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259분 읽기

요양원 욕창 손해배상, 시설 책임이 인정되는 조건과 기록 확보 방법

요양원에서 생긴 욕창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는 예방·발견·통지 과정에 달려 있습니다. 책임 판단 기준과 CCTV·간호기록 확보, 합의서 서명 전 유의점을 정리했습니다.

면회 날 기저귀를 갈아 드리다 어머니 엉덩이에서 손바닥만 한 상처를 보았다면, '그동안 아무도 몰랐나' 하는 물음부터 떠오릅니다. 요양원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는 욕창이 생겼다는 사실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시설이 위험을 알 수 있었는지, 그에 맞게 돌봤는지, 상처를 발견한 뒤 제때 알리고 진료로 이었는지가 결론을 가릅니다. 그 답은 대부분 시설이 쓴 기록 안에 있습니다.

요양원에 계신 어머니 엉덩이에 큰 욕창이 생겼습니다. 요양원에 책임을 물을 수 있나요?

Q. 욕창이 생긴 것만으로 요양원 책임 아닌가요

욕창이 생긴 것 자체는 과실의 증거가 아닙니다. 누워 지내는 고령자는 제대로 돌봐도 욕창이 생길 수 있어, 법원은 결과만으로 책임을 지우지 않습니다. 따지는 것은 시설이 해야 할 일을 했느냐입니다.

시설이 해야 할 일의 근거는 입소계약입니다. 법원은 장기요양급여 계약에 입소자를 다치지 않게 보호할 의무가 들어 있다고 봅니다. 이를 어기면 민법 제390조의 채무불이행, 곧 계약상 의무를 어긴 책임이 인정됩니다. 같은 행위는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가 되기도 하며, 요양보호사 개인의 잘못은 민법 제756조에 따라 운영자에게 물을 수 있습니다.

법원이 보는 첫 번째 물음은 예방입니다. 체위변경(누운 자세를 주기적으로 바꿔 드리는 일), 피부 관찰, 에어매트리스 사용 같은 조치가 어머니의 위험 정도에 맞았는지를 봅니다. 간호 실무에서는 스스로 몸을 돌리지 못하는 분의 체위변경 간격으로 2시간이 흔히 기준으로 쓰입니다.

두 번째 물음은 발견입니다. 욕창은 피부가 붉어지는 1단계부터 근육이나 뼈가 드러나는 4단계까지 나뉩니다. 처음 확인된 상처가 이미 3·4단계였다면 앞 단계의 변화를 왜 놓쳤는지, 발견 뒤 언제 보호자에게 알리고 진료로 연결했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엉덩이처럼 기저귀를 갈 때마다 보이는 부위라면 더 그렇습니다.

결국 묻는 것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입니다.

욕창이 생겼다는 사실보다, 시설이 예방하고 발견하고 알렸는지가 책임을 가릅니다.

Q. 원래 못 걸으셔서 어쩔 수 없었다더라고요

욕창 위험이 높은 분일수록 시설의 의무는 가벼워지지 않고 무거워집니다. 스스로 몸을 돌리지 못하는 분은 자세 바꾸는 일을 전부 시설의 손에 맡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설은 입소 때 장기요양등급과 신체 상태를 확인하고 어머니를 받았습니다.

많은 시설이 입소 때와 그 뒤 정기적으로 욕창 위험도를 평가해 기록합니다. 위험이 높다고 적어 놓고 그만큼 돌보지 않았다면 그 평가표는 오히려 시설에 불리한 자료가 됩니다.

다만 어머니의 지병이 아무 의미도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당뇨, 심한 영양 결핍, 말기 질환처럼 상처가 잘 생기고 더디 낫는 사정은 시설의 잘못이 인정되더라도 배상액을 줄이는 사유가 됩니다. 이를 책임제한이라 하며, 법원은 지병의 정도와 시설 잘못의 크기를 함께 보고 시설이 부담할 비율을 사안마다 정합니다.

경계선은 기록이 그리는 장면입니다. 지병이 무거웠어도 체위변경과 관찰을 꾸준히 하고 초기 변화를 곧바로 진료로 연결한 기록이 있다면, 법원은 막기 어려운 욕창이었다고 보아 책임을 부정할 수 있습니다. 기록에 긴 공백이 있다면 지병은 감액 사유에 그칩니다.

이 설명은 욕창이 요양원에서 생기거나 깊어졌다는 전제에 서 있습니다. 병원 입원 중 시작된 욕창이면 상대가 병원으로 바뀌고, 입소 전부터 있던 욕창이면 질문이 '왜 더 깊어졌나'로 옮겨 갑니다.

Q. 기록은 다 요양원 손에 있잖아요

기록은 시설에 있지만 시설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자료가 아닙니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35조는 장기요양기관에 급여 제공 자료를 기록·관리할 의무를 지우고 거짓 작성을 금지합니다. 체위변경을 했다면 그 기록도 남아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면회 때 상처를 보고 휴대폰으로 사진부터 찍어 두셨다면, 그 사진에는 촬영 날짜가 남아 있습니다. 이 사진과 날짜별로 맞춰 볼 자료는 크게 세 가지이고, 아직 하나도 손에 없어도 상담은 시작됩니다.

1) 급여제공기록지와 간호기록. 체위변경과 피부 상태가 여기에 적힙니다. 어머니 본인의 개인정보이므로 개인정보 보호법 제35조로 열람을 청구할 수 있고, 시설은 청구를 받은 날부터 10일 안에 열람하게 해야 합니다.

2) CCTV 영상. 2023년 6월부터 시설급여를 제공하는 장기요양기관에 설치가 의무화되었고, 60일 이상 보관해야 합니다. 설치 예외가 있어 모든 시설에 카메라가 있지는 않습니다.

3) 치료 병원의 진료기록. 욕창의 단계와 크기가 남습니다. 의료법 제21조에 따라 환자 본인이나 법이 정한 가족이 사본을 받을 수 있습니다.

기록이 빈칸 없이 채워져 있다면 거기서 끝일까요. 2시간마다 자세를 바꿨다는 기록 옆에 같은 자리의 4단계 욕창이 놓이면, 기록 자체를 의심할 이유가 생깁니다. 며칠 치가 같은 필체, 같은 시각으로 반복된다면 그 기록은 예방조치의 증거로 힘을 잃습니다.

기록이 빈칸 없이 채워져 있어도, 상처와 맞지 않는 기록은 증거로서 힘을 잃습니다.

기록 열람도, 손해배상 청구도 원칙적으로 어머니 본인의 권리이고, 자녀는 위임을 받아 대신합니다. 어머니가 치매 등으로 의사를 밝히기 어렵다면 위임이 성립하지 않아, 소송에서는 성년후견인이나 법원이 정한 특별대리인이 어머니를 대리해야 합니다. 시설이 거부하거나 기록이 바뀔 염려가 있으면 민사소송법 제375조의 증거보전으로 소송 전에 법원을 통해 확보할 수 있습니다.

Q. 요양병원이랑 다를 게 있나요

두 곳은 이름이 비슷하지만, 사고가 났을 때 다투는 틀은 다릅니다. 요양원은 노인복지법 제34조의 노인의료복지시설로, 요양보호사가 돌봄을 맡고 의사는 상주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요양원의 의무는 돌봄과 관찰, 그리고 의료가 필요한 순간을 알아보고 병원으로 연결하는 데 놓입니다.

요양병원은 의료법상 의료기관입니다. 의사가 상주하며 진료하므로 욕창이 생기면 진료와 간호가 적절했는지를 다투는 의료과실 사건이 됩니다. 요양병원 사고는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조정을 쓸 수 있지만, 요양원의 돌봄 사고는 원칙적으로 그 대상이 아닙니다.

이 차이 때문에 요양원에는 치료를 잘못했다고 따지기보다, 욕창의 첫 징후를 보고도 계약 의사에게 알리거나 병원으로 모시지 않았는지를 묻는 편이 사안에 맞습니다. 간판 글자 하나 차이로 다툴 대상이 이렇게 달라집니다.

Q. 치료비는 내준다며 확인서에 서명하라네요

상처가 드러나면 시설은 대개 치료비 부담을 먼저 제안하거나 배상책임보험으로 사건을 넘깁니다. 보험사 쪽 손해사정인이 과실과 금액을 따지는데, 그 계산은 주로 시설이 낸 기록에서 출발합니다. 기록을 받아 보기 전에는 제시된 숫자를 가늠할 근거가 없는 셈입니다.

서명을 요구받은 서류는 문구로 성격이 갈립니다. 치료비 정산 확인서와 '향후 어떠한 민·형사상 이의도 제기하지 않는다'는 문장이 든 합의서는 효과가 다릅니다. 뒤의 문장에 서명하면 나중에 위자료나 추가 치료비를 청구하는 길이 막힐 수 있습니다.

배상 항목은 이미 쓴 치료비, 앞으로 들 치료비, 늘어난 간병비, 어머니가 겪은 고통에 대한 위자료입니다. 재산상 손해에는 책임제한 비율이 적용되고, 위자료는 욕창의 깊이와 고통의 기간, 시설 잘못의 정도를 참작해 법원이 따로 정합니다. 욕창이 감염으로 번져 돌아가셨다면 사망과의 인과관계가 별도 쟁점이 됩니다.

Q. 치료부터 끝나고 따져도 될까요

소송은 서두르지 않아도 됩니다. 욕창이 아직 치료 중이라면 손해 규모가 정해지지 않았으니, 치료가 일단락된 뒤 청구하는 편이 낫습니다. 다만 기록 사본과 영상 보존 요청은 이 기다림에 들어가지 않으며, 전체 흐름은 대체로 이렇습니다.

1) 발견 후 1~2주: 병원 진료를 받고 기록 사본과 영상 보존을 요청합니다. 시설에 항의부터 하느라 이 요청을 미루는 일이 흔합니다.

2) 이후 1~3개월: 기록을 사진과 날짜별로 맞춰 본 뒤 시설이나 보험사와 협의합니다. 첫 제시액에 바로 서명하는 실수가 이때 몰립니다.

3) 협의가 결렬되면 소송입니다. 욕창 원인을 두고 의학 감정이 들어가면 1심만 1년을 넘기기 쉽고, 감정 없이 사진만으로는 '지병 탓'이라는 반론을 넘기 어렵습니다.

시효에는 여유가 있습니다. 불법행위로 청구하면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가 있었던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시효가 완성됩니다(민법 제766조). 계약 위반을 근거로 하면 더 길게 볼 여지도 있지만, 3년을 기준으로 잡으면 어긋나지 않습니다.

정리하면, 욕창 사건은 기록으로 다툽니다. 치료는 끝까지 받되, 기록 사본과 영상 보존 요청은 발견 직후에 해 두어야 합니다.

날짜가 가장 빠듯한 자료는 CCTV 영상입니다. 법이 정한 최소 보관기간 60일은 발견일이 아니라 영상이 찍힌 날부터 하루씩 흐릅니다. 그래서 상처가 생기기 전 몇 주의 장면은 이미 끝에 다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시설에 보존을 요청할 때 발견일 하나가 아니라 그보다 앞선 기간을 날짜로 적어 두면 됩니다.

041-568-1114

강

강윤석변호사

이혼/가사 · 형사 · 상속 · 민사충남법무법인 정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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