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나 성형외과에서 미용 시술비를 전액 비급여로 받은 뒤, 진찰료는 건강보험으로 별도 청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비급여 시술과 급여 진찰료는 항목이 다르기 때문에 각각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보건복지부가 2026년 8월부터 실시하는 기획 현지조사의 주요 항목으로 '비급여대상 진료 후 요양급여비용 이중청구'를 선정했습니다.
환자에게 비급여 진료비를 받고 그 진료에 포함된 진찰료·검사료 등을 다시 건강보험으로 청구하는 관행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겠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비급여 진료와 같은 날 청구한 진찰료가 모두 이중청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은 비급여 진료 후 진찰료를 급여로 청구할 수 있는 경우와 이중청구로 판단될 수 있는 경우, 현지조사에 대비해 병원이 확인해야 할 자료를 살펴보겠습니다.
비급여 시술을 했다면 진찰료도 모두 비급여일까요?
비급여 시술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같은 날의 모든 진료가 비급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시술료만 비급여이고 진찰료는 언제나 급여로 청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건강보험 적용 여부는 개별 행위의 명칭만이 아니라 환자가 병원을 찾은 목적과 실제 시행한 진료의 내용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별표 2는 업무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질환, 신체의 필수 기능개선 목적이 아닌 미용성형 등을 비급여대상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환자가 주름 개선을 위한 보톡스 시술만을 목적으로 내원했고, 의사가 시술 가능 여부를 확인한 뒤 보톡스를 시행했다면 그 진찰은 미용 목적의 비급여 진료 과정에 포함된 것으로 볼 가능성이 큽니다. 이때 환자에게 보톡스 비용 전액을 받고 별도로 질병코드를 입력해 초진 또는 재진 진찰료를 건강보험에 청구하면 이중청구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병원이 게시한 비급여 가격이나 환자에게 안내한 패키지 비용에 상담·진찰·시술 후 확인 비용까지 포함돼 있는데, 같은 진찰료를 공단에 다시 청구했다면 중복 수납으로 판단될 위험이 커집니다.
결국 시술료와 진찰료가 전산상 다른 코드라는 이유만으로 별도 청구가 정당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 진찰이 비급여 시술을 위한 과정이었는지, 별개의 급여대상 질환을 진료한 것인지가 핵심입니다.
비급여 진료 후 진찰료를 급여로 청구하면 언제 이중청구가 될까요?
다음과 같은 청구는 대표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비만 관리 프로그램 비용을 환자에게 받고 매 방문마다 체중과 부작용 여부만 확인했는데,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을 진찰한 것처럼 상병을 입력해 재진 진찰료를 청구했다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차트에 상병명이 기재돼 있더라도 실제 문진·진찰·처방이 없었다면 별도의 급여 진료가 있었다고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2026년 보건복지부도 '비급여대상 진료 후 진료비 이중청구'를 거짓청구의 주요 적발 사례로 제시했습니다. 적발된 요양급여비용은 환수되며, 위반 정도에 따라 업무정지 또는 과징금과 형사고발까지 이어질 수 있으므로 적절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같은 날 별개의 질환을 진료했다면 급여 청구가 가능할까요?
비급여 진료를 받은 환자라도 같은 날 별개의 급여대상 질환에 대해 실제 진찰과 치료를 받았다면 급여 청구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환자가 미용 목적의 레이저 시술을 받으면서 별도로 통증과 진물이 발생한 피부질환을 호소했고, 의사가 해당 부위를 진찰해 진단한 뒤 약을 처방했다면 미용 시술과 질환 치료를 구분할 여지가 있습니다. 보톡스 시술을 받으러 온 환자가 별도로 알레르기 피부염 진료를 받은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상병코드를 하나 더 입력하는 것만으로 별개의 급여 진료가 입증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료기록에는 적어도 다음 내용이 구분돼 있어야 합니다.
반대로 차트에는 미용 시술명과 시술 후 주의사항만 적혀 있고 급여 상병에 관한 증상·진찰·처방이 전혀 없다면, 조사 과정에서 실제 급여 진료가 없었던 것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이중청구로 조사받으면 진찰료만 환수될까요?
이중청구가 확인되면 우선 부당하게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이 환수됩니다. 그러나 문제는 해당 진찰료 몇 건을 돌려주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현지조사에서는 특정 환자 한 명의 청구만 보는 것이 아니라 조사대상 기간의 동일한 청구 유형을 함께 확인합니다. 동일한 방식으로 수개월 또는 수년간 진찰료를 청구했다면 전체 부당금액과 부당비율이 커져 업무정지 기간이나 과징금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법상 업무정지는 최대 1년까지 가능하고, 업무정지를 대신하는 과징금은 부당금액의 2배에서 5배까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실제 진료가 있었지만 급여·비급여 구분을 잘못한 단순 착오인지, 진료하지 않은 상병을 입력해 의도적으로 건강보험에 청구한 것인지도 구분해야 합니다. 전자는 부당청구에 따른 환수와 행정처분이 중심이 될 수 있지만, 허위 기록이나 가장청구가 반복됐다면 거짓청구로 판단돼 형사고발과 요양기관 명단 공표까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병원은 상병코드의 유무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비급여 가격의 구성과 실제 진찰 내용이 차트·수납자료·청구명세서에서 일관되게 구분되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현지조사에서는 청구 명칭보다 환자가 무엇을 목적으로 내원했고 의사가 실제로 무엇을 진료했는지가 더 중요하게 검토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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