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셋인데 상속받은 집, 일단 공동명의로 등기해도 되나요
아버지가 남긴 집 한 채를 두고 형제들 사이의 이야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은행이나 주변에서 "일단 법정상속분대로 등기부터 해두라"는 말을 듣고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먼저 답을 드리면, 협의가 끝나기 전에 법정상속분 공유등기부터 해두는 선택은 대부분의 경우 손해입니다. 협의분할로 곧바로 등기하면 민법 제1015조의 소급효에 따라 처음부터 그 사람이 단독으로 물려받은 것이 되지만, 공유등기를 거친 뒤 지분을 한 사람에게 몰아주면 그 이동분은 증여로 취급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급한 마음이 만든 공유등기
몇 해 전 상담실에서 만난 세 남매 이야기입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성북구의 다세대주택 한 채와 지방의 밭이 남았고, 어머니와 자녀 세 명이 상속인이었습니다. 협의가 길어지던 중 차남이 급한 사정으로 등기소에 혼자 가서 부동산등기법 제23조 제3항을 근거로 법정상속분대로 공유등기를 마쳐버렸습니다. 배우자 1.5, 자녀 각 1의 비율이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넉 달쯤 지나 가족들이 "집은 어머니 명의로 하자"고 뜻을 모았는데, 그때는 이미 상속개시일로부터 10개월이 지난 뒤였습니다. 자녀 세 명의 지분이 어머니에게 넘어가는 모양이 되면서 증여세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여기서 많이들 놀라십니다.
소급효의 자리
민법 제1006조는 상속인이 여럿이면 상속재산을 공유한다고 정하고, 민법 제1013조는 그 공유 상태를 협의로 나눌 수 있도록 길을 열어둡니다. 그리고 민법 제1015조가 그 분할의 효력을 상속이 개시된 때로 되돌려 놓습니다.
이 소급효 덕분에 협의분할 결과를 처음부터 등기에 담으면 등기원인은 여전히 '협의분할에 의한 상속'입니다. 무상으로 넘긴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그 사람의 몫이었던 셈입니다. 반대로 공유등기가 한 번 찍히고 나면, 이후의 조정은 이미 각자 확정된 재산을 서로 주고받는 모양으로 보이게 됩니다.
6개월이라는 경계선
그렇다고 공유등기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세금이 붙는 것은 아닙니다. 갈리는 지점은 시점입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신고기한은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입니다. 공유등기를 이미 했더라도 이 6개월 안에 협의를 매듭짓고 경정등기까지 마치면 되돌릴 수 있습니다. 앞의 세 남매에게 아팠던 대목은 바로 이 선을 넘겼다는 것이었습니다. 채권자가 대위해 법정상속분 등기를 마친 경우도 같은 구조로 봅니다.
순서와 서류
분할 협의와 상속세를 한 자리에서 함께 다루다 보면, 순서만 바꿔도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를 자주 만납니다. 실무에서 권하는 흐름은 이렇습니다.
협의가 끝내 이뤄지지 않으면 가정법원의 상속재산분할심판으로 갑니다. 조정전치가 적용되어 조정 절차를 먼저 거치고, 유류분이 문제 되면 민법 제1117조에 따라 침해를 안 날부터 1년, 상속개시일부터 10년의 기간이 별도로 흘러갑니다.
방치의 대가
지금 서류를 떼어 보면서 형제 중 누가 도장을 안 찍어줄지 가늠하고 계신다면, 그 걱정은 정확한 데를 짚고 있습니다. 상속등기를 안 했다고 과태료가 나오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사이 상속인 중 한 분이 돌아가시면 그 자녀들까지 협의 당사자로 들어오고, 도장을 받아야 할 사람이 네 명에서 아홉 명이 되는 일도 벌어집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상속인이 둘뿐이고 이견도 없으며 부동산도 한 채라면 등기소 상담만으로 충분히 마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재혼 가정이거나, 생전에 특정 자녀가 증여를 받았거나, 부동산이 여러 지역에 흩어져 있다면 순서를 잘못 잡았을 때 이를 되돌리는 비용이 훨씬 큽니다.
상담을 오실 때 피상속인의 제적등본과 기본증명서, 부동산 등기사항증명서, 그리고 생전 증여 내역을 짐작할 수 있는 통장 사본을 챙겨 오시면 첫 자리에서 방향까지 잡아 드릴 수 있습니다. 6개월이라는 선이 아직 남아 있는지부터 함께 세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