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한 토요일에 아이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먼저 답부터 드리자면, 이혼 조정이 아직 끝나지 않았어도 면접교섭은 강제할 수 있습니다. 다만 순서가 있습니다. 가사소송법 제62조의 사전처분으로 임시 면접교섭 결정을 먼저 받아두어야, 이후 불이행에 제재를 붙일 수 있습니다. 조정조서도 심판도 없는 상태에서 "약속했는데 안 지킨다"는 사정만으로는 법원이 움직일 근거가 없습니다.
상담에서 자주 듣는 장면이 있습니다. 두 주에 한 번 만나기로 구두 합의해 놓고, 어느 날 아이 하원 시간에 가 보니 아이가 없습니다. 어린이집에 물으니 이번 달에 옮겼다고 합니다. 전화는 받지 않고, 메시지는 읽고도 답이 없습니다.
조정이 진행 중이어도
민법 제837조의2 제1항은 자녀를 직접 양육하지 않는 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면접교섭권을 인정합니다. 권리의 주체가 부모만은 아닙니다. 아이에게도 만날 권리가 있으므로, 양육친이 임의로 차단한다면 아이의 권리까지 침해하게 됩니다.
조정이나 소송이 계속되는 동안에는 사전처분을 신청합니다. 면접교섭의 횟수, 시간, 인계 장소, 인계 방법까지 특정해 구합니다. 심문을 거쳐 결정까지 보통 2~4주가 걸립니다. 그리고 사전처분을 정당한 사유 없이 위반하면 가사소송법 제62조 제5항에 따라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여기까지가 제도의 뼈대입니다.
결론이 갈리는 부분
실제 경험했던 두 사건을 나란히 놓고 비교해보겠습니다.
첫 번째. 아버지가 격주 토요일 면접교섭을 구했고, 어머니가 아이를 다른 구의 어린이집으로 옮긴 뒤 연락을 끊은 사안입니다. 이 아버지는 매번 약속 장소에 나갔습니다. 그리고 그날마다 "오전 10시 ○○ 앞에 도착했고 아이가 나오지 않았다"는 문자를 상대에게 보냈습니다. 답이 없어도 계속 보냈습니다. 불이행 6회분의 기록이 쌓였고, 사전처분 인용 후에도 두 차례 더 어긋나자 과태료 결정이 났습니다.
두 번째. 같은 구조인데 결론은 반대였습니다. 아버지가 직전 면접교섭에서 음주 상태로 아이를 태웠고, 당시 9세였던 아이가 그 뒤로 만나기를 거부했습니다. 어머니의 전학은 직장 이전에 따른 것이었고 새 주소를 통지한 기록도 있었습니다. 법원은 정당한 사유를 인정했습니다. 대신 면접교섭을 없애지 않고 제3자 입회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두 사건을 가른 것은 아이를 못 만났다는 사실이 아니라, 불이행에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였습니다. 아이의 거부 의사가 등장하면 판단은 미묘해집니다. 실무에서는 아이의 나이를 봅니다. 13세 이상이면 의사를 상당히 존중하고, 그보다 어리면 그 거부가 양육친의 태도에서 비롯된 것인지 따집니다. 거부의 내용이 구체적인지, 특정 사건과 연결되는지가 갈림길입니다.
이행강제금이라는 말부터 바로잡고
많은 분이 "이행강제금 물릴 수 있냐"고 물으십니다. 가사사건에서 면접교섭 불이행에 붙는 제재는 정확히 과태료입니다.
조정이 성립하거나 판결이 확정된 뒤에는 가사소송법 제64조의 이행명령을 신청합니다. 이행명령을 위반하면 같은 법 제67조 제1항에 따라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입니다. 그런데 같은 법 제68조의 감치는 양육비 같은 금전 지급 의무나 유아 인도 의무에만 적용됩니다. 면접교섭 불이행으로는 상대를 감치할 수 없습니다. 아이를 두고 부모를 가두는 일이 아이에게 이롭지 않다는 판단에서 제외된 것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과태료 결정 하나로 상대가 태도를 바꾸는 경우는 절반이 안 됩니다. 더 큰 압박은 다른 데서 옵니다. 반복적인 면접교섭 방해 기록은 민법 제837조에 따른 양육자 변경 심판에서 상대에게 대단히 불리한 자료로 쌓입니다. 아이를 상대 부모로부터 떼어놓으려는 태도는 양육 적합성을 판단할 때 감점 요소가 됩니다.
남겨야 할 기록이 결론을 만듭니다
혼자 대응하다가 가장 많이 놓치는 지점이 증거입니다. 그날 못 만났다는 사실은 기억에만 남을 뿐 기록에는 남지 않습니다.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상담 오실 때 이것만 챙기실 것
면접교섭 사건은 감정이 실릴 수밖에 없습니다. 대한변협에 이혼전문으로 등록한 뒤 이 유형을 계속 다뤄 왔는데, 아이 문제로 오시는 분들에게는 법률 검토뿐 아니라 정서적인 부분도 함께 정리해 드립니다. 상대에게 보낼 메시지의 문장 하나가 나중에 증거로 쓰이는 일이 잦기 때문입니다.
준비하실 것은 세 가지입니다. 진행 중인 조정 사건번호와 기일 통지서, 상대와 주고받은 메시지 전체(편집하지 마시고 원본 그대로), 그리고 못 만난 날짜를 적어 둔 메모. 이 세 가지면 사전처분을 지금 넣는 게 나은지, 다음 조정기일에서 정리하는 게 나은지 그 자리에서 판단해 드릴 수 있습니다.
아이를 못 본 시간이 길어질수록 관계를 회복하는 데 필요한 시간도 함께 길어집니다. 기록부터 시작하시면 됩니다.
법무법인 그날 수성지사 법률상담 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