령과 배임은 상당히 유사하여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 부분이 많습니다. 직원이 회사의 법인카드를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면 통상 두 죄 모두 성립하는지 검토하게 됩니다. 둘의 차이를 쉽게 설명드리면 이렇습니다.

횡령죄는 다른 사람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이를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할 때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예를 들어 길에서 우연히 습득한 지갑 속 현금을 가져가고 주인에게 돌려주지 않는 행위는 횡령죄에 해당합니다.

반면 배임죄는 다른 사람을 위해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맡은 임무에 위배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입니다. 따라서 타인의 지갑을 습득해 가져가는 행위는 횡령에는 해당하지만 배임에는 해당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우연히 다른 사람의 재물을 보관하는 입장이 된 것일 뿐, 재물을 보관하는 일이 사무를 처리하도록 맡은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떤 회사에 다니는 사람이 별도의 사업자를 설립하여 소속 회사와 경쟁해 계약을 따냈다면 이는 배임이 될 수 있습니다.

횡령은 '재물', 배임은 '재산상의 이익'을 보호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배임죄가 더 넓은 범위를 보호하며, 제3자가 재산상의 이익을 취하도록 한 경우에도 처벌받는다는 점에서도 다릅니다.

법인카드를 개인 용도로 사용한 경우를 가정해 보겠습니다. 업무 목적으로 지급받은 카드를 명백히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면 횡령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반면 거래처 담당자의 식사 접대 등을 담당하는 영업직이 업무의 일환으로 티타임을 가지면서 개인적으로 쓸 비품이나 간식을 함께 결제했다면 배임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업무상 횡령과 배임은 가중처벌

법인카드 사용의 형량을 확인할 때는 횡령과 배임죄만 살펴봐서는 안 됩니다. 우리 형법은 '업무상' 횡령과 배임을 별도로 규정하여 기본적인 횡령과 배임보다 가중처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횡령과 배임은 둘 다 동일한 조항(형법 제355조)의 서로 다른 항에 규정되어 있고, 법정형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 5백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동일하여 일종의 '쌍둥이 범죄'로 볼 수 있습니다.

'업무상' 횡령과 배임은 '타인의 사무를 대행하거나 재산을 보전하는 지위'에 있는 사람이 주체가 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업무상 횡령과 배임은 최대 10년까지 징역에 처해질 수 있는 중대한 경제범죄입니다. 또한 불법적으로 취득한 금액이 5억 원을 넘으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경법')의 적용을 받아 최소 3년의 유기징역이 가중되며, 이득액에 상당하는 벌금형까지 병과될 수 있습니다.

업무상 횡령이나 배임은 실무적으로 벌금형보다 징역형이 내려지는 경우가 많고, 취득한 금액이 소액이라 하더라도 처벌 수위는 상당한 편입니다. 법인카드 사용으로 이 죄의 혐의를 받게 되었다면 재산을 취득할 의도가 없었음을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되도록 사건 초기, 특히 고소 전 단계에서 변호사를 선임하여 횡령 대상 금원의 법적 성격과 피해자와의 관계에서 본인의 법적 지위를 소명하고, 의도적으로 재산을 취득하려던 것이 아니었다는 점을 법리적 판단을 근거로 소명해야 합니다.

실무상 상당히 빈번하게 발생하는 범죄이지만, 그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다시 채워 넣으면 되겠지' 하는 안일한 마음으로 초기 대응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안타까운 경우가 많습니다. 재직 중인 회사로부터 이 죄의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면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서둘러 적극적인 방어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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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석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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