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07분 읽기

혼인취소소송 vs 혼인무효소송, 조건·차이점·청구 기간 총정리

혼인신고 후 배우자의 불임·병력·사기 사실을 알았다면 혼인취소와 혼인무효 중 무엇을 택해야 할까요? 두 소송의 사유와 차이점, 제척기간을 정리했습니다.

혼인신고하고 나서 보니까 남편이 불임이라고 합니다. 결혼을 없던 일로 할 수 있을까요?

결혼을 흔히 인륜지대사라고 합니다. 어떤 배우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앞으로 인생의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에, 배우자를 고를 때 여러 가지 조건을 따져보게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때의 '조건'은 외모나 재력, 학력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요소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상대방의 인격적 됨됨이, 삶의 방식, 인간관계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포함하는 넓은 개념입니다. 여기에 안정적으로 결혼생활을 해 나갈 수 있을 정도의 건강 등도 배우자를 택하는 조건에 포함될 수 있겠죠.

이렇게 여러 요소를 고려해 결혼을 결정하고 혼인신고까지 마치면 '법적 부부'가 됩니다. 그런데 혼인신고를 마친 뒤에 배우자가 갑자기 고백할 것이 있다며 예상치 못했던 무거운 내용을 털어놓는다면 어떨까요?

위의 예시처럼 사실 자신이 자녀를 낳을 수 없는 몸이라거나, 중대한 기저질환이 있다거나, 심각한 범죄로 교도소에 수감되었던 적이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면 무척 당황스러울 것입니다.

이럴 때 고려하실 수 있는 것이 혼인취소소송입니다. 혼인취소소송은 이미 이뤄진 법률혼을 취소하는 절차입니다. 혼인이 취소된 것으로 기록에 남기 때문에 이혼과는 다릅니다. 하지만 혼인 자체를 없던 일로 만들어 혼인 기록조차 남지 않게 하는 혼인무효와도 다르다는 점을 유념하셔야 합니다.

법무법인 정음의 이번 포스팅에서는 혼인취소소송과 혼인무효소송의 조건과 차이점을 비교하면서, 현재 여러분의 상황에서는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혼인취소소송

혼인취소소송에 대해서는 민법에서 아래와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혼인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의 경우에는 법원에 그 취소를 청구할 수 있다.

1. 혼인이 제807조 내지 제809조 또는 제810조의 규정에 위반한 때

2. 혼인당시 당사자 일방에 부부생활을 계속할 수 없는 악질 기타 중대사유있음을 알지 못한 때

3. 사기 또는 강박으로 인하여 혼인의 의사표시를 한 때

쉽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은 경우 소송을 통해 혼인을 취소하실 수 있습니다.

  • 만 18세 미만인 사람이 혼인했을 때
  • 미성년자가 부모 동의 없이 혼인했을 때
  • 6촌 이내의 양부모계 혈족이었던 자와 4촌 이내의 양부모계 인척이었던 자가 혼인했을 때
  • 혼인 당시 상대방에게 혼인을 하기 어려운 중대사유가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을 때
  • 사기나 강박으로 혼인하게 되었을 때
  • 이 가운데 법정 다툼에서 주로 쟁점이 되는 것은 뒤의 두 가지입니다.

    혼인신고 당시 상대방이 불임 사실이나 병력 등 혼인생활을 유지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치는 사실을 숨겼다면, 이를 입증하면서 혼인취소를 요구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상대방은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항변하거나 '이미 예전에 말한 적이 있다'고 응수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해당 내용이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요소인지, 상대방이 사전에 고지한 적이 있는지를 두고 분쟁이 치열하게 이어질 수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대응을 준비하셔야 합니다.

    사기로 혼인하게 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좋은 대학을 나와 대기업에 재직 중인 사람이라고 생각해 혼인신고까지 했는데, 알고 보니 대학에 입학한 적도 없고 인터넷 도박이나 사채로 데이트 비용을 충당해 온 사람이었다면 '사기결혼'임을 주장하며 혼인 취소를 요구하실 수 있습니다.

    이때도 상대방이 '실질적으로 대기업 직원과 다르지 않은 수준의 돈을 가져다주었으니 문제가 없다'며 혼인 취소를 막으려 할 수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입장을 소명하며 법원을 설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혼인취소가 이뤄지면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혼인이 취소되었다'는 기록이 남습니다. 혼인신고를 했던 사실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므로 유의하셔야 합니다.

    또한 취소 사유를 알게 된 날로부터 6개월 또는 3개월 안에 취소 절차를 밟으셔야 합니다. 혼인을 유지하기 어려운 중대사유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6개월, 사기나 강박에서 벗어난 때로부터 3개월이 지나면, 아무리 중대한 문제가 있었더라도 혼인취소소송을 진행하기 어렵습니다. 이 기간을 정확히 확인해 두시기 바랍니다.

    혼인무효소송

    혼인무효는 혼인신고 자체를 없던 일로 되돌리는 것입니다. 배우자가 주요 사실을 숨겼다거나 사기결혼이 이뤄졌다는 사실만으로는 혼인무효소송이 어렵습니다.

    혼인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의 경우에는 무효로 한다.

    1. 당사자간에 혼인의 합의가 없는 때

    2. 혼인이 제809조제1항의 규정을 위반한 때

    3. 당사자간에 직계인척관계가 있거나 있었던 때

    4. 당사자간에 양부모계의 직계혈족관계가 있었던 때

    혼인무효 관련 규정은 대부분 부부 사이에 가까운 혈족관계가 있을 때 적용됩니다. 당사자 간 8촌 이내의 혈족관계가 있거나, 직계인척 관계가 있거나, 양부모 쪽으로 직계혈족 관계가 있다면 그 혼인은 무효가 됩니다. 또한 당사자 간 혼인의 합의가 없을 때도 혼인무효가 가능한데, 법정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대부분 이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A씨가 한국어를 전혀 읽고 쓸 수 없는 외국인 B씨에게 '취업에 꼭 필요한 서류'라고 설명하며 혼인신고서에 서명하도록 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때 B씨에게 혼인의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A씨와 B씨 사이에 혼인의 합의가 이뤄졌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B씨 측에서는 이 사실을 입증하며 혼인무효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혼인무효소송은 당사자가 무효의 원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1년이 되기 전에 소송 절차를 밟으셔야 합니다. 혼인취소소송과 마찬가지로 이 기간이 지나면 법적으로 권리를 구제받기 어려우므로 각별히 주의하셔야 합니다.

    소송 준비 시 유의할 점

    혼인취소소송이나 혼인무효소송에서는 두 사람 사이에 오간 대화나 혼인신고 당시의 상황 등을 바탕으로 입증이 이뤄집니다.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요소가 많다 보니 시간이 갈수록 소송에서의 대립이 점점 첨예해지기 쉽습니다. 이를 막고 최대한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려면, 소송 준비 단계에서 법률과 판례를 바탕으로 전략을 확실히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혼인취소나 무효가 인정되면 이와 관련해 상대방에게 손해배상금을 청구하거나 재산분할을 요구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러한 점까지 다각도로 검토하시면서 가장 유리한 방향으로 분쟁을 이끌어 가시길 바랍니다.

    법무법인 정음 천안사무소에서는 담당 변호사가 직접 상담합니다. 법률 상담이나 문의가 있으시면 아래 전화번호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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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

    강윤석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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