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안전해야 할 공간인 집에서 배우자의 폭력 때문에 매 순간 가슴을 졸여야 한다면,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처럼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신체적 폭력이든 정서적 폭력이든, 가정 내에서 장기간 이어지는 폭력은 피해자의 삶을 고통으로 채웁니다.
그래서 가정폭력의 가장 좋은 해결책은 최대한 빨리 가해자로부터 벗어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피해자가 집을 나가더라도 법적인 가족 관계는 유지되기 때문에, 가해자가 어렵지 않게 피해자의 새로운 주소지를 알아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편의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아내가 어린 자녀를 데리고 집을 나와 몇 년 동안 숨어 지내다가도, 자녀의 입학 등과 관련해 새로운 동네에 전입신고를 하면서 남편에게 현재 사는 곳을 들킬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가정폭력의 그림자에서 완전히 벗어나려면 가해자와 법적인 관계를 정리해 완전한 '남'이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모 자식 사이에서 폭력이 벌어진다면 관계 정리가 어려울 수 있지만, 배우자로 인한 가정폭력이라면 이혼을 통해 법적 혼인 관계를 끊어낼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얻고자 법무법인 정음 사무실을 찾아주시는 분들도 많은데요, 이번 글에서는 배우자의 가정폭력과 관련된 접근금지 및 이혼소송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배우자의 가정폭력, 이혼사유가 될까?
A씨는 남편 B씨로부터 오랜 시간 가정폭력을 당했습니다. B씨는 결혼 전까지만 해도 세상에 둘도 없을 다정한 남편의 모습으로 A씨에게 행복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혼인신고가 이뤄지자마자 태도를 완전히 바꾸었습니다.
A씨에게 욕설을 퍼붓는 것은 기본이고, A씨의 표정이나 목소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주먹질과 발길질을 하기도 했습니다. 술을 마신 날이면 협탁이나 전기포트 같은 물건을 A씨를 향해 던졌고, 이에 맞은 A씨가 통원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도 종종 벌어졌습니다.
5년간 이런 폭력이 꾸준히 이어졌다면, A씨는 가정폭력을 사유로 이혼할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혼이 가능합니다.
가정폭력 가해자들은 피해자 측이 협의이혼이나 조정이혼을 요구해도 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히려 '네까짓 게 이혼을 하려고 하느냐'며 더 큰 폭력을 휘두르기도 합니다.
그래서 법원의 판결로 이혼하는 재판이혼 방식을 택해야 합니다. 재판이혼은 민법에서 정한 사유 중 하나 이상에 해당한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재판상 이혼사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민법 제840조(재판상 이혼원인) 부부의 일방은 다음 각호의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가정법원에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
1. 배우자에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
2.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
3.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4. 자기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5.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아니한 때
6.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
가정폭력은 3호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에 해당하므로 충분히 이혼소송 절차를 밟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다음 세 가지를 구체적으로 입증할 수 있도록 준비하셔야 합니다.
가해자 측이 '가정폭력이 있었던 적이 없다'거나 '사소한 부부싸움이었을 뿐'이라고 주장하며 책임을 피하고 이혼을 막으려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가정폭력 이혼소송을 진행하기 전에 반드시 변호사와 상의해 입증 전략을 미리 세워두시기 바랍니다.
가정폭력은 폭행, 욕설, 폭언, 성적 폭력까지 넓게 인정됩니다. 다양한 각도에서 입증 자료를 확보하면 재판부를 더 확실히 설득할 수 있고, 보다 빠르게 이혼을 이루어 '진짜 자유와 안전'을 되찾으실 수 있습니다.
이혼소송과 함께 취해야 할 가정폭력 접근금지 조치
이혼소송이 시작되면 이혼을 원하는 피해자 측이 원고가 되어 피고인 가해자 측에 소장을 보내게 됩니다. 소장을 받은 가해자는 피해자가 이혼소송을 제기했다는 사실에 격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자칫 잘못하면 피해자에 대한 스토킹이나 보복 행위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미리 조치를 취해 두어야 합니다.
가정폭력처벌법에 따르면 범죄가 재발할 우려가 있거나 피해자 보호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접근금지 등의 조치가 이뤄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피해자 측은 담당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가정폭력 사건 신고 등을 진행하고, 임시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대응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가정폭력처벌법상의 임시조치
1. 피해자 또는 가정구성원의 주거 또는 점유하는 방실(房室)로부터의 퇴거 등 격리
2. 피해자 또는 가정구성원이나 그 주거ㆍ직장 등에서 100미터 이내의 접근 금지
3. 피해자 또는 가정구성원에 대한 「전기통신기본법」 제2조제1호의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 금지
4. 의료기관이나 그 밖의 요양소에의 위탁
5. 국가경찰관서의 유치장 또는 구치소에의 유치
6. 상담소등에의 상담위탁
이런 임시조치가 이뤄지면 피해자는 한층 안전한 상태에서 마음 놓고 이혼소송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임시조치가 이뤄졌다고 해서 이혼소송에서도 반드시 유리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유의하셔야 합니다.
법원의 접근금지 명령을 받아냈더라도, 이혼소송은 1심에 이어 2심까지 지지부진하게 길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은 물론, 피해자 측이 느끼는 심리적 불안과 압박도 심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가장 유리한 결과로 사안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가정폭력 이혼소송과 접근금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상담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입증자료 확보 가능성과 소송 타이밍 등을 모두 고려해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방향으로 조치를 취해 나가야 하므로, 현재 상황을 신중하게 검토하시면서 해결 방안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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