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마케팅2026년 6월 27일· 👀 8

의뢰인 78%는 "AI 썼다고 말해달라"는데, 변호사는 침묵한다

변호사의 79%가 AI를 쓰는 시대, 의뢰인 78%는 그 사실을 말해달라고 합니다. 그런데 공개하는 변호사는 소수입니다. 침묵이 만든 '신뢰 격차'가 다음 경쟁의 전선입니다.

법률시장에서 AI 도입 속도를 보여주는 숫자가 하나 있습니다.
Clio의 2025 Legal Trends Report에 따르면 법률 전문가의 AI 사용률은 1년 만에 19%에서 79%로 치솟았습니다.
불과 한 해 전만 해도 다섯 명 중 한 명이던 비율이, 이제는 다섯 명 중 네 명입니다. 변호사가 AI를 쓰느냐 마느냐는 더 이상 질문이 아닙니다.

진짜 질문은 그다음에 있습니다. 쓴다는 사실을 의뢰인에게 말하느냐, 말하지 않느냐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변호사 다수가 마케팅의 결정적 기회를 놓치고 있습니다.

79%가 쓰는데, 18%만 말한다

데이터가 드러내는 불일치는 선명합니다.
Clio의 2025 보고서에 따르면 의뢰인의 78%는 변호사가 AI를 사용할 때 그 사실을 공개하기를 원하지만, 항상 공개한다고 답한 로펌은 18%에 불과합니다.
더 나아가,
법률 전문가의 35%는 AI 사용을 거의 또는 전혀 공개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수요와 공급이 정반대로 어긋나 있습니다. 의뢰인은 알고 싶어 하는데, 변호사는 입을 닫습니다. 침묵하는 이유는 짐작 가능합니다. AI를 썼다고 밝히면 "그럼 내가 낸 수임료는 무엇에 대한 값인가"라는 질문이 따라올까 두렵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의뢰인이 변호사의 AI 사용 여부를 알고 싶어 한다는 점은 로펌을 곤란한 위치에 놓습니다. 공개는 AI에 우호적인 의뢰인의 신뢰를 강화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침묵이 안전한 선택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장 위험한 선택이라는 데 있습니다.

'신뢰 격차'는 침묵에서 자란다

미국의 한 조사는 이 긴장을 더 직접적으로 보여줍니다.
미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AI Lawyer Trust Gap' 조사에서 42%가 법적 문제가 생기면 변호사에게 연락하기 전에 AI를 먼저 쓰겠다고 답했습니다. AI가 빠르고 사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의뢰인은 이미 변호사 사무실 문을 두드리기 전에 검색창과 챗봇 앞에 앉아 있습니다.

흥미로운 건 그다음 숫자입니다.
동시에 60%는 변호사가 AI를 사용했다면 항상 공개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이 조합이 신뢰 격차를 정의합니다. 대중은 AI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모호함에 반대합니다.
의뢰인이 거부하는 것은 AI 자체가 아니라, AI를 쓰면서 쓰지 않은 척하는 태도입니다.
AI가 사용되었다면, 의뢰인은 투명성을 원합니다.


그러니 공개를 망설이게 만드는 전제 자체가 틀렸습니다. AI 사용이 신뢰를 떨어뜨리는 것이 아닙니다. 사용을 숨기는 행위가 신뢰를 떨어뜨립니다. 실제로
Clio 보고서에서 변호사가 AI를 사용한다는 이유만으로 신뢰가 떨어진다고 답한 의뢰인은 36%에 그쳤습니다.
거부 정서는 생각보다 작고, 투명성에 대한 요구는 생각보다 큽니다. 이 간극이 곧 기회입니다.

한국 변호사가 지금 선점할 수 있는 자리

이 흐름은 바다 건너 이야기가 아닙니다. 한국 법조계에서도 AI는 이미 표준 도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법무법인 율촌은 28년간 축적한 지식 자산을 토대로 한 폐쇄형 AI 시스템을 가동하며, 광장·지평 등 대형 로펌들도 자체 시스템 도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개인 변호사 단위에서도 확산은 빠릅니다.
법률 AI 비서 서비스 슈퍼로이어의 경우 이용자의 95.2%가 다른 변호사에게도 추천하겠다고 답했고, 94%는 업무 효율 향상을 경험했다고 했습니다.


도구는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한국 시장에서 'AI를 어떻게 쓰는지를 의뢰인에게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를 마케팅 메시지로 다듬은 사무소는 드뭅니다. 국내 사내 변호사들의 진단도 같은 곳을 향합니다. 한 사내 변호사는 의뢰인이 AI 사용 여부보다 검증된 신뢰 프로세스와 효율의 환원 방식을 더 중요하게 본다고 짚었고, 또 다른 변호사는 해외 로펌처럼 AI 활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를 경쟁력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AI로 절감한 시간을 수치로 제시할수록 설득력이 커진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한 가지 데이터를 더 겹쳐 보면 그림이 완성됩니다.
Clio의 시크릿 쇼퍼 조사에서 절반 이상의 로펌이 의뢰인 문의에 응답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즉, 대다수 사무소가 기본적인 응대조차 놓치고 있는 시장에서, '우리는 AI를 이렇게 활용하고, 절감한 시간을 의뢰인 상담에 이렇게 돌려준다'고 먼저 말하는 사무소는 압도적으로 눈에 띌 수밖에 없습니다.

실무적으로 풀면 어렵지 않습니다. 홈페이지와 상담 안내에 AI 활용 방침을 한 문단으로 명시하는 것, 수임 단계에서 AI를 어디에 쓰고 어디엔 쓰지 않는지(특히 최종 판단과 책임은 변호사에게 있다는 점)를 분명히 고지하는 것, 그리고 AI로 단축한 시간을 더 깊은 검토와 더 빠른 응대로 돌렸다고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의뢰인이 두려워하는 것은 기계가 아니라 모호함입니다. 그 모호함을 먼저 걷어내는 변호사가, 같은 AI를 쓰면서도 신뢰를 가져갑니다. 79%가 쓰는 도구는 더 이상 차별점이 아닙니다. 차별점은, 그것을 어떻게 말하느냐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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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acdee 에디터

macdee 개발팀과 법률 마케팅 전문가가 작성한 인사이트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