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066분 읽기

보험금 부당이득 반환 소송, 소장 받았을 때 대응법

이미 받은 보험금을 돌려달라는 소장이 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계약 유효와 약관 면책 판단이 갈린 대법원 사례를 토대로 답변서 제출 기한과 방어 포인트를 설명합니다.

'병원에서 보험 처리 다 된다고 해서 시술을 받았고, 보험사도 군말 없이 입금해줬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계약도 무효고, 이미 받은 수천만 원을 부당이득으로 돌려달라는 소장이 날아왔어요'

상담실에서 이 말씀을 하실 때, 대부분의 피보험자분들은 손이 떨릴 정도로 당혹스러워하십니다. 내 돈을 훔친 것도 아니고, 정상적으로 서류 제출해서 받은 보험금인데 왜 갑자기 돌려달라는 것인지. 정말 돌려줘야 한다면 그 큰 돈을 어떻게 갑자기 준비해야 하는지. 억울함과 두려움이 뒤섞인 그 표정을 저는 자주 마주합니다.

379회 시술, 수천만 원을 토해낼 위기에 몰렸던 실제 사례

최근 대법원에서 확정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사례를 하나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A 씨는 2016년 여름, 수술 1회당 30만 원의 질병수술비를 받는 보험에 가입했습니다. 약관에는 사마귀, 여드름, 탈모 같은 피부질환 수술은 지급하지 않는다는 면책조항이 들어있었습니다. A 씨는 이후 약 4년 간 여러 병원을 다니며 티눈, 굳은살 제거를 위한 냉동응고술을 무려 379회 받았고, 보험사는 그중 114회분에 대해 약 3,493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시술 횟수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나자 보험사는 추가 지급을 거절하면서, 한발 더 나아가 '처음부터 보험금을 노린 무효 계약(민법 제103조 위반)'이라며 소송을 제기했고, 이에 대해 1심 법원은 부정 취득 목적 입증이 부족하다며 계약이 유효하다고 판결했고, 그대로 확정됐죠.

하지만 이후 A씨가 다시 보험금 청구를 시도하자 보험사는 반소를 걸어 다시 '이미 준 돈을 돌려달라'고 맞섰습니다.

대법원이 '계약은 유효, 하지만 돈은 돌려주라'고 한 이유

대법원의 판단은 두 개의 축을 정교하게 갈랐습니다.

첫째, 계약의 효력은 A 씨 편이었습니다. 앞선 확정판결에서 이미 계약이 유효라고 결론이 났다면, 그 뒤 시술을 더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전소 판결의 기판력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봤습니다. 보험사가 또 무효라고 우기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둘째, 그럼에도 이미 지급된 보험금은 돌려줘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티눈, 굳은살 냉동응고술은 약관상 지급 제외 대상인 피부질환에 해당하므로 계약이 유효하더라도 지급 대상이 아닌 시술에 나간 돈은 법률상 원인 없는 부당이득이라는 논리였습니다.

보험사가 처음에 순순히 입금했다는 사실이, 그 치료가 약관상 영원히 정당하다는 보증이 결코 아니라는 점입니다.

소장을 받으셨다면

먼저 계약 무효 주장과 약관 면책 주장을 분리해서 방어해야 합니다. 보험사는 심리적 압박을 위해 사기 계약이라는 제103조 카드를 앞세우는데, 가입 당시 부정 취득 목적이 없었음을 진료 경위, 소득, 가입 정황으로 입증해 계약 자체는 무너지는 최악만은 막아야 합니다.

다음으로 치료의 의학적 필요성과 약관 문구의 모호성을 파고들어야 합니다. 단순 미용이 아니라 통증, 보행 장애 개선을 위한 필요 치료였음을, 그리고 약관 문언이 다의적이라면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으로 피보험자에게 유리하게 해석돼야 함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설령 면책 대상이 맞아 반환이 불가피하더라도, 선의로 수령해 이미 소비한 부분에 대해 반환 범위와 이자 부담을 다투는 실익이 남아 있습니다. 처음부터 전부를 포기할 그런 사건이 결코 아닙니다.

시간이 곧 방어선입니다

이 소송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설마 며칠 늦는다고 큰일 나겠어'라는 방심입니다. 소장을 송달받으면 30일 이내에 답변서를 내야 하고, 이 기간을 놓치면 자백간주로 무변론 패소할 수 있습니다. 이후 진료기록 감정과 변론기일을 거쳐 판결이 나오며, 불복하려면 판결문을 받은 날부터 2주 이내에 항소해야 하죠. 만약 이 기간을 넘기면 수천만 원 반환이 그대로 확정되고, 강제집행 단계로 넘어가게 됩니다.

상담을 오실 때는 보험증권과 약관 사본, 받으신 소장, 그동안의 진료기록과 진단서, 보험금 지급 내역을 챙겨 오시면 됩니다. 그 자료만으로도 계약 무효를 다툴 여지가 있는지, 면책 적용이 정당한지, 반환 범위를 줄일 수 있는 길이 있는지 초기 진단이 가능합니다.

'병원에서 다 실비 처리 된다고 했어요', '보험사에서도 처음에 군말 없이 입금해 줬는데요' 상담실에서 가장 자주 듣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번 대법원 판결이 남긴 가장 무서운 실무적 교훈은 '보험사가 처음에 보험금을 지급했다고 해서, 그 치료가 약관상 영원히 정당한 치료로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라는 점입니다. 오진이나 과잉 진료, 혹은 약관상 면책 대상인 치료를 반복해서 받고 보험금을 청구할 경우, 수년이 지난 뒤 이미 받은 보험금 반환 소송이라는 커다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죠.

만약 보험사로부터 소장을 받으셨거나 이미 수령한 보험금에 대한 반환 압박을 받고 계신다면, 혼자서 대응하려 하지 마시고 조속히 변호사를 찾아 약관 해석의 적정성과 기판력 유무를 정확히 진단받으시길 권해드립니다. 초기에 정교한 법리적 뼈대를 세우는 것만이 억울하게 수천만 원을 토해내는 비극을 막는 유일한 길이라는 점을 꼭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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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윤석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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