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5년 차에 시부모님이 아파트를 사 주셨고, 등기부에는 남편 이름만 올라 있습니다. 이혼 이야기가 나오면 가장 먼저 마음에 걸리는 재산이죠. 이런 집은 원칙적으로 남편의 특유재산이라 나누지 않습니다.
결혼 5년 차에 시부모님이 남편 명의로 아파트를 사 주셨습니다. 이혼하면 이 아파트는 제 몫으로 나눌 수 없나요?
다만 아내가 그 집을 지키거나 불리는 데 협력했다면 예외가 됩니다. 누가 사 줬느냐보다, 사 준 뒤 그 집에 부부의 돈과 시간이 얼마나 들어갔느냐가 결과를 정합니다.
시부모가 사 준 집은 남편 특유재산입니다
결혼 중 한쪽이 부모에게 증여받은 재산은 원칙적으로 재산분할 대상이 아닙니다. 민법 제839조의2 제2항은 가정법원이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의 액수'와 그 밖의 사정을 참작해 분할을 정하도록 합니다. 시부모 돈으로 산 집은 그 협력의 결과로 보기 어렵습니다. 판단은 여기서 출발합니다.
특유재산은 부부 중 한 사람이 결혼 전부터 가진 재산과 결혼 중 자기 이름으로 얻은 재산을 말합니다. 민법 제830조 제1항이 이렇게 정하고 있고, 결혼 중 부모에게 받은 증여나 상속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다만 재산분할에서는 등기 명의보다 그 재산을 무엇으로 마련했는지를 먼저 봅니다.
남편 이름으로 등기된 집이라도 부부 월급을 모아 샀다면 분할 대상입니다. 반대로 시부모가 대금을 모두 냈다면, 혼인 5년 차에 샀다는 사실만으로 공동재산이 되지는 않습니다. 언제 샀는지보다 어떤 돈으로 샀는지가 앞섭니다.
등기부가 보여 주는 것은 소유자와 근저당 같은 권리관계입니다. 집을 받은 뒤 대출을 누가 갚았고 수리비를 누가 냈는지는 통장과 영수증에 남습니다. 특유재산의 예외는 그 기록에서 시작합니다.
시부모가 사 준 집은 원칙적으로 남편의 특유재산입니다. 다만 아내가 그 집을 지키거나 불리는 데 협력했다면 분할 대상이 됩니다.
유지에 협력했다면 분할 대상이 됩니다
특유재산이라도 다른 배우자가 적극적으로 그 유지에 협력해 감소를 막았거나 증식에 협력했다면 분할 대상이 됩니다. 조문에 직접 적힌 문장은 아니고, 대법원이 일관되게 쓰는 판단 기준입니다. 법원은 그 집에 함께 살았느냐를 묻지 않습니다. 집의 가치를 지키는 데 무엇을 보탰느냐를 묻습니다.
협력은 주장하는 쪽이 자료로 보여야 인정받기 쉽습니다. 실무에서 근거로 자주 쓰이는 사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사와 육아도 협력에 들어갑니다. 아내가 살림과 아이를 맡은 덕에 남편이 일을 계속했고 그 소득으로 대출을 갚았다고 해 보죠. 법원은 그 상환에 아내의 몫도 섞여 있다고 보는 경우가 있거든요. 다만 집을 받은 뒤 함께 산 기간이 짧을수록 이 사정은 힘을 얻기 어렵습니다.
집의 출처는 시댁이어도, 그 뒤의 이력은 부부의 것일 수 있습니다.
분할 대상이어도 비율은 따로 정합니다
아파트가 분할 대상에 들어가도 곧바로 절반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먼저 나눌 재산의 범위를 정하고, 그다음 각자의 기여도에 따라 비율을 정합니다. 시부모가 낸 돈은 이 두 번째 단계에서 남편 쪽 사정으로 다시 반영됩니다.
숫자를 넣어 보면 이렇습니다. 시부모가 4억 원을 내고 남편 이름으로 2억 원을 대출받아 6억 원짜리 아파트를 샀다고 해 봅니다. 그 뒤 부부가 맞벌이 소득으로 대출 1억 5천만 원을 갚았고, 이혼할 때 시세는 9억 원, 남은 대출은 5천만 원입니다.
이 경우 대출을 함께 갚은 사실이 뚜렷해 아파트가 분할 대상에 들어갈 가능성이 큽니다. 시세 9억 원에서 남은 대출 5천만 원을 뺀 8억 5천만 원이 다른 재산과 함께 계산에 오릅니다. 그러나 4억 원이 시부모에게서 나왔다는 사정이 비율에 반영됩니다. 그래서 이 아파트에서 아내의 비율은 부부가 함께 모은 예금 같은 재산보다 낮게 잡히기 쉽습니다.
계산이 두 단계로 나뉜다는 점이 처음에는 낯설 수 있습니다.
시부모가 6억 원을 모두 내 대출이 없었다면 계산은 시작부터 다릅니다. 숫자로 드러나는 협력이 없으니 함께 산 기간과 가사·육아로 유지 협력을 보여야 합니다. 같은 아파트라도 돈이 들어간 경로에 따라 분할 대상 여부부터 달라집니다.
분할 대상에 들어가도 시부모가 낸 돈은 비율을 정할 때 남편 쪽 사정으로 다시 반영됩니다.
혼인 기간이 길수록 포함되기 쉽습니다
집을 받은 뒤 함께 산 기간이 길수록 유지 협력이 인정되기 쉽습니다. 5년 차에 받은 집에서 15년을 더 살았다면 그동안의 대출 상환과 관리, 가사 노동이 쌓입니다. 혼인 기간이 긴 부부의 이혼에서 특유재산이 분할 대상에 들어가는 일이 상대적으로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반대로 집을 받고 1~2년 만에 이혼한다면 결론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 짧은 기간에 아내의 협력으로 집값이 지켜졌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때는 아파트를 남편 몫으로 두고, 혼인 중 부부가 모은 예금이나 차량만 나누는 판단이 나오기 쉽습니다.
이 대목에서 지난 몇 년의 통장을 떠올리며 내가 보탠 돈이 있었는지 세어 보는 분이 많을 텐데요. 전업주부로 지내 그런 기록이 없다면 판단의 중심은 혼인 기간과 살림·육아의 분담으로 옮겨 갑니다. 같은 전업주부라도 집을 받고 3년 뒤 이혼하는 경우와 15년 뒤 이혼하는 경우의 결론은 다를 수 있습니다.
시세가 크게 오른 경우는 따로 보셔야 합니다. 시세 상승은 아내의 협력을 보여 주는 사정이 아닙니다. 아파트가 분할 대상에 들어간 뒤 가액을 정할 때 반영되는 숫자일 뿐입니다. 집값이 두 배가 됐다는 사실만으로 아내 몫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남편은 보통 특유재산이라고 주장합니다
이혼 소송에서 남편 쪽은 대개 아파트가 부모에게 받은 특유재산이라는 주장부터 꺼냅니다. 증여세 신고서나 시부모 계좌에서 잔금이 나간 이체 내역이 근거로 나옵니다. 이 자료는 집의 출처를 보여 줄 뿐입니다. 그 뒤 아내의 협력이 없었다는 증명은 되지 않습니다.
시부모가 직접 나서기도 합니다. '아들 이름만 빌려 둔 우리 집'이라거나 '사 준 게 아니라 빌려준 돈'이라는 식입니다. 법원은 누가 재산세를 냈는지, 누가 살았는지, 증여세 신고가 있었는지를 보고 그 말이 사실인지 따집니다. 증여세까지 신고해 둔 집을 두고 증여가 아니었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빌려준 돈이라는 주장은 남편에게 꼭 유리하지만은 않습니다. 그 말이 맞다면 집은 증여받은 재산이 아니라 빚을 내 산 재산이 됩니다. 부부가 그 빚을 함께 갚아야 했다면 공동재산 쪽으로 기웁니다. 그때는 시부모에게 진 빚도 분할 계산에서 빼는 채무로 다뤄질 수 있습니다.
위 설명은 시부모가 집값을 곧바로 치른 경우를 전제로 합니다. 시부모가 집 대신 현금을 줬고, 그 돈이 부부 통장에서 생활비, 저축과 섞인 뒤 몇 년 지나 집을 샀다면 사정이 다릅니다. 어느 돈이 시부모 돈인지 가려내기 어려우면 그 집은 부부가 함께 마련한 재산으로 보일 여지가 큽니다. 이때는 남편 단독명의라도 특유재산 주장이 잘 서지 않습니다.
이혼 후 2년 안에 청구해야 합니다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한 날부터 2년이 지나면 소멸합니다. 민법 제839조의2 제3항이 정한 기한이고, 제843조가 이 조문을 재판상 이혼에 준용하므로 재판상 이혼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협의이혼은 이혼신고를 한 날부터, 재판상 이혼은 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셉니다.
아직 이혼을 정하지 않았고 남편이 아파트를 팔거나 새로 담보를 잡힐 기미도 없다면, 지금 시세 감정을 받거나 처분을 막는 신청을 서두를 이유는 크지 않습니다. 재판상 이혼에서 나눌 재산과 그 가액은 원칙적으로 재판의 마지막 변론이 끝나는 무렵(사실심 변론종결 시)을 기준으로 정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매물로 내놓았다는 말이 들린다면, 재산분할청구권을 지키기 위한 처분금지가처분을 검토하는 단계로 넘어갑니다.
재산분할로 아파트 지분이나 정산금을 받으면 증여세는 붙지 않습니다. 부부가 함께 이룬 재산을 나누는 것이지 새로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반면 같은 아파트를 위자료 명목으로 넘기면 넘겨준 남편에게 양도소득세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합의서나 조정조서에 '재산분할'로 적느냐 '위자료'로 적느냐에 따라 세금이 달라집니다.
정리하면, 누가 사 줬느냐보다 사 준 뒤 부부의 돈과 시간이 그 집에 얼마나 들어갔느냐가 결과를 정합니다. 청구 기한은 이혼한 날부터 2년입니다.
생활비 통장 거래내역에서 매달 같은 날 빠져나가는 대출 원리금 줄을 찾아, 그 첫 달이 언제인지 보십시오. 그 줄이 집을 받은 무렵부터 이어져 있다면 대출을 함께 갚은 경우의 계산이 본인 사정에 가깝습니다. 그런 줄이 없고 대출이 남편 개인 계좌에서만 나갔거나 처음부터 없었다면, 함께 산 기간과 살림·육아로 협력을 따지는 설명을 본인의 경우로 읽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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