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1910분 읽기

시술 불만 진료비 미납과 합의금 요구, 병원 대응법

시술 결과가 마음에 안 든다며 진료비를 안 내고 합의금까지 요구하는 환자, 병원은 진료비를 받을 수 있을까요? 과실과 설명의무, 의료분쟁조정, 합의서 작성까지 정리했습니다.

시술을 마친 환자가 일주일 뒤 다시 와서 "효과가 전혀 없다"며 남은 진료비를 내지 않겠다고 합니다. 돈을 주지 않으면 후기를 올리고 보건소에 민원을 넣겠다는 말도 덧붙입니다. 결과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사정만으로 진료비 채무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진료비를 받을지, 합의금을 줄 이유가 있는지는 병원에 과실이나 설명 부족이 있었는지로 갈립니다.

시술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환자가 진료비를 내지 않고 오히려 합의금을 요구합니다. 병원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01 결과가 마음에 안 들면 진료비를 안 내도 될까

원칙적으로 그렇지 않습니다. 진료계약에서 병원이 지는 의무는 특정한 결과를 내는 것이 아닙니다. 당시 의료 수준에 맞는 주의를 다해 진료하는 것이고, 이를 '수단채무'라고 부릅니다. 필요한 진료를 제대로 했다면 환자가 만족하지 못했더라도 진료비 채무는 그대로 남습니다.

리프팅 시술비 300만 원 가운데 120만 원을 먼저 받고 나머지 180만 원은 시술 뒤에 받기로 했다고 해 봅시다. 환자의 불만이 "기대만큼 당겨지지 않았다"는 만족도 문제에 머문다면 병원은 180만 원 전부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과실을 이유로 지급을 거절하려면 "효과가 없다"는 말로는 부족하고, 그 과실을 주장하고 뒷받침하는 몫은 환자에게 있습니다. 다만 법원이 환자의 입증 부담을 어느 정도 덜어 주므로, 병원도 진료가 적절했다는 기록을 갖춰 둬야 합니다.

받을 돈에도 기한이 있습니다. 민법 제163조 제2호는 의사의 치료에 관한 채권의 소멸시효를 3년으로 정하고 있어 진료비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법원은 특약이 없으면 개별 진료가 끝날 때마다 시효가 진행한다고 봅니다. 따라서 시술을 마친 때부터 3년을 셉니다.

병원의 의무는 결과가 아니라 적절한 진료입니다. 결과에 대한 불만만으로는 진료비 채무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02 병원이 진료비를 못 받게 되는 경우는 언제인가

진료 과정에 과실이 있었다면 계산이 달라집니다. 환자는 손해배상액만큼 미납 진료비를 지우자는 '상계'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법원은 의사의 잘못으로 손상이 생긴 뒤 후유증을 치료하거나 악화를 막는 데 그친 진료라면 그 대가를 청구할 수 없다고 봅니다. 그 진료는 계약의 이행이 아니라 손해를 메운 것이라는 이유입니다.

과실이 없어도 설명이 부족했다면 책임이 따로 생길 수 있습니다. 미용 목적 시술은 급하지 않은 선택이어서, 법원은 효과의 한계와 부작용을 더 자세히 알렸어야 한다고 봅니다. 동의서에 "개인차가 있음" 한 줄뿐이고 예상 효과를 설명한 흔적이 없다고 해 봅시다. 그러면 시술에 잘못이 없어도 위자료가 문제됩니다.

상담에서 "효과가 없으면 전액 돌려 드린다"처럼 결과를 약속했다면 그 약속이 수단채무 원칙보다 앞섭니다. 상담실장의 말이라도 병원의 약속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이와 헷갈리기 쉬운 상황이 있는데요, 10회 패키지를 선결제한 환자가 4회 만에 그만두며 환불을 요구하는 경우입니다. 진료계약은 위임에 가깝습니다. 민법 제689조 제1항에 따라 언제든 해지할 수 있으므로, 환자는 과실과 상관없이 남은 회차의 환불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때 다툴 것은 과실이 아니라 4회분의 정산 단가입니다.

흉터나 감각 이상처럼 몸에 남은 변화가 있다면 이 글의 전제가 달라지고, 진료비보다 손해배상액이 중심 쟁점이 됩니다.

03 합의금 요구가 협박으로 넘어가는 선은 어디일까

돈을 요구한다는 사실만으로 범죄가 되지는 않습니다. 환자가 배상을 요구하는 것은 권리 행사이고, 액수가 과하다는 이유만으로 처벌되지 않습니다. 선을 넘는지는 요구의 방법에서 갈립니다.

법원은 권리 행사라는 명목이 있어도 그 수단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으면 공갈죄가 성립한다고 봅니다. "돈을 주지 않으면 방송사에 병원 이름을 퍼뜨리겠다"처럼 배상 근거와 무관한 해악으로 액수를 압박하는 말이 그 경계에 섭니다. 형법 제350조는 공갈죄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반면 겪은 일을 사실대로 알리겠다는 정도라면, 요구액이 손해와 동떨어지지 않는 한 공갈로 보기 어렵습니다.

병원 쪽에서 환자를 형사로 거는 길도 좁습니다. 처음부터 낼 생각 없이 시술을 받았다면 사기죄가 문제됩니다. 그러나 시술 뒤 불만으로 지급을 거부한 것은 민사상 채무불이행에 그칩니다.

04 요구를 받은 병원은 무엇부터 정리하나

환자 쪽이 내미는 카드는 대개 후기, 보건소 민원, 형사 고소, 조정 신청입니다. 이 가운데 보건소는 의료법 위반만 볼 뿐 진료비나 배상액을 정하지 않습니다.

말은 여럿이어도 열리는 문은 몇 개 되지 않습니다.

답장보다 먼저 진료기록과 동의서를 그대로 보존하고, 배상책임보험이 있다면 합의 전에 보험사에 접수하세요.

지금 환자가 보낸 긴 문자를 몇 번째 다시 읽으며 답장 문구를 고르고 계실 수도 있습니다. 답장보다 앞서 해 둘 일이 있습니다.

1. 상담 내용을 포함한 진료기록부와 동의서, 시술 전후 사진을 지금 상태 그대로 백업합니다. 의료법 제22조 제3항이 진료기록부의 거짓 작성과 고의적인 추가기재·수정을 금지하므로, 분쟁 뒤에는 한 줄도 덧붙이지 않습니다.

2. 환자가 기록 사본을 요청하면 내줍니다. 의료법 제21조 제1항상 정당한 사유 없이는 거부할 수 없습니다.

3. 응대는 한 사람이 맡아 대화 당사자로서 녹음합니다. 당사자의 녹음은 통신비밀보호법이 금지하는 타인 간 대화의 녹음이 아닙니다.

4. 의료배상책임보험이 있다면 합의 이야기 전에 보험사에 사고를 접수합니다. 약관에 따라 보험사 동의 없이 준 합의금은 보상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흔한 실수는 급하게 보낸 사과 문자입니다. "저희 시술이 잘못돼 죄송합니다"라는 문장은 나중에 과실을 인정한 자료로 제출되기 쉽거든요. "불편을 겪으신 점은 유감입니다"처럼 원인을 단정하지 않고도 정중할 수 있습니다.

05 의료분쟁조정은 어떤 순서로, 얼마나 걸리나

환자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신청해도, 효과를 다투는 분쟁은 병원이 참여해야 절차가 시작됩니다. 사망이나 1개월 이상의 의식불명, 중증 장애처럼 무거운 사건만 병원 동의 없이 개시됩니다.

1. 병원은 조정신청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14일 안에 참여 의사를 알려야 하고, 알리지 않으면 신청은 각하됩니다.

2. 감정부가 과실과 인과관계를 감정해 조정신청일부터 60일 안에 감정서를 내며, 한 차례 30일 연장할 수 있습니다.

3. 조정부는 절차가 개시된 날부터 90일 안에 결정하고, 한 차례 30일까지 늘릴 수 있습니다. 그 사이 합의하면 조정조서를 작성하고 마칩니다.

4. 양쪽은 조정결정서 정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15일 안에 동의 여부를 알려야 하고, 알리지 않으면 동의한 것으로 봅니다.

법정 기간만 이어도 넉 달 남짓, 연장이 붙으면 다섯 달 가까이 걸립니다. 조정이 성립하거나 조정조서가 작성되면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생깁니다. 또 의료분쟁조정법상 업무상과실치상죄는 피해자의 명시적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게 됩니다. 생명의 위험이 생기거나 장애·불치·난치의 질병에 이른 경우는 이 특례에서 빠집니다.

참여를 거부하면 그걸로 끝일까요? 신청은 각하되지만 분쟁은 남고, 환자는 소송이나 고소로 옮겨 갑니다. 과실 가능성이 낮다면 중립 기관의 감정서가 오히려 병원의 근거가 되기도 하죠.

환자가 조정을 신청했고 병원이 참여하기로 했다면, 미납 진료비의 지급명령 신청은 조정이 끝날 때까지 미뤄 두는 편이 낫습니다. 시효가 3년이라 시술 직후의 분쟁이라면 몇 달을 기다려도 권리는 남습니다. 게다가 조정 안에서 배상액과 미납 진료비를 함께 정산할 수 있습니다.

06 합의로 끝낸다면 합의서에 무엇을 적어 두나

적은 돈으로 빨리 끝내는 것도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다만 합의서에는 지급액, 미납 진료비 처리, 같은 일로 다시 청구하거나 글을 올리지 않는다는 약속이 들어가야 합니다. 그 지급이 과실 인정이 아니라는 문구도 함께 둡니다. 앞의 가정이라면 "미납 진료비 180만 원은 면제하고 별도로 100만 원을 지급한다"처럼 숫자로 적어야 진료비를 두고 다시 다투지 않습니다.

같은 합의라도 어디서 했느냐에 따라 효력이 다릅니다. 사적 합의서는 계약이어서 상대가 어기면 다시 소송을 거쳐야 합니다. 반면 조정조서는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있어 그대로 집행의 근거가 됩니다.

형사 쪽 차이도 큽니다. 업무상과실치상죄는 형법상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도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죄입니다. 그래서 사적 합의서의 처벌불원 문구는 기소나 형량에서 참작되는 데 그칩니다.

정리하면, 과실이나 설명 부족이 없다면 진료비는 받을 수 있습니다. 합의를 한다면 진료비 처리와 재청구 금지를 숫자로 합의서에 남겨야 합니다.

이 분쟁의 성격은 환자가 내미는 것이 불만의 말인지, 흉터나 감각 이상 같은 몸의 변화인지에서 먼저 갈립니다. 여기에 두 가지를 더 대 보면 됩니다. 동의서와 상담 기록에 예상 효과를 설명한 문장이 남아 있는지, 결과를 약속한 말은 없었는지입니다. 그러면 받을 진료비의 사건인지 물어 줄 배상의 사건인지가 드러납니다.

상담 문의: 02-2038-9185

오승준

오승준변호사

의료서울법무법인 BHSN

깊이 있는 시선과 날카로운 판단으로 명확한 법적 결론을 제공합니다. 주요경력 법무법인 현 / 법무법인 엘케이파트너스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보건복지부 규제법무심사위원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조정위원 (의료) 대한치과의사협회 의료광고심의위원회 위원 한국실업축구연맹 이사 사법연수원 36기(제46회 사법시험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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