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동향2026년 6월 22일· 👀 63

변호사 개인은 AI로 달리는데 사무소는 멈춰 있다: 한국이 마주한 격차

변호사 개인은 ChatGPT로 초안을 쓰는데, 사무소는 규칙도 교육도 없습니다. 1년 새 두 배로 벌어진 'AI 격차'가 한국 변호사에게 의미하는 것.

변호사 한 명 한 명은 이미 AI를 손에 쥐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속한 사무소는 아직 규칙 한 줄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올해 발표된 한 대규모 조사가 이 어긋남을 숫자로 드러냈습니다. 개인의 질주와 조직의 정체. 이 둘 사이의 간격이 지난 1년 사이 눈에 띄게 벌어졌습니다.

1년 만에 두 배, 그러나 사무소는 제자리

미국 리걸테크 기업 8am이 발표한 2026 Legal Industry Report는 1,300명 넘는 법률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담았습니다.
2026 Legal Industry Report에 따르면 법률 전문가의 69%가 ChatGPT, Gemini, Claude 같은 생성형 AI 도구를 업무 목적으로 개인적으로 사용한다고 답했습니다.
불과 1년 전과 비교하면 변화의 폭이 큽니다.
새로운 기술에 역사적으로 신중했던 직역에서, 이 수치는 2025년 보고서에서 나타난 3분의 1 미만(31%)으로부터의 극적인 증가를 의미합니다.


쓰임새도 더 이상 실험 수준이 아닙니다.
변호사들은 서신 초안 작성(58%), 일반 리서치(58%), 브레인스토밍(54%), 문서 요약(47%) 같은 일상 업무에 생성형 AI를 통합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입니다. 개인의 사용 속도를 조직의 체계가 따라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법률 AI 도입의 핵심 과제는 사용이 체계를 앞지르고 있다는 점이며, 로펌에게 이 격차는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격차의 크기를 보여주는 수치가 뒤따릅니다.
2026 보고서에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54%)이 자신의 사무소가 생성형 AI의 책임 있는 사용에 대해 어떤 교육도 제공하지 않았고 그럴 계획도 없다고 답했습니다.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주당 시간을 절약한다고 답한 비율은 61%에 이르지만, 절반 미만의 사무소만이 책임 있는 사용에 관한 교육을 제공합니다.
개인은 효율을 체감하며 달리는데, 조직은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를 모두 놓고 있는 셈입니다.

작은 곳이 큰 곳을 앞지르는 역설

흥미로운 점은 이 격차가 사무소 규모와 묘하게 얽혀 있다는 데 있습니다. 거대 로펌은 위험성 검토, 내부 승인, 낡은 시스템 사이에서 시간을 흘려보냅니다. 반면 작은 사무소는 가볍기 때문에 빠릅니다.
대형 로펌이 승인 절차와 오래된 시스템을 다루느라 수개월을 보내는 동안, 작은 사무소는 도구를 고르고 곧바로 시작할 수 있어 AI 시대에 내재된 강점을 지니지만 아직 많은 곳이 이를 깨닫지 못합니다.


이 강점은 경쟁 구도 자체를 흔듭니다.
미국과 호주에서 AI를 활용하는 작은 사무소들은 더 빠르게 성장하고, 더 많은 업무를 맡으며, 훨씬 큰 사무소와 직접 경쟁하고 있습니다.
한 업계 전망은 더 직설적입니다.
2026년의 가장 큰 놀라움은 작은 로펌이 AI 도입에서 빅로를 앞지른다는 것이며, 레거시 시스템과 위원회식 의사결정에 발목 잡히지 않는 단독·부티크 사무소가 100명 규모 사무소와 복잡한 사건에서 경쟁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가격과 수익 구조에도 균열이 갑니다.
AI 도구는 작은 사무소가 큰 투자 없이 첨단 기술에 접근하게 해주며, 그 결과 작은 사무소는 더 민첩해지고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방식으로 가격을 책정하고 법률 업무를 제공할 수 있게 됩니다.
규모의 경제가 무기였던 시대에서, 민첩함이 무기가 되는 시대로 무게추가 옮겨가고 있습니다.

한국이 마주한 '두 겹의 격차'

한국 변호사에게 이 조사가 던지는 함의는 한 겹이 아닙니다. 첫째 격차는 위에서 본 그대로, 개인과 조직 사이의 간극입니다. 이미 상당수의 한국 변호사가 범용 AI로 서면 초안을 만들고 리서치를 돌립니다. 그러나 사무소 차원의 사용 지침, 의뢰인 정보 입력 기준, 검증 절차를 명문화한 곳은 많지 않습니다. 개인의 손은 빨라졌는데 사무소의 규칙은 비어 있는 상태가 그대로 재현되고 있습니다.

둘째 격차는 한국 특유의 것입니다. 국내 법률시장은 전통적 규제 환경 위에 서 있고, 그 결과 국내 로펌과 리걸테크가 역차별 구조에 놓인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회보에 실린 한 전문가 인터뷰는 이 점을 정면으로 짚으며, 해법의 방향까지 제시합니다. 핵심은 금지가 아니라 안전한 활용입니다. 변호사가 주도권을 쥐고, 활용 범위와 한계를 스스로 설계하며, 그 위에 책임 할당과 가이드라인을 얹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무로 옮기면 처방은 단순합니다. AI를 전면 도입하거나 전면 금지하는 양자택일이 아니라, 업무 흐름의 어느 단계에 어디까지 쓸지를 단계별로 정하는 것입니다. 같은 회보의 조언은 구체적입니다. 프롬프트 작성법을 익히고, AI가 만든 초안을 그대로 쓰지 않고 변호사가 반드시 검증·보완하는 사전·사후 체계를 두며, 초안→검토→보강의 흐름에서 초안 단계에만 AI를 붙이는 식의 부분 도입이 가장 효율적이고 안전하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마케팅 관점을 한 줄 더합니다. AI는 단지 내부 생산성 도구가 아니라, 작은 사무소가 큰 사무소와 직접 경쟁할 수 있게 만드는 지렛대입니다. 같은 인력으로 더 많은 상담에 더 빠르게 응대하고, 더 다듬어진 콘텐츠를 더 자주 내보낼 수 있다면, 그 자체가 시장에서의 차별화입니다. 다만 그 지렛대는 사무소 차원의 규칙이 받쳐줄 때만 안전하게 길어집니다. 개인기로 굴러가는 AI는 어느 날 사고로 되돌아옵니다.

지금 점검할 것은 분명합니다. 우리 사무소에 AI 사용 기준이 한 줄이라도 적혀 있는가. 의뢰인 정보가 검증 없이 외부 모델로 흘러가고 있지는 않은가. 그리고 이 도구를 비용 절감의 수단을 넘어 새로운 의뢰인을 만나는 채널로 설계하고 있는가. 격차는 기술이 아니라 규칙과 전략에서 벌어집니다. 빠른 손에 맞는 규칙을 먼저 갖춘 사무소가, 다음 경쟁의 앞자리에 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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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acdee 에디터

macdee 개발팀과 법률 마케팅 전문가가 작성한 인사이트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