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149분 읽기

간호사 무단퇴사 손해배상, 마지막 급여에서 공제해도 될까

간호사가 사직서만 내고 출근하지 않았다면 병원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급여 공제가 임금체불이 되는 이유와 14일 내 정산 기한, 위약금 조항의 효력을 정리했습니다.

월급제로 일하던 병동 간호사가 3월 10일 사직서를 내고 다음 날부터 나오지 않았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병원은 파견 간호사를 부르고 남은 인력에게 연장근무를 맡겼습니다. 이렇게 더 든 비용은 간호사에게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금액을 마지막 급여에서 빼면 병원이 임금을 체불한 것이 됩니다.

간호사가 사직서만 내고 다음 날부터 나오지 않았습니다.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마지막 급여에서 뺄 수 있나요?

청구가 어디까지 받아들여지는지는 세 가지가 가릅니다. 사직의 효력이 언제 생기는지, 병원이 실제 손해를 숫자로 보여 줄 수 있는지, 근로계약서의 배상 조항이 법이 금지하는 위약금인지입니다.

01 사직서를 낸 날 근로관계도 끝날까

사직서를 냈다고 그날 근로관계가 끝나지는 않습니다. 기간을 정하지 않은 근로계약에는 민법 제660조가 적용됩니다. 이 조문에 따르면 해지 통고를 받은 날부터 1개월이 지나야 효력이 생기고, 그때까지 간호사는 여전히 이 병원의 근로자입니다.

월급처럼 보수를 기간으로 정했다면 같은 조 제3항이 적용됩니다. 통고를 받은 기간 다음의 한 기간이 지나야 효력이 생깁니다. 급여 산정기간이 매월 1일부터 말일까지이고 3월 10일에 사직서를 받았다면, 다음 기간인 4월이 끝나는 4월 30일이 지나야 퇴직이 확정됩니다. 사직서를 낸 뒤에도 50일 넘게 근로관계가 이어지는 셈입니다.

병원이 사직을 받아들였다면 이 계산은 필요 없어집니다. 받아들이는 순간 양쪽이 계약을 끝내기로 합의한 것이 되어, 받아들인 날이나 합의한 날에 근로관계가 끝나기 때문입니다. 사직서를 받고 "알겠다"고 답했거나 곧바로 4대보험 상실신고를 했다면 그 뒤의 공백을 결근으로 다투기 어려워집니다.

근로계약서나 취업규칙에 '퇴사 30일 전 통보' 같은 규정이 있으면 그 기간이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민법보다 지나치게 긴 기간 근로자를 붙잡아 두는 조항은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정해진 효력 발생일에 결근 기간이 끝나고, 같은 날부터 정산 기한을 셉니다.

02 효력이 생기기 전의 결근은 무엇이 될까

효력이 생기기 전에 나오지 않은 날은 근로계약을 지키지 않은 결근입니다. 일하지 않은 날에는 임금도 생기지 않습니다. 앞의 예라면 3월분 급여는 10일까지 일한 만큼만 계산합니다. 다만 계약 때 명시한 임금이나 근로시간이 실제와 달랐다면 간호사는 근로기준법 제19조에 따라 즉시 계약을 해제할 수 있으므로, 이때는 결근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병원이 입은 손해는 민법 제390조로 청구합니다. 채무를 내용대로 이행하지 않은 사람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조문이고, 근로자의 결근도 여기에 들어갑니다. 배상을 청구할 길 자체는 열려 있는 것입니다.

인수인계도 같은 틀에서 봅니다. 효력이 생기기 전이라면 업무를 넘기는 일도 근로자가 할 일이므로, 병원은 출근과 인수인계를 서면으로 요구할 수 있습니다. 효력이 생긴 뒤에는 근로관계가 끝났으니 인수인계를 요구할 계약상 근거도 남지 않습니다.

청구할 수 있다는 것과 실제로 받아낼 수 있다는 것은 별개입니다.

병원이 사직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효력이 생기기 전까지 나오지 않은 날은 결근이고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합니다.

03 병원의 손해는 어디까지 인정될까

인정받는 손해는 결근과 직접 이어진 실제 지출이고, 그 액수는 병원이 증명해야 합니다. 민법 제393조는 통상의 손해를 배상 범위로 삼고, 특별한 사정으로 생긴 손해는 상대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만 배상하게 합니다. 대체 인력 비용은 이 가운데 비교적 인정받기 쉬운 항목입니다.

결근한 간호사의 하루 임금이 15만 원이고 같은 날 파견 간호사에게 25만 원을 썼다면, 결근 때문에 더 든 돈은 하루 10만 원입니다. 15만 원은 원래 줄 임금이었는데 지급하지 않았으니 손해에서 빠집니다. 이런 날이 30일 이어졌다면 손해의 출발점은 750만 원이 아니라 300만 원이 됩니다.

처음 떠올린 금액보다 훨씬 작아지죠.

병상을 줄여 생긴 수입 감소는 인정받기가 더 어렵습니다. 결근 때문에 병상을 줄였고 평소 인력 사정 탓이 아니었다는 점을 병원이 보여야 하는데, 이 인과관계에서 다툼이 가장 큽니다. 남은 간호사들의 연장근무 수당도 결근 기간과 겹치는 만큼만 손해로 계산됩니다.

결근이 아직 이어지는 중이라면 배상 요구는 서두르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효력 발생일까지는 대체 인력 비용이 계속 늘어나 손해액이 정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사이에는 출근 요구 기록과 대체 인력 비용 내역을 남겨 두었다가, 정산이 끝난 뒤 청구액을 정리하면 됩니다.

04 마지막 급여에서 빼면 무엇이 문제일까

손해배상금을 급여에서 일방적으로 빼면 근로기준법 제43조 위반입니다. 이 조문은 임금 전액을 근로자에게 직접 지급하게 하고, 법령이나 단체협약에 근거가 있을 때만 일부 공제를 허용합니다. 법원도 손해배상채권과 임금의 상계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위반하면 제109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 됩니다.

급여 정산표에 결근일과 파견 비용을 나란히 적어 두셨다면, 두 숫자는 법적으로 다른 칸에 속합니다. 결근한 날의 임금을 주지 않는 것은 공제가 아닙니다. 일하지 않은 날에는 임금 채권이 처음부터 생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반면 파견 비용을 빼는 것은 이미 생긴 임금을 병원의 배상 채권으로 깎는 일이어서 전액 지급 원칙에 걸립니다.

남는 질문은 간호사가 공제에 동의한 경우인데요. 법원은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서 나왔다고 볼 합리적인 이유가 객관적으로 있을 때만 상계를 인정하고, 이를 엄격하게 판단합니다. 퇴사 정산을 앞두고 급여 지급과 맞바꾸듯 받아 낸 동의서는 이 기준을 넘기 어렵습니다.

근로기준법 제36조에 따라 병원은 근로관계가 끝난 날부터 14일 이내에 남은 임금과 연차수당 등 일체의 금품을 지급해야 합니다. 퇴직금도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에 따라 같은 기간 안에 지급합니다. 지급일은 당사자가 합의해야만 늦출 수 있고, 이 기간을 넘기면 다음 날부터 연 20%의 지연이자가 붙습니다. 배상 다툼이 끝날 때까지 급여를 묶어 두는 방법도 쓸 수 없다는 뜻입니다.

05 계약서에 적어 둔 배상 금액은 유효할까

"퇴사 30일 전에 알리지 않으면 월급의 절반을 배상한다" 같은 조항은 무효입니다. 근로기준법 제20조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하는 계약을 금지합니다. 위반하면 제114조에 따라 500만 원 이하의 벌금 대상입니다. 정해진 금액이 두려워 그만두지 못하는 상황을 막으려는 규정입니다.

손해를 메우려고 넣은 문구 한 줄이 오히려 병원을 처벌 대상으로 만듭니다.

퇴사 통보를 어기면 얼마를 배상한다는 식으로 금액을 미리 정한 조항은 무효입니다. 실제 손해를 따로 증명해 청구해야 합니다.

금액을 정하지 않고 "근로자 잘못으로 생긴 실제 손해를 배상한다"고만 적은 조항은 제20조가 막는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이 조항이 있어도 실제 손해와 인과관계는 병원이 증명해야 하므로, 민법 제390조로 청구할 때와 결과가 다르지 않습니다. 반대로 위약금 조항이 무효라고 해서 실제 손해를 청구할 길까지 막히지는 않습니다.

신규 간호사 교육비를 돌려받기로 한 약정은 결론이 다를 수 있습니다. 병원이 실제로 쓴 교육비를 근로자가 반환하되 일정 기간 근무하면 면제하는 취지라면, 법원은 근무기간과 반환액이 합리적일 때 유효로 봅니다. 그러나 원래 병원이 부담할 업무상 교육이었거나 교육 기간에 준 임금까지 돌려받는 내용이라면 위약금 약정으로 보아 무효입니다.

06 간호사가 노동청에 진정하면 어떻게 흘러갈까

급여를 빼거나 묶어 두면 간호사는 대개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임금체불 진정을 냅니다. 근로감독관은 병원이 받을 배상금과 상관없이, 줘야 할 임금이 기한 안에 다 지급되었는지를 봅니다. 정산을 먼저 끝낸 병원이 이후 배상 협상에서도 덜 흔들리는 이유입니다.

체불이 확인되면 감독관은 시정을 지시하고, 따르지 않으면 사건을 검찰로 송치합니다. 제36조와 제43조 위반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히면 처벌할 수 없는 죄입니다. 체불액을 지급하고 간호사의 처벌불원 의사를 받으면 형사 절차는 더 나아가지 않습니다.

배상 다툼과 상관없이 지켜야 할 의무도 있습니다. 퇴사한 간호사가 경력증명서를 요청하면 병원은 근로기준법 제39조에 따라 사실대로 적은 증명서를 즉시 내줘야 합니다. 증명서에는 근로자가 요구한 사항만 적어야 하므로 "무단결근 후 퇴사" 같은 문구는 덧붙일 수 없습니다.

정리하면, 무단퇴사로 생긴 손해는 따로 청구할 수 있지만 마지막 급여에서 빼면 임금체불입니다. 임금은 14일 안에 먼저 정산하고 배상은 별도로 다투는 것이 순서입니다.

사직서를 받은 날과 마지막 출근일, 그 뒤 병원이 보낸 답, 근로계약서의 사직·배상 조항부터 정리해 두세요. 이 네 가지가 정해지면 결근 기간과 청구할 수 있는 손해, 정산 기한이 함께 정해집니다.

02-2038-9185

오승준

오승준변호사

의료서울법무법인 BHSN

깊이 있는 시선과 날카로운 판단으로 명확한 법적 결론을 제공합니다. 주요경력 법무법인 현 / 법무법인 엘케이파트너스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보건복지부 규제법무심사위원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조정위원 (의료) 대한치과의사협회 의료광고심의위원회 위원 한국실업축구연맹 이사 사법연수원 36기(제46회 사법시험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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