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면 이후 상황이 생각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자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오히려 피의자로 입건되기도 하고, 상대방의 폭행을 막았을 뿐인데 쌍방폭행으로 기소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부부 사이의 폭행 사건은 일반적인 길거리 폭행 사건과 달리 폐쇄된 공간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목격자도 없는 경우가 많아 증거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구수성구변호사 법무법인 그날입니다.
오늘은 가정폭력 사건에서 쌍방폭행으로 입건된 경우 실제로 정당방위가 인정될 가능성이 있는지, 그리고 당사자들이 가장 궁금해하지만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실무적인 쟁점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상대방이 먼저 때렸는데도 왜 쌍방폭행이 되는 걸까요?
대부분의 분들은 상대방이 먼저 폭행했다면 자동으로 자신은 피해자가 된다고 생각하지만, 실무에서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양측 모두 상처가 있거나 서로 폭행 사실을 주장하는 경우 일단 쌍방폭행으로 사건을 접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사자 입장에서는 억울하고 당황스럽겠지만, 형사 사건을 다루는 수사기관의 실무적인 특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을 때 어느 한쪽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대개는 서로 옷가지가 늘어나 있거나 양쪽 모두에게 자잘한 스크래치, 멍 등의 상흔이 남아 있기 마련입니다. 수사관은 현장에 가자마자 누구의 행위가 공격이고 누구의 행위가 방어였는지 완벽하게 가려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초기에는 일단 양측의 진술을 모두 피의자 신분으로 접수하고, 추후 조사를 통해 시시비비를 가리는 방식을 취하게 됩니다.
그러니 경찰 조사 단계에서 쌍방폭행으로 입건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최종적으로도 같은 결론이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이후 조사 과정에서 각 행위가 방어행위였는지, 공격행위였는지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입증할 수 있는지입니다.
초기 진술에서 "저도 화가 나서 한 대 때렸습니다"라고 말해버린 뒤 뒤늦게 정당방위를 주장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이 경우 진술의 일관성이 문제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정당방위는 실제로 어떤 경우에 인정될까요?
정당방위는 상대방의 부당한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상당한 범위의 방어행위를 말합니다.
정당방위가 인정된다면 폭행 혐의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가정폭력 사건에서는 완전한 의미의 정당방위가 인정되는 사례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얼굴을 때려 이를 방어하다가 상대방을 가격한 경우, 당사자는 정당방위라고 생각하지만 수사기관은 보복행위로 평가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배우자가 목을 조르거나 지속적으로 폭행하는 상황에서 이를 벗어나기 위해 팔을 밀치거나 손목을 잡아 제압한 행위는 정당방위 또는 최소한 책임이 크게 경감되는 사정으로 검토될 수 있습니다.
실무적으로는 다음 세 가지가 중요하게 검토됩니다.
1. 공격이 계속되고 있었는가.
2. 공격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행동이었는가.
3. 상대방의 공격이 종료된 이후 보복성 폭행이 있었는가.
결국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행동했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다면 정당방위 주장에 설득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기계적 쌍방폭행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실무적으로 효과적인 증거는 무엇인가요?
인터넷을 검색하면 '진단서를 끊어라', 'CCTV를 확보하라' 같은 뻔한 이야기만 나옵니다. 하지만 집안이라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일어난 부부싸움에서 그런 증거를 완벽하게 갖추기란 쉽지 않습니다.
실무 현장에서 수사관과 재판부의 마음을 움직이는 '진짜 증거'는 따로 있습니다.
첫째는 '폭력의 전후 맥락을 보여주는 정황 증거'입니다. 사건 직후 배우자가 "미안하다, 내가 흥분해서 먼저 손이 나갔다"라고 시인하거나 유감을 표명한 카카오톡 대화나 문자 메시지, 통화 녹음 파일은 큰 힘을 발휘합니다. 뒤늦게 상대방이 말을 바꾸어 쌍방폭행을 주장하더라도, 사건 직후의 날것 그대로의 대화는 진실성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사건 직후의 112 신고 내역과 출동 경찰관의 바디캠 및 현장 보고서'입니다. 112 신고 당시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다급한 비명이나 폭언, 출동한 경찰관이 현장에서 목격한 집안 물건의 파손 상태와 양측의 심리적 상태(누가 더 공포에 질려 있었는지) 등은 기계적 쌍방 처리를 뒤집을 수 있는 훌륭한 단초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몸에 남은 상흔의 사진을 찍을 때는 단순히 상처 부위만 클로즈업하지 말고, 그것이 '방어 흔적'(예: 밀려오는 상대방을 막다가 손바닥이나 팔뚝 안쪽에 생긴 멍)임을 유추할 수 있도록 전체적인 구도로 촬영해 두는 것이 실무적으로 매우 유용합니다.
쌍방폭행으로 입건되면 이혼소송에서도 불리할까요?
형사사건에서 쌍방폭행으로 처리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이혼소송에서도 동일하게 쌍방 책임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혼소송에서는 단순한 폭행 횟수보다 혼인 파탄의 원인이 누구에게 있었는지, 폭행의 경위가 무엇인지가 중요하게 검토됩니다.
예를 들어 수년 동안 반복적인 가정폭력을 당하다가 어느 날 저항 과정에서 상대방을 밀친 경우라면, 형사절차에서는 쌍방폭행으로 조사될 수 있지만 이혼소송에서는 주된 책임이 반복적으로 폭력을 행사한 배우자에게 있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위자료나 양육권 판단 과정에서도 단순히 입건 여부만 보는 것이 아니라 폭행의 반복성, 심각성, 자녀에게 미친 영향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됩니다.
정리하자면, 형사절차에서 쌍방폭행으로 조사된다고 해서 이혼소송에서도 반드시 동일한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닙니다. 폭행의 경위와 혼인생활 전반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살펴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가정폭력 사건은 형사문제와 이혼문제가 동시에 연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초기 진술과 증거 확보 단계에서부터 사건의 전체 흐름을 고려하여 대응 방향을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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