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간자소송은 배우자가 있음에도 다른 사람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을 때, 이 사실을 알게 된 상대 배우자가 받은 고통을 위자료로 배상하게 하는 민사소송입니다. 배우자의 외도를 알았을 때 곧바로 이혼을 결정하지 않더라도, 불륜 상대인 상간자에게만 위자료를 요구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런데 반대로 내가 상간자소송의 피고가 되어 몇천만원의 위자료를 요구하는 소장을 송달받는다면 어떨까요? 소송에 휘말렸다는 사실 자체가 큰 부담인 데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주변에 터놓고 상담하기도 어려울 것입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상황별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자세히 안내드리겠습니다.
불륜을 한 적이 없는데 억울한 상황이라면
외도를 저지른 사실이 애초에 없는데도 뜻밖의 오해로 상간자로 지목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업무상 알게 된 이성 거래처 담당자에게 식사를 대접하거나 상사와 티타임을 겸한 면담을 진행한 경우 등에서, 상대방의 배우자가 '바람을 피운다'고 오해하여 소송을 제기하는 것입니다. 느닷없이 소장을 받으면 크게 놀라고 당황스럽겠지만, 원고 쪽은 효력 있는 증거도 없이 막무가내로 주장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므로 지나치게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내가 떳떳하니까'라는 이유로 소장을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어떤 민사소송이든 피고로 지목되었다면 30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해야 하며, 제출하지 않으면 원고가 청구한 내용을 자백한 것으로 간주되어 변론 없이 원고가 승소하게 됩니다. 따라서 답변서를 통해 원고의 배우자와는 거래처 또는 상사와 부하직원 사이일 뿐 업무적인 대화 외에 개인적인 만남이 없었음을 주장하고, 증거나 주변인의 증언을 모아 제출하면 됩니다.
상대가 기혼인 줄 몰랐다면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일상에서 우연히 만나 연인 관계로 발전했는데, 상대가 이미 다른 사람과 결혼한 상태라는 사실을 소장을 받기 전까지 전혀 몰랐을 수 있습니다. 상간자소송은 피고가 외도라는 불법행위를 했기에 그 피해를 위자료로 보상하라는 소송입니다. 따라서 애인이 알고 보니 유부남, 유부녀였더라도 내가 이 사실을 전혀 몰랐다면 불법행위가 성립하지 않아 위자료를 배상할 책임이 없습니다. 오히려 결혼 사실을 숨기고 나와 연인 관계를 맺은 애인에게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애인의 기혼 사실을 몰랐다는 점은 내가 입증해야 합니다. 연인과의 카카오톡 대화내역 등을 제출하여, 언제쯤 결혼하자고 했다거나 연애 초기에 싱글임을 주장했다는 사실 등을 입증해야 합니다.
만남 자체는 사실이라면 최대한의 방어를
배우자와의 사이는 이미 틀어질 대로 틀어졌고 곧 이혼할 것이라는 말을 믿고, 기혼 상태의 상대와 연인 관계를 유지한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앞의 두 경우처럼 소송 자체를 기각시키기는 어렵습니다. 상대가 어떤 말을 했든 어떤 사정이 있든, 애인이 결혼한 사실을 알면서 만남을 가졌다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이때는 상간 행위 자체는 인정하되, 나와의 만남이 부부 사이가 틀어진 주된 원인이 아니라는 점을 주장하여 위자료 감액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외도는 사실이라 하더라도 혼인 파탄은 나로 인해 생긴 것이 아니며 이전부터 존재해 왔으므로, 이를 모두 나에게 책임지게 하는 것은 다소 부당하다는 논리를 펼치는 것입니다.
그러나 상대 부부의 사이가 크게 나쁘지 않았는데도 나와 외도를 했고, 이를 알고도 관계를 지속했다면 피고에게 상당히 불리한 정황이 됩니다. 결혼 사실을 알면서도 외도를 했다는 것은 고의성이 있었다는 뜻이고, 상대와 배우자의 사이가 그간 괜찮았다면 상대의 배우자가 혼인 파탄의 책임이 나에게 있음을 주장하며 상당한 증거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때는 시간 소모를 최대한 줄이고 합리적인 범위에서 위자료를 책정받거나, 진심 어린 반성과 사과를 전하며 조심스럽게 합의를 시도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합의를 시도할 때는 위자료로 청구할 수 있는 금액에 준하는 수준은 제시해야 합니다. 터무니없이 낮은 금액을 제시하면 오히려 원고인 상대 배우자를 화나게 해 '긁어 부스럼'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대응이 있습니다. 원고에게 '당신이 이러니까 나랑 바람이 났다'며 원고를 비난하거나 모욕하는 것입니다. 이 사실을 원고 측이 재판에 제출하면, 재판부는 고의로 불륜을 저지르고도 반성은커녕 원고에게 2차 가해까지 했다고 판단하여 더 높은 위자료를 책정할 수 있습니다.
어떤 경우든 적절한 대응이 중요합니다
소송의 피고가 되는 것은 살면서 흔한 경험이 아니고, 적절한 대응을 제때 하지 못하면 억울한 상황이 생기기 쉽습니다. 혼란스러운 마음에 잘못된 판단을 내려 상황이 더 나빠지는 일을 막으려면, 이런 사건에 능통한 변호사를 찾아 도움을 받아 대응하는 편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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