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문은 손에 쥐었는데, 모르는 번호로 문자가 계속 들어옵니다. 먼저 답부터 드리면, 답장하지 마시고 화면을 캡처한 뒤 112에 신고하십시오. 법원이 정한 접근금지를 어긴 연락은 그 자체로 형사처벌 대상입니다. 다만 오는 연락이 전부 위반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결론은 결정문 주문에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가 들어 있는지에서 갈립니다.
누가 내린 조치인지에 따라 처벌이 다릅니다
같은 '접근금지'라는 말을 써도 근거가 다르면 결과가 다릅니다. 세 가지를 나란히 놓아보겠습니다.
경찰이 현장에서 직권으로 한 긴급임시조치를 어겼다면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입니다. 검사 청구로 법원이 결정한 임시조치를 어긴 경우에는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63조 제2항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2021년 시행 개정 전에는 이것도 과태료 사안이었지만, 지금은 형사사건입니다.
피해자가 법원에 직접 청구해 받은 피해자보호명령이나 임시보호명령을 어긴 경우가 가장 무겁습니다. 같은 법 제63조 제1항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구류를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조문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신고가 들어간 뒤에 갈리는 지점은 따로 있습니다.
주문에 전기통신이 빠져 있으면 문자는 위반이 아닙니다
접근금지 주문은 보통 세 갈래입니다. 주거·직장 등에서 100미터 이내 접근 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 금지, 그리고 퇴거입니다. 거리 제한만 받아두고 전기통신 부분이 빠져 있으면, 문자와 전화는 그 결정 위반으로 걸리지 않습니다.
가상의 예로 설명드리겠습니다(실제 사건이 아닙니다). 같은 날 같은 내용의 문자를 열 통씩 보낸 두 사람이 있어도, 한쪽은 주문에 전기통신 접근금지가 있어 입건되고, 다른 쪽은 거리 제한만 있어 입건되지 않습니다. 신고 후에 이 차이를 알고 허탈해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다만 후자도 그냥 넘어가지는 않습니다. 상대방 의사에 반해 반복적으로 연락해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켰다면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스토킹범죄가 되고,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2023년부터는 반의사불벌 규정이 폐지되어, 나중에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해도 그 사정만으로 사건이 종결되지 않습니다.
경계선이 하나 더 있습니다. 자녀 면접교섭 일정처럼 법원이 예외로 허용한 범위의 연락은 위반으로 보지 않을 여지가 있습니다. 반대로 아이 이야기로 시작해 감정적 내용으로 넘어간 문자는 예외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판단되기 쉽습니다.
신고 횟수보다 기록의 연속성
위반은 몇 번 신고했느냐가 아니라, 위반 사실이 시간 순서로 남아 있느냐로 증명됩니다. 지금 휴대폰을 들고 캡처부터 하고 계신다면 방향은 맞습니다.
번거롭지만 이게 전부입니다.
기간이 끝나면
임시조치는 무기한이 아닙니다. 접근금지 임시조치의 기간은 2개월을 넘지 못하고, 두 차례 연장해도 최장 6개월입니다. 만료 후에 같은 문자가 와도 그것은 위반이 아닙니다.
이어붙이는 수단이 피해자보호명령입니다. 피해자가 검사를 거치지 않고 법원에 직접 청구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기간은 1년 이내, 연장하면 종전 기간을 합해 3년까지 가능하고, 결정이 날 때까지의 공백은 임시보호명령으로 메웁니다.
순서는 이렇게 잡으시면 됩니다.
혼자 대응하실 때 가장 자주 어긋나는 지점이 4번입니다. 만료일을 넘겨 다시 청구하면 그 사이 공백이 생기고, 상대는 그 기간의 연락으로는 처벌받지 않습니다.
마무리
결정문 사본, 문자 캡처, 통화내역, 112 신고 이력, 시간순 정리표. 이 다섯 가지면 첫 상담에서 방향이 나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온 연락이 양육비 송금 확인 같은 사무적 내용 한두 건뿐이라면 고소보다 기간 연장과 서면 경고가 더 실효적일 수 있습니다. 사건을 키우는 것이 늘 답은 아닙니다.
상담에서는 주문 범위를 먼저 확인하고, 받으신 연락이 그 범위 안의 위반인지 가려낸 다음, 임시조치 연장·피해자보호명령·스토킹 고소 중 어디에 무게를 둘지 정합니다. 오늘 들어온 문자를 아직 지우지 않으셨다면, 그것부터 저장해 두십시오. 대응 방법은 그다음에 정해도 늦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