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266분 읽기

단톡방 상사 험담 명예훼손 고소, 공연성 판단 기준

회사 단톡방에서 상사 험담을 했다가 명예훼손 출석 요구를 받았다면 대화방 인원과 관계에 따른 전파가능성, 사실적시 여부, 형법 310조 위법성 조각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퇴근길에 동료 세 명과 있던 단톡방에서 팀장 험담을 몇 줄 적었는데, 그 캡처가 팀장 손에 들어가고 며칠 뒤 경찰서에서 명예훼손으로 출석 요구를 받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그 대화방의 인원수와 구성원들 사이의 관계입니다. 명예훼손이 성립하려면 공연성이 있어야 하고, 실무에서 공연성은 참여 인원이 몇 명이었는지, 그 사람들이 내용을 밖으로 옮길 만한 관계였는지, 즉 전파가능성으로 갈립니다. 같은 문장을 썼어도 3인방이냐 40인 전체 공지방이냐에 따라 결론은 정반대로 나옵니다.

왜 사적인 방에서 한 말도 처벌 대상이 되는가

형법 제307조는 공연히 사실 또는 허위 사실을 적시해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를 처벌합니다. 카카오톡처럼 문자로 남는 매체는 정보통신망법 제70조가 적용될 수 있는데, 이 조항은 비방할 목적을 추가 요건으로 요구하는 대신 형이 더 무겁습니다. 사실을 적시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허위 사실이면 7년 이하까지 올라가죠.

여기서 '공연히'라는 뜻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하는데요, 단 한 사람에게 말했더라도 그 사람이 다시 퍼뜨릴 가능성이 있으면 공연성이 인정된다는 것이 확립된 법리입니다. 단톡방이 위험한 이유가 바로 여기 있는거죠. 말은 사라지지만 채팅은 캡처로 남아서 퍼뜨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명예훼손의 결론이 갈리는 실제 경계선

이해를 돕기 위해 각색한 실제 두 사례를 비교해서 설명드려보겠습니다.

1. 입사 동기 3명만 있는 방에서 '그 부장 지난달 법인카드로 가족 외식했다더라'라고 썼습니다. 이 방은 3년간 유지된 동기방이었고, 서로 이직, 연애, 연봉까지 공유하는 관계였죠. 그런데 그중 한 명이 부장에게 잘 보이려고 캡처를 넘겼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혐의없음이었습니다. 방 인원이 소수이고, 구성원들이 서로 비밀을 지켜온 폐쇄적 관계라는 점, A 씨가 외부 유출을 예상할 만한 사정이 없었다는 점을 소명했기 때문이죠. 실제 유출은 있었지만 이 유출은 예외적 배신이었을 뿐, 전파가능성은 발언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2. 같은 팀 12명 방, 그 중 절반은 얼굴만 아는 타 파트 인원이었습니다. B 씨는 '과장님 사내연애 상대가 협력업체 직원'이라고 썼습니다. 이 분은 벌금형이 나왔습니다. 12명 중 상당수가 사적 친분이 없는 업무상 관계였고, 그런 방에서는 내용이 밖으로 나가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기 때문이죠. 게다가 사생활 영역이라 명예훼손의 정도도 무거웠습니다.

결국, 명예훼손의 경계선은 인원 수 자체가 아니라 '이 사람들이 내 말을 옮기지 않으리라고 기대할 만한 관계였는가'입니다. 5명이어도 서로 데면데면하면 위험하고, 8명이어도 십수 년 된 사조직이면 방어 여지가 생깁니다.

사실을 말했느냐, 감정을 말했느냐가 두 번째 분기점

명예훼손은 구체적 사실의 적시를 전제로 합니다. 증거로 참과 거짓을 가릴 수 있는 진술이어야 하죠.

· '팀장 진짜 무능하다, 같이 일하기 싫다' → 주관적 평가입니다. 사실적시가 아니므로 명예훼손은 어렵고, 표현이 심하면 모욕죄로 검토됩니다.

· '팀장이 지난주 회의비 30만 원 개인 계좌로 돌렸다' → 검증 가능한 사실입니다. 명예훼손 영역이죠.

· '팀장 저러다 잘리겠다' → 예측, 의견에 가깝긴 하지만, 앞뒤 맥락에 구체적 비위 사실이 붙어 있다면 전체가 사실적시로 묶일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무너지는 지점이 바로 이 마지막 부분입니다. 의뢰인들은 '저는 욕만 했지 사실을 말한 게 아니에요'라고 하시는데, 대화 전체를 출력해보면 앞 메시지에 구체적 정황이 깔려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사기관은 문장 하나가 아니라 대화 흐름 전체를 보기 때문에, 앞뒤 맥락에 구체적 비위 사실이 붙어 있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적시한 내용이 진실이고,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다면 형법 310조로 위법성이 조각됩니다. 직장 내 갑질이나 회계 비리를 공론화한 경우, 이 조항이 실질적인 방어선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사생활 연애, 가정사는 공공의 이익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고소장을 받았다면 순서대로 이것부터

1. 대화방 전체를 통째로 저장하세요.

문제 된 캡처만 남기면 상대방이 유리한 부분만 잘라낸 버전이 그대로 증거가 됩니다. 카카오톡 대화 내보내기로 전체 텍스트를 확보하세요.

2. 방 구성원 명단과 각자와의 관계를 표로 정리하세요.

이름, 소속, 알게 된 시기, 사적 교류 정도를 표로 정리해두세요. 공연성 다툼의 핵심 자료가 됩니다.

3. 발언의 배경 사실을 뒷받침할 자료를 모으세요.

실제 갑질이 있었다면 그 근거가 제310조 주장의 토대가 됩니다.

4. 출석 전에 진술 방향을 정하세요.

명예훼손은 첫 조서에서 사실상 결론이 정해집니다.

5. 합의 가능성을 초기에 타진하세요.

명예훼손은 반의사불벌죄이므로, 처벌불원 의사가 있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혼자 조사를 받으러 갔다가 실수하는 지점

가장 흔한 실수는 '제가 쓴 건 맞습니다'라고 인정만 하고, 공연성 다툼을 놓치는 것입니다. 작성 사실은 캡처로 어차피 드러납니다. 하지만 방의 폐쇄성과 관계 구조는 피의자가 적극적으로 소명하지 않으면 기록에 남지 않죠.

상담을 오실 때엔 대화 내보내기를 통한 전체 파일, 고소장이나 출석요구서, 방 구성원 명단, 그리고 그 발언을 하게 된 경위를 시간순으로 적은 메모 한 장이면 충분합니다. 처음 30분이면 공연성으로 다툴 사건인지, 합의로 정리할 사건인지 방향이 잡힙니다. 밤새 본인이 썼던 문장을 곱씹고 계신다면, 그 문장이 놓였던 대화방의 구조부터 정리해보시기 바랍니다. 결론은 거기서 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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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윤석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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