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경북 경산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관리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던 입주민이 불을 질러 주민 1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입주민은 아파트 관리비 내역과 지출 관련 서류의 공개 문제 등을 놓고 관리사무소 측과 오랫동안 갈등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산시가 앞서 실시한 감사에서도 관리비 내역을 주민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사실 등이 확인돼 과태료와 행정지도가 내려졌다고 합니다.
실제로 아파트 승강기 수리비나 외벽 공사비가 갑자기 크게 늘어 계약서와 영수증을 보여달라고 요청했지만, 관리사무소로부터 입주자대표회의의 허락이 필요하다거나 업체 정보가 포함돼 공개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입주민과 관리사무소 간에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관리사무소가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거부한다면 구두로 항의하는 데 그치지 말고 서면 열람 요청, 관할 시·군·구 신고, 감사 요청의 순서로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은 입주민이 어떤 자료까지 요구할 수 있는지, 개인정보를 이유로 공개를 거부할 수 있는 경우는 언제인지, 관리비 횡령이 의심된다면 어떤 자료부터 확보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입주민은 관리비 장부와 영수증까지 볼 수 있을까요?
「공동주택관리법」 제27조는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의 관리주체가 관리비 등의 징수·보관·예치·집행에 관한 장부와 증빙서류를 보관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관리주체는 해당 회계연도가 끝난 날부터 5년 동안 이를 보관해야 합니다.
입주자와 사용자가 열람을 요구하거나 자신의 비용으로 복사를 요청하면 관리규약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응해야 합니다. 따라서 관리비 고지서에 표시된 항목만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음과 같이 실제 지출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도 열람·복사 요구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사업자 선정 관련 증빙서류 역시 원칙적으로 계약 체결일부터 5년간 보관해야 합니다.
다만 모든 아파트에 같은 규정이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제27조의 직접적인 적용 대상은 일정 규모 이상이거나 승강기·중앙집중식 난방시설 등을 갖춘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입니다.
소규모 비의무관리대상 아파트라면 해당 단지의 관리규약과 집합건물법상 관리인의 보고 의무 등을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개인정보가 포함됐다는 이유로 전부 공개하지 않아도 될까요?
장부에 개인정보가 포함돼 있다는 이유만으로 자료 전체를 비공개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법에서 공개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고유식별정보 등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정보와, 의사결정 또는 내부검토 과정에 있어 공개되면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줄 수 있는 정보입니다.
예를 들어 직원의 주민등록번호나 개인 연락처, 특정 세대의 체납내역과 계좌번호 등은 가린 뒤 공개할 수 있습니다. 계약업체 대표자의 주민등록번호나 개인 휴대전화 번호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관리사무소가 개인정보를 이유로 거부한다면 개인정보를 가린 사본으로 제공해 달라고 다시 요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직 계약 여부나 가격을 검토하는 단계라는 이유만으로 이미 집행이 끝난 회계자료까지 계속 비공개하는 것도 타당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또한 자료 공개 의무를 부담하는 주체는 일반적으로 입주자대표회의가 아니라 관리사무소장 등 관리주체입니다. 입주자대표회의가 승인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관리주체가 법에서 정한 열람 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관리사무소가 공개를 거부한다면 어떤 순서로 대응해야 할까요?
처음부터 횡령으로 고소하기보다는 무엇을 언제 요구했고, 관리사무소가 어떤 이유로 거절했는지를 증거로 남기는 것이 먼저입니다.
우선 관리규약에서 열람 신청 방법과 처리기간, 복사 비용을 확인한 뒤 관리사무소에 서면으로 요청해야 합니다.
단순히 관리비 자료 전부를 보여달라고 하면 대상이 지나치게 광범위하다는 이유로 분쟁이 생길 수 있으므로, 의심되는 지출 항목과 기간, 필요한 서류를 특정하는 편이 효과적입니다.
신청서는 접수증을 받거나 내용증명, 이메일 등 발송과 도달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제출해야 합니다. 관리사무소가 답변하지 않거나 구두로만 거절한다면 거부 사유를 서면으로 알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
그 후에도 공개하지 않는다면 관할 시·군·구청의 공동주택관리 담당 부서에 민원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정당한 열람·복사 요구에 응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응한 경우에는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른 과태료 부과 대상입니다. 따라서 구청에 민원을 제기할 때는 단순히 장부를 보여주지 않는다고 적기보다 요청한 자료, 요청일, 거부 사유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합니다.
장부를 확인해 보니 횡령이 의심된다면 바로 고소해야 할까요?
특정 지출이 과도하거나 영수증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횡령이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공사비가 시세보다 높더라도 입주자대표회의의 적법한 의결과 실제 공사가 있었다면 형사책임을 인정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반면 다음과 같은 정황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회계처리 실수를 넘어 관리비 횡령이나 배임, 입찰방해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때는 장부 한 장만 제출하기보다 계약서, 세금계산서, 통장내역, 입찰자료, 공사 현황과 의결 회의록을 서로 대조해야 합니다. 형사고소에 앞서 관할 지자체의 조사나 감사를 통해 회계자료를 확보하는 방법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공동주택 관리에 관한 위법한 정황이 있다면 지방자치단체장은 직권으로 관리주체 등에 보고나 자료 제출을 명하고 업무를 검사할 수 있습니다. 입주자 등이 감사를 직접 요청하려면 원칙적으로 전체 입주자 등의 10분의 3 이상 동의와 감사 사유를 뒷받침할 자료가 필요하므로, 단순 민원과 주민 동의를 거친 감사 요청은 구분해야 합니다.
또한 관리비 사용이 의심스럽더라도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아파트 단체대화방에 실명으로 공개하면 명예훼손 등 별도의 분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먼저 장부·영수증의 열람을 서면으로 요구하고, 거부 사실과 회계자료를 객관적으로 확보한 뒤 지자체 신고나 감사 요청, 형사고소 중 적절한 절차를 선택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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