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2610분 읽기

의료분쟁조정 신청 통지, 병원이 꼭 참여해야 할까? 14일 기한 정리

의료분쟁조정 신청서를 송달받은 병원은 반드시 응해야 할까요? 자동개시 대상, 14일 회신 기한, 참여 시 절차와 형사 특례까지 정리했습니다.

시술 뒤 부작용을 호소하던 환자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하 중재원)에 조정을 신청했고, 병원에 조정신청서가 송달되었다면 먼저 환자가 주장하는 결과가 어느 정도인지 봐야 합니다. 사망, 1개월 이상의 의식불명, 법이 정한 중증 장애가 아니라면 참여 여부는 병원이 정합니다. 송달받은 날부터 14일 안에 응하겠다는 뜻을 알리지 않으면 신청은 각하됩니다.

시술 부작용을 주장하는 환자가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조정을 신청했다는 통지를 받았습니다. 병원이 꼭 참여해야 하나요?

반대로 위 세 가지에 해당하면 병원의 동의 없이 절차가 시작됩니다. 그래서 시술 부작용 사건 대부분에서 남는 물음은 '참여하는 편이 나은가'입니다.

01 조정 통지를 받으면 꼭 응해야 할까

자동개시 대상이 아닌 사건이라면 병원에 참여할 의무는 없습니다.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이하 의료분쟁조정법) 제27조 제8항이 이를 정합니다. 피신청인이 조정신청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14일 이내에 조정에 응하겠다는 의사를 통지하지 않으면 원장이 신청을 각하합니다. 조정은 양쪽이 결론을 받아들일 때 의미가 있는 제도여서, 상대방이 응하는 것을 출발점으로 둔 것입니다.

14일은 송달받은 날을 빼고 다음 날부터 셉니다. 민법의 기간 계산 원칙대로라면 3월 4일에 받은 경우 3월 5일이 첫날, 3월 18일이 마지막 날입니다. 마지막 날이 토요일이나 공휴일이면 그다음 날로 넘어갑니다.

아무 회신도 하지 않으면 참여하지 않겠다고 통지한 것과 같게 처리됩니다. 어느 쪽이든 기간이 지나면 신청은 각하됩니다. 참여할 생각이었더라도 병원 안에서 회신을 미루다 기간을 넘기면 결과는 마찬가지입니다.

통지가 한국소비자원에서 왔다면 이 14일 규칙을 그대로 적용하면 안 됩니다. 소비자원의 피해구제는 소비자기본법에 따른 별개의 절차이고, 병원이 응하겠다고 알려야 시작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02 자동 개시 대상은 어떤 경우일까

의료분쟁 조정의 자동개시는 병원의 참여 의사와 관계없이 중재원 원장이 조정 절차를 시작하는 제도입니다. 의료분쟁조정법 제27조 제9항은 세 가지 경우를 정합니다. 의료사고의 결과가 사망, 1개월 이상의 의식불명, 장애인복지법상 장애 정도가 심한 장애 가운데 시행령이 정한 경우이면 원장이 지체 없이 절차를 개시해야 합니다. 이 조항은 2016년 11월 30일부터 시행되었고, 그 전에는 사망 사건도 병원이 응하지 않으면 각하되었습니다.

기준은 결과의 종류이지, 과실의 크기나 고통의 정도가 아닙니다. 흉터, 색소 침착, 감각 저하처럼 시술 부작용으로 흔히 다투는 결과는 대개 이 범위에 들지 않습니다. 중증 장애도 '장애가 남았다'는 주장만으로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장애인복지법상 장애 정도와 시행령이 정한 유형에 따라 판단합니다.

법이 정한 범위는 이처럼 좁습니다.

자동개시가 된 사건에서도 병원은 이의신청을 할 수 있지만, 사유는 시행령이 정한 몇 가지뿐입니다. '우리 쪽 과실이 없다'는 주장으로 개시를 막을 수 있다고 여기기 쉽지만, 과실 유무는 이의 사유가 아니라 감정에서 다툴 내용입니다. 이의가 받아들여지면 신청은 각하됩니다.

절차가 개시되면 중재원은 자료 제출과 출석을 요구하고, 의료기관에 출입해 기록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출입 조사 등을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거나 방해하면 과태료 대상입니다. 자동개시 사건에서는 응하지 않는 선택이 사실상 없는 셈입니다.

사망, 1개월 이상 의식불명, 법이 정한 중증 장애가 아니라면 조정 참여 여부는 병원이 정합니다.

03 응하지 않으면 불이익이 있을까

자동개시가 아닌 사건에서 불참 자체에 붙는 과태료나 행정처분은 없습니다. 중재원 절차가 각하로 끝날 뿐입니다. 나중에 소송이 열려도 병원이 조정에 응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과실이 추정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각하는 중재원 절차가 끝났다는 뜻이지 분쟁이 끝났다는 뜻은 아닙니다. 조정이 막힌 환자는 보통 민사 손해배상 소송이나 형사 고소로 넘어갑니다. 형사 고소라면 죄명은 대개 업무상과실치상이고, 형법 제268조는 이를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소송으로 넘어가면 걸리는 시간도 달라집니다. 의료소송은 감정과 변론을 거치느라 1심에만 1년을 넘기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반면 조정은 개시일부터 90일, 연장해도 120일 안에 결정하도록 법이 기한을 두었습니다.

참여 여부를 병원이 정한다는 것은, 그 선택 뒤에 이어지는 일도 병원이 감당한다는 뜻입니다.

04 응하면 어떤 순서로 진행될까

참여하면 절차는 감정과 조정 두 단계로 진행되고, 기한은 모두 조정절차 개시일부터 셉니다.

1) 참여 통지: 응하겠다는 의사를 통지하면 그때 절차가 개시됩니다. 이때 내는 진료기록을 사실과 다르게 덧붙이거나 고치면 의료법 제22조 제3항 위반입니다.

2) 감정: 의료인과 법조인 등으로 구성된 감정부가 개시일부터 60일 안에 과실과 인과관계를 감정하고, 필요하면 한 차례 30일까지 늘립니다. 면담에서 의료진의 설명이 차트와 어긋나는 것이 이 단계에서 흔한 실수입니다.

3) 조정결정: 조정부가 개시일부터 90일 안에 결정하며, 1회에 한해 30일까지 연장할 수 있습니다(제33조).

4) 동의 여부 통보: 결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15일 안에 동의 여부를 알려야 하고, 알리지 않으면 동의한 것으로 봅니다(제36조). 반대하려던 쪽이 이 기한을 넘기는 바람에 조정이 성립해 버리는 일이 생깁니다.

결정이 나오기 전이라도 양측이 합의하면 조정부가 조정조서를 작성해 절차를 마칩니다. 법정 기한만 이어 붙이면 통지부터 마무리까지 넉 달 안팎, 연장되면 다섯 달 남짓 걸립니다.

05 참여할지는 무엇을 보고 정할까

판단의 첫 자료는 그날의 시술 기록과 동의서입니다. 감정부는 시술상 잘못이 있었는지와 함께, 그 부작용을 미리 설명했는지도 봅니다. 법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술에 과실이 없더라도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설명하지 않았다면, 자기결정권 침해로 보아 위자료를 인정해 왔습니다.

통지서를 받은 원장님이 그날 차트와 동의서를 다시 넘겨 보고 있다면, 환자가 말하는 부작용의 이름이 동의서에 적혀 있는지부터 짚어 보십시오. 적혀 있고 서명까지 있다면 설명의무를 두고 다툴 여지가 줄어듭니다. 빠져 있다면 시술에 흠잡을 데가 없었어도 위자료 문제는 남을 수 있습니다.

환자가 이미 형사 고소를 했거나 고소를 거론했다면 참여할 이유가 하나 더 생깁니다. 조정이 성립하면 뒤에서 설명할 형사 특례가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배상책임보험 약관에 사고 통지나 합의 동의 조건이 있다면 응하기 전에 맞춰 두어야, 나중에 보험금 지급을 두고 다투지 않습니다.

응했다가 결정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이면 어떻게 될까요. 15일 안에 부동의를 통보하면 조정은 성립하지 않고, 양측 모두 소송으로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감정서는 그대로 남습니다. 법원을 구속하지는 않아도 소송에서 증거로 제출될 수 있으니, 참여는 불리한 감정 결과가 문서로 남을 가능성까지 받아들이는 선택입니다.

조정이 성립하면 업무상과실치상 사건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을 때 기소할 수 없게 됩니다. 중상해는 예외입니다.

조정 중에 환자가 병원에 찾아와 금액을 내밀며 당장 합의하자고 할 때도 있습니다. 감정이 진행 중이라면 그 자리에서 금액을 정하기보다 감정서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 낫습니다. 감정 결과에 따라 금액의 근거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또 조정 밖에서 쓴 합의서로는 형사 특례를 받을 수 없고, 조정 안에서 합의해 조서를 남겨야 특례가 적용됩니다.

06 조정이 성립하면 형사 고소도 끝날까

고소가 저절로 취소되지는 않지만, 형사 사건을 끝낼 수 있는 조건이 생깁니다. 의료분쟁조정법 제51조는 보건의료인의 업무상과실치상죄에 대해 특례를 둡니다. 조정이 성립하거나 조정 중 합의로 조정조서가 작성되면, 피해자가 명시한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본래 피해자의 뜻과 관계없이 기소될 수 있는 죄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히면 끝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다만 상해가 중한 경우는 예외입니다. 상해로 생명에 위험이 생겼거나 불구·불치·난치의 질병에 이른 경우, 즉 형법 제258조 제1항·제2항의 중상해에는 이 특례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업무상과실치사는 처음부터 특례 대상이 아닙니다.

시술 부작용 사건은 대부분 중상해에 이르지 않으니, 형사 고소를 당한 병원에는 이 조항이 참여할 가장 현실적인 이유가 됩니다.

성립한 조정은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있습니다. 조정서에 따로 유보한 부분이 없다면 같은 사고로 다시 배상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조정에서 정한 금액을 병원이 지급하지 않으면 환자는 중재원에 대신 지급해 달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대불 제도).

중재원은 지급한 돈을 병원에 다시 청구합니다. 위 설명은 환자가 아직 소송을 내지 않은 경우를 전제로 하며, 이미 같은 사건으로 소송이 진행 중이면 조정신청은 각하 대상이 됩니다.

정리하면, 자동개시가 아닌 사건은 14일 안에 참여 여부를 정하면 되고, 형사 고소가 걸려 있다면 조정 성립의 형사 특례가 참여의 가장 현실적인 이유입니다.

중재원 문서의 첫 장을 보면 이 사건이 어느 쪽인지 드러납니다. 참여 의사를 회신해 달라고 묻고 있다면, 신청서를 받은 다음 날부터 14일을 세어 응할지 고르는 사건입니다. 조정절차가 개시되었다고 알리고 있다면, 이의 사유가 있는지와 감정에 낼 기록을 따져야 하는 사건입니다.

상담 문의: 02-2038-9185 (법무법인 BHSN, 오승준 변호사)

오승준

오승준변호사

의료서울법무법인 BHSN

깊이 있는 시선과 날카로운 판단으로 명확한 법적 결론을 제공합니다. 주요경력 법무법인 현 / 법무법인 엘케이파트너스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보건복지부 규제법무심사위원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조정위원 (의료) 대한치과의사협회 의료광고심의위원회 위원 한국실업축구연맹 이사 사법연수원 36기(제46회 사법시험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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