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098분 읽기

간병 기여분 인정 기준과 상속 분쟁|간병한 자녀가 더 받을 수 있을까

어머니를 오래 간병했다면 상속을 더 받을 수 있을까요? 기여분이 인정되는 기준, 금액을 정하는 방식, 유류분과의 차이, 청구 절차를 사례와 함께 정리했습니다.

어머니를 몇 년 간병했더라도 상속이 시작되면 출발점은 형제와 똑같은 법정상속분입니다. 그 위에 더 받으려면 간병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자녀로서 하는 통상의 부양을 넘었는지와 그 일이 어머니의 재산을 지켰는지를 입증해야 합니다. 법이 '기여분'이라는 이름으로 인정하는 몫은 이 두 기준을 통과한 부분입니다.

기여분이 얹어 주는 몫

기여분은 공동상속인 한 사람의 특별한 기여를 먼저 떼어 그 사람의 상속분에 더해 주는 제도입니다. 민법 제1008조의2 제1항은 상당한 기간 동거·간호 그 밖의 방법으로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했거나 재산의 유지·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공동상속인에게 이 몫을 인정합니다. '간호'가 조문에 직접 적혀 있으니 간병한 자녀도 출발선에는 섭니다.

상속재산이 6억원이고 자녀가 셋(아버지는 먼저 돌아가신 것으로 가정)인데, 간병한 자녀의 기여분이 9천만원으로 인정됐다고 해 봅시다. 6억원에서 9천만원을 먼저 빼면 5억1천만원이고, 셋이 나누면 1억7천만원씩입니다. 간병한 자녀는 여기에 9천만원을 더해 2억6천만원을 받고, 나머지 둘은 1억7천만원씩 받습니다. 다툼은 대개 이 9천만원 한 줄에서 벌어집니다.

인정과 불인정을 가른 두 가정

어머니가 치매 진단을 받은 뒤 큰딸이 직장을 그만두고 어머니 집에 들어가 3년 동안 밤낮으로 돌본 경우를 가정해 보겠습니다. 간병인은 쓰지 않았고 기저귀와 식재료 값은 큰딸이 냈으며, 어머니에게서 생활비를 받은 적도 없었다고 합시다. 이런 사정이 기록으로 뒷받침되면 기여분이 인정될 가능성이 큰 쪽입니다.

반대편에는 같은 동네에 살던 아들을 놓아 보겠습니다. 주말마다 들러 식사를 챙기고 병원에 모셨지만 평일 돌봄은 요양보호사가 맡았고, 그 비용은 어머니 예금에서 나갔다고 합시다. 자녀로서 보통 하는 도리의 범위로 평가되어 인정되기 어려운 쪽입니다.

돌이켜보면 두 자녀의 마음은 다르지 않았을 겁니다. 법원이 보는 것은 마음의 크기가 아니라 기간, 돌봄에 쏟은 시간, 본인이 낸 비용, 대가의 유무입니다. 첫 사례는 네 가지가 모두 통상의 부양 바깥에 있고, 둘째 사례는 안쪽에 있습니다.

같은 간병이라도 어머니의 생활을 대신 떠받친 정도로 평가되면 기여분이 되고, 곁에서 챙긴 정도로 평가되면 기여분이 되지 않습니다. 억울하게 들릴 수 있지만, 이 선이 없으면 모든 효도가 상속 분쟁의 청구서가 되니까요.

통상의 부양을 넘는 선

자녀에게는 어머니를 부양할 법적 의무가 이미 있고, 그 의무 안에서 한 일은 기여분이 되지 않습니다. 민법 제974조는 직계혈족 및 그 배우자 사이와 생계를 같이 하는 친족 사이에 서로 부양할 의무를 정합니다. 그래서 기여분의 '특별히'는 이 의무를 넘었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법원이 선을 가를 때 들여다보는 사정은 대체로 다섯 가지입니다.

  • 기간: 법이 정한 최소 기간은 없지만, 몇 달보다 수년 이어진 돌봄이 무겁게 평가됩니다.
  • 방식: 함께 살며 전담했는지, 가끔 들러 도왔는지입니다.
  • 어머니의 상태: 상시 돌봄이 필요한 치매나 거동 불능이었는지이며, 장기요양등급이 참고가 됩니다.
  • 비용: 간병인을 쓸 돈을 자기 시간과 돈으로 대신했는지입니다.
  • 대가로 받은 것이 있는지: 생활비, 용돈, 생전 증여가 여기에 들어갑니다.
  • 옆 사례를 하나 보면 다섯째 항목이 왜 자주 부딪치는지 보입니다. 어머니가 생전에 간병한 자녀에게 집을 증여했고 그 증여가 간병에 대한 보답이라고 평가되면, 이미 대가를 받은 것이라 기여분을 인정하기 어려워집니다. 집을 물려주려는 별도의 뜻이었다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는데요, 증여 시점과 간병 시작 시기, 당시 어머니의 말이 그 갈림을 가릅니다.

    재산 유지와의 연결고리

    조문은 부양과 재산의 유지·증가를 함께 적지만, 실제 다툼에서 설득력의 중심은 간병이 어머니 재산을 그만큼 지켰다는 연결입니다. 가족이 돌보지 않았다면 간병인에게 나갔을 돈이 어머니 재산에 남아 있다는 논리죠.

    이 연결에는 한도가 있습니다. 제1008조의2 제3항은 기여분이 상속개시 당시 재산 가액에서 유증 가액을 뺀 액을 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상속재산이 3천만원뿐이면 간병 기여가 그보다 크게 평가되어도 기여분은 3천만원을 넘을 수 없고, 유언으로 특정인에게 준 재산이 있으면 한도는 그만큼 더 줄어듭니다.

    어머니의 재산이 병원비로 거의 소진된 경우가 이 한도에 걸리는 전형입니다. 간병이 길수록 재산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아서, 기여분을 인정받아도 나눌 것이 없는 일이 생깁니다.

    금액을 정하는 방식

    금액에 공식은 없고, 가정법원이 사정을 참작해 정합니다. 제1008조의2 제2항은 협의가 되지 않으면 가정법원이 기여자의 청구에 따라 기여의 시기·방법·정도와 상속재산의 크기, 그 밖의 사정을 참작해 정한다고 규정합니다. 법이 숫자를 주지 않으니 다툼의 무게가 입증에 실립니다.

    흔한 출발점은 간병인을 썼다면 들었을 비용입니다. 일당을 12만원으로 가정하고 730일을 곱하면 8,760만원입니다. 법원은 이 금액을 그대로 받기보다 가족 간병이라는 점, 상속재산의 크기, 다른 형제의 분담, 이미 받은 대가를 반영해 줄여 정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어머니의 병원 영수증과 통장 내역을 넘겨 보며 내가 쓴 돈이 얼마였는지 헤아리고 계실 겁니다. 그런데 모아야 할 숫자는 쓴 돈만이 아닙니다. 간병 기간에 어머니 계좌에서 나간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가 같은 무게를 갖거든요.

    상대 형제는 대개 '자식이면 당연한 일'이라는 말에서 시작해, 그 기간의 인출·카드 내역을 들춰 어머니 돈으로 생활하지 않았느냐고 되묻습니다. 그래서 중요해지는 자료는 장기요양등급 판정이나 진단 기록, 내가 낸 비용 내역, 그 기간 어머니 계좌의 흐름 세 가지 정도입니다. 하나도 없어도 상담은 시작됩니다.

    유류분과의 구분

    기여분과 자주 헷갈리는 유류분은 쓰이는 자리가 다릅니다. 기여분은 상속재산을 나누는 자리에서 내 몫을 더하는 장치이고, 유류분은 어머니가 유언이나 생전 증여로 재산을 한쪽에 몰아 주어 최소 몫이 침해됐을 때 돌려받는 장치입니다.

    어머니가 다른 형제에게 재산을 몰아 주었다면 간병한 자녀가 먼저 꺼낼 것은 유류분 반환청구입니다. 그런데 간병했다는 이유로 유류분 계산에서 기여분을 먼저 빼 달라는 주장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 흐름입니다. 유류분 산정에 기여분을 반영하는 규정이 없기 때문입니다. 2024년 4월 헌법재판소가 이 부분을 헌법불합치로 판단했으므로, 그 뒤 입법 정비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확인이 필요합니다.

    이 청구에는 시효가 따로 있습니다. 민법 제1117조는 상속 개시와 반환해야 할 증여·유증을 안 때부터 1년, 상속이 개시된 때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한다고 정합니다.

    협의서와 청구 사이

    기여분은 먼저 상속인끼리 협의하고, 안 되면 가정법원이 정합니다. 다만 기여분 청구는 단독으로 낼 수 없습니다. 제1008조의2 제4항은 상속재산분할 청구가 있는 경우 등에만 기여분 청구를 할 수 있다고 정하기 때문에, 분할 절차에 붙여서 내는 형태가 됩니다.

    절차는 이렇게 흘러갑니다.

  • 상속인 전원이 협의해 기여분을 반영한 분할협의서를 씁니다.
  • 협의가 안 되면 가정법원에 상속재산분할을 청구하고 기여분을 함께 주장합니다.
  • 법원은 조정을 시도하고, 합의가 안 되면 간병 기간과 비용 증거를 보고 심판으로 정합니다.
  • 결정에 따라 예금 인출과 부동산 등기를 진행합니다.
  • 형제들이 모두 동의한다면 기여분을 반영한 금액을 분할협의서에 적고 서명·날인하는 일은 직접 하셔도 됩니다. 한 사람이라도 기여분 자체를 부정하면 2단계로 넘어가는데, 그때부터는 입증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분할이 늦어져도 상속세 신고기한은 따로 가서, 상속개시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6개월입니다.

    처음 통화에서는 어머니가 언제부터 어떤 상태였는지, 그동안 누가 어디서 어떻게 돌봤는지, 간병 기간의 비용이 어느 계좌에서 나갔는지를 묻게 됩니다. 기억나는 대로 말씀하시면 충분하고, 어떤 자료가 필요한지는 그 답을 들은 뒤에 정해집니다. 통장이나 서류를 아직 찾지 못한 상태여도 통화는 시작할 수 있습니다.

    유지은

    유지은변호사

    이혼/가사서울법률사무소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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