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247분 읽기

수술기록과 MRI 판독이 다르면 의료과실? 의료감정 신빙성 대법원 판결

수술기록과 수술 직후 MRI 판독이 다를 때 의료과실이 인정될까요? 대법원이 파기환송한 디스크수술 의료소송 사례와 병원이 확인해야 할 자료를 정리했습니다.

수술 후 예상하지 못한 마비나 감각저하가 발생하면 의료소송에서는 수술기록, MRI·CT 영상, 간호기록과 의료감정 결과가 핵심 증거로 제출됩니다.

그런데 수술기록에는 '수술 중 특이사항 없음'이라고 적혀 있는 반면, 수술 직후 MRI에는 심각한 압박 소견이 나타난다면 법원은 어느 자료를 더 신뢰할까요?

최근 대법원은 MRI 판독과 수술기록 사이의 모순이 제대로 설명되지 않았다면, 수술기록을 전제로 작성된 의료감정 의견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기록이 다르다는 사실만으로 의료과실이 최종적으로 인정된 것은 아니며, 감정의 전제와 수술 후 대응까지 다시 심리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오늘은 위 대법원 판결의 구체적인 내용과 함께 의료감정 결과가 병원에 유리하더라도 배척될 수 있는 경우, 의료인이 의료소송에 대비해 확인해야 할 자료를 살펴보겠습니다.

디스크수술 의료소송, 병원이 2심에서 승소했는데 대법원이 파기환송한 이유는?

환자는 2018년 4월 허리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요추 2·3번 추간판탈출증을 진단받았습니다. 의료진은 같은 해 5월 양방향 척추내시경을 이용해 탈출한 디스크를 제거하는 수술을 시행했습니다.

그런데 환자는 수술 직후부터 다리 마비와 배변장애를 호소했습니다. 이후 척추뼈를 고정하는 추가 수술을 받았지만 증상이 계속됐고, 법원 신체감정에서는 신경다발이 압박돼 하지 마비와 대소변 장애가 나타나는 마미증후군에 해당한다는 소견이 나왔습니다.

1심은 병원 측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해 약 1억2,277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다만 의료진이 무리하게 신경을 견인하지 않았더라도 신경 손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책임을 60%로 제한했습니다.

반면 항소심은 환자의 증상이 의료진의 과실로 발생했다고 추정하기 부족하다며 1심 판결을 취소하고 환자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항소심이 감정의견의 전제와 객관적 검사 결과 사이의 모순을 충분히 살피지 않았다고 보아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돌려보냈습니다.

MRI 판독과 수술기록이 다르면 곧바로 의료과실이 인정될까요?

이번 판결은 MRI 판독과 수술기록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의료과실을 곧바로 인정한 판결은 아닙니다.

수술 직후 MRI 판독에는 심각한 중심부 압박이 있어 즉각적인 수술 후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소견이 있었습니다. 반면 수술기록에는 수술 중 특별한 사건이 없었고 환자의 상태도 안정적이었다고 기재돼 있었습니다.

대법원이 문제 삼은 부분은 두 기록의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 자체보다 이러한 차이를 설명할 객관적인 자료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의료감정도 수술기록을 주요 전제로 삼아 작성됐는데, 그 수술기록이 MRI 판독과 수술 직후 나타난 마비 증상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면 감정의견의 신빙성 역시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의료과실 여부는 영상에서 압박이나 혈종이 확인됐는지뿐 아니라 그 소견이 수술 전부터 존재했는지, 수술 과정에서 발생한 것인지, 의료진이 이상 증상을 언제 인지했는지, 재검사와 재수술이 적절한 시기에 이뤄졌는지를 종합해 판단하게 됩니다.

결국 수술기록과 MRI 판독의 불일치는 의료과실을 자동으로 인정하는 요건은 아니지만, 병원 측 설명과 의료감정의 신뢰도를 약화시키는 중요한 사정이 될 수 있습니다.

병원에 유리한 의료감정 의견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을까요?

의료소송에서 감정의견은 의료진의 과실과 환자에게 발생한 후유장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판단하는 중요한 증거입니다. 그러나 감정의견이 제출됐다고 해서 법원이 반드시 그 결론을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감정의가 어떤 자료를 검토했는지, 질문에 충분히 답변했는지, 감정의 전제가 객관적 자료와 일치하는지를 함께 살펴봅니다. 특히 감정의가 수술기록에 기재된 내용을 사실로 전제했지만 MRI·CT 영상, 마취기록, 간호기록이나 환자의 임상 경과가 그 내용과 맞지 않는다면 감정 결과의 증명력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감정의견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다면 단순히 결론에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감정의가 확인하지 않은 영상자료가 무엇인지, 수술 직후 증상 발생 시점이 잘못 전제됐는지, 영상 판독과 수술기록의 모순에 답하지 않았는지를 구체적으로 지적해야 합니다. 필요한 경우 감정보완 신청, 감정인에 대한 사실조회, 추가 자료를 반영한 재감정이나 다른 전문과목의 협진 감정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이번 판결도 의료감정의 중요성을 부정한 것이 아니라, 감정의견 역시 정확한 사실과 객관적인 의료자료에 기초해야 신뢰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의료소송이 시작됐다면 병원은 어떤 기록부터 확인해야 할까요?

수술 후 합병증과 관련한 분쟁이 발생하면 수술기록만 따로 검토해서는 부족합니다. 수술 전 영상과 수술 직후 MRI, 수술기록, 마취기록, 회복실 기록, 간호기록, 신경학적 검사 결과와 재수술 결정 과정을 시간순으로 맞춰봐야 합니다.

특히 환자가 마비나 통증 악화를 처음 호소한 시각, 의료진이 이를 확인한 시각, MRI를 지시·촬영·판독한 시각, 집도의에게 보고된 시각과 재수술을 결정한 시각을 구분해야 합니다. 객관적인 검사 결과와 수술기록이 다르다면 누가 어떤 근거로 환자 상태를 안정적이라고 판단했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의료감정이 이미 진행 중이라면 감정의에게 제출된 자료가 병원이 보유한 전체 자료와 일치하는지도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핵심 MRI 영상이나 판독지가 누락되거나 수술 후 처치 시각이 다른 자료만 제출됐다면 병원에 유리한 감정 결과가 나오더라도 재판 과정에서 신빙성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또 분쟁이 발생한 뒤 수술기록에 설명을 추가하거나 기존 표현을 수정하는 것은 기록의 신뢰성을 더 크게 훼손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필요한 설명이 있다면 원본과 수정 이력을 그대로 보존하고, 당시 기록과 전산 로그를 토대로 별도의 경위서나 의견서에서 설명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에서 알 수 있듯 수술기록에 '특이사항 없음'이라고 적혀 있다는 사실만으로 의료진의 과실이 부정되는 것도 아니고, MRI에서 이상 소견이 확인됐다는 이유만으로 의료과실이 곧바로 인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의료소송에서는 두 자료가 왜 다르게 작성됐는지, 의료감정이 어떤 자료를 전제로 했는지, 이상 소견을 확인한 뒤 적절한 조치가 이뤄졌는지가 함께 판단됩니다.

따라서 의료감정 결과가 병원에 유리하더라도 결론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감정의 전제와 객관적인 영상자료 및 진료기록이 서로 일치하는지까지 검토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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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준

오승준변호사

의료서울법무법인 BHSN

깊이 있는 시선과 날카로운 판단으로 명확한 법적 결론을 제공합니다. 주요경력 법무법인 현 / 법무법인 엘케이파트너스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보건복지부 규제법무심사위원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조정위원 (의료) 대한치과의사협회 의료광고심의위원회 위원 한국실업축구연맹 이사 사법연수원 36기(제46회 사법시험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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