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법 제268조(업무상과실ㆍ중과실 치사상)
업무상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사람을 사망이나 상해에 이르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업무와 관련해 발생하는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타인을 다치게 하거나 사망하게 했다면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는 여러 상황에서 인정되고 있지만, 이번 글에서는 '요양원'에서 발생하는 사건을 중심으로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노인 인구 비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면서 요양원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정된 공간 안에서 소수의 직원과 다수의 환자가 함께 생활하다 보니, 뜻하지 않게 요양원 업무상과실치사 또는 과실치상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 경우 담당 직원과 요양원 측에 어떤 법적 책임이 발생할 수 있는지, 억울한 결과를 피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사망한 치매노인, 법원의 판결은?
A씨는 충청북도에서 요양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요양원에 입원한 치매환자 B씨가 2층 샤워실 창문 밖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벌어지면서 법적 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B씨가 샤워실을 이용하는 동안 요양보호사 C씨가 내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샤워실 문을 잠갔고, 치매를 앓고 있던 B씨는 마땅한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한 채 창문을 통해 밖으로 나오려다 추락하고 말았습니다.
법원은 요양보호사 C씨는 물론 요양원 운영자 A씨까지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피해자 B씨에 대해 관찰과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A씨와 C씨 모두 알고 있었고, 샤워실 잠금장치와 관련한 주의의무 역시 두 사람 모두에게 있었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요양원 운영자 A씨가 샤워실 출입문과 관련한 관리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은 점, 요양보호사 C씨가 내부를 확인하지 않고 문을 잠근 점이 B씨 사망의 원인이 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A씨와 C씨에게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각각 벌금 500만 원이 선고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사건은 상당히 흔하게 발생합니다. 요양원 내에서 예상치 못한 사고로 환자가 사망하면서 운영자나 직원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받게 되는 것입니다.
법원은 요양원 운영자가 △내부 시설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거나, △직원들의 업무 지침을 확실히 하지 않았거나, △직원을 충분히 채용하지 않아 환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면 운영자 역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피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위 사례에서는 운영자 A씨가 샤워실 잠금장치 관련 시설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혐의가 인정되었습니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화장실 내부에 미끄럼 방지 타일을 설치하지 않았거나 추락 위험이 있는 창문의 개폐 장치를 관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죄 판결이 내려진 바 있습니다.
따라서 요양원 내 사고로 운영자의 법적 책임이 문제가 되는 상황이라면, 운영자는 그동안 시설 관리, 규정 확인, 채용 등의 업무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입증해 혐의를 벗어야 합니다.
쉽게 말해 '요양원 운영자로서 기울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충분히 다했음에도 예상치 못한 범위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을 주장할 수 있도록 입장 소명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이는 요양보호사 등 직원도 마찬가지입니다. 해당 환자를 직접 돌보는 담당자로서 환자에 대한 주의의무를 다했다는 점을 입증해야 환자의 부상이나 사망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있습니다.
요양원 업무상과실치사 및 과실치상, 혐의가 인정될 경우
앞에서 본 것처럼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가 인정되면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선고될 수 있습니다. 아주 무거운 수준의 처벌은 아니며, 실무적으로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그냥 벌금 내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형사 처벌은 가벼울지라도, 혐의가 인정되면서 따라오는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과 처벌 수위를 낮추기 위한 합의 절차는 결코 가볍게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가 인정되면 다치거나 사망한 환자의 가족이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손해배상 금액은 형사 재판에서의 벌금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결정됩니다.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면하고 형사 처벌 수위를 낮추기 위해 환자 측과 합의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합의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합의금 역시 민사상 손해배상금과 비슷한 수준으로 정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요양원 운영자나 담당 직원으로서 억울한 부분이 있다면 담당 변호사를 통해 그 내용이 반드시 재판 과정에서 주장될 수 있도록 조처해야 합니다. 어영부영 대응하거나 감정적으로 대처하다가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법적 책임을 떠안게 될 위험이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 운영자가 요양원 관리에 상당히 소홀했거나 담당 직원이 환자를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면, 억울함을 주장하기보다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윤리적인 측면뿐 아니라 재판에서의 유불리를 따져 보더라도, 잘못을 반성하고 환자 측에 진심으로 사과하는 태도를 보이는 편이 좋습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억울한 부분이 있다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재판에서는 형사 절차를 통해 주장하고 입증한 만큼만 반영되고 참작되기 때문에, 요양원 내부 사고와 관련해 책임을 덜 수 있는 요소가 있다면 이를 중심으로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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