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85분 읽기

검수기간 지난 뒤 하자 주장, 물품대금 못 받을 때 대응 방법

검수기간이 지난 뒤 하자를 이유로 대금 지급을 거절당했다면, 간주조항의 유무와 매매·도급 구분이 결론을 가릅니다. 대응 순서와 시효, 준비 서류를 정리했습니다.

검수기간 다 지나서 하자라고 대금을 안 주는데요

납품은 이미 끝났고, 계약서에는 검수기간이 7영업일로 적혀 있었습니다. 그런데 40일이 지난 뒤에야 "도장 표면에 하자가 있어 지급이 어렵다"는 메일 한 통이 옵니다.

답부터 드리면, 기간이 지났다는 사실 하나로 이기는 구조가 아닙니다. 계약서에 '기간 내 이의가 없으면 합격한 것으로 본다'는 간주 문구가 있는지, 없다면 상대가 그 물건을 이미 써버렸는지에서 결론이 갈립니다. 다른 자료보다 이 두 가지를 먼저 확인하셔야 합니다.

검수기간 도과의 실제 무게

상담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씀이 "계약서에 7일이라고 못 박혀 있는데요"입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다만 그 문구는 대부분 검사를 언제까지 하라는 '기한'일 뿐, 그때까지 검사하지 않으면 어떻게 된다는 '효과'까지 적어둔 경우는 생각보다 드뭅니다.

효과 조항이 없다면 법원은 기간 도과를 결정적 사유가 아닌 여러 정황 가운데 하나로 다룹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도과 사실만 내세우지 않고 그 옆에 다른 정황을 쌓습니다.

  • 검수확인서에 서명이 있었는지
  • 세금계산서를 이의 없이 수취했는지
  • 대금 일부가 이미 입금됐는지
  • 그 물품을 자기 공정에 투입하거나 제3자에게 되팔았는지
  • 여기까지가 원칙론입니다.

    간주조항의 유무

    제가 맡았던 사건 중 금속 가공품 3,200만 원어치를 납품한 업체가 있었습니다. 계약서에는 "검수기간 내 서면 이의가 없으면 합격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한 줄이 있었고, 상대는 그사이 제품을 완제품에 조립해 출고까지 마친 상태였습니다. 이 두 사정이 함께 있다면 다툼의 여지는 크게 줄어듭니다.

    반대로 결론이 뒤집힌 사안도 봤습니다. 간주 문구가 없었고, 발주처가 납품 3일 만에 카카오톡으로 "표면 상태 확인 좀 부탁드립니다"라고 보냈던 기록이 남아 있었습니다. 정식 서면 이의는 아니지만 이의의 취지로 읽히는 메시지 하나가 도과 주장의 힘을 상당히 깎아냈습니다.

    매매냐 도급이냐의 갈림길

    상법 제69조 제1항은 상인 간 매매에서 매수인이 목적물을 수령한 즉시 검사하고, 하자를 발견하면 곧바로 통지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게을리하면 해제·감액·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합니다. 즉시 발견할 수 없는 하자라도 6개월이 지나면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이 조문은 도급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규격품을 대량으로 공급하는 거래는 매매로, 발주처 도면에 맞춰 그 회사만 쓸 수 있는 부대체물을 제작해 넘기는 거래는 도급으로 보는 것이 실무의 대체적인 판단입니다. 도급으로 분류되면 민법 제670조에 따라 인도받은 날부터 1년간 담보책임이 살아 있어, 검수기간이 지났다는 사정만으로는 방어가 약해집니다. 계약서 제목이 '물품공급계약서'라고 적혀 있어도 거래의 실질로 판단합니다.

    지금 계약서 첫 장을 다시 꺼내 보고 계신다면, 방향은 정확합니다.

    전액 거절이라는 오해

    하자가 조금이라도 있다고 해서 대금 전액을 묶어둘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536조의 동시이행 항변은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액에 상응하는 범위에서만 인정된다는 것이 확립된 판단 흐름입니다. 하자 보수비가 200만 원인데 3,200만 원 전부를 미루는 것은 그 자체로 이행지체입니다.

    하도급 관계라면 상황은 더 유리해집니다. 하도급법 제9조 제2항은 원사업자가 목적물 수령일부터 10일 이내에 검사 결과를 서면 통지하지 않으면 검사에 합격한 것으로 보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법 제13조는 수령일부터 60일 이내 대금 지급과 그 이후의 지연이자를 규정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하자가 사진과 불량률 데이터로 명확히 남아 있는 사안이라면 소송보다 감액 합의로 정리하는 편이 대금 회수 시점과 거래관계 양쪽에서 낫습니다.

    대응의 순서와 시계

    물품대금 채권의 소멸시효는 민법 제163조 제6호에 따라 3년입니다. 짧습니다. 대응을 미루다 보면 하자 다툼이 아니라 시효 다툼으로 넘어갑니다.

  • 계약서·발주서·거래명세서·검수확인서에서 기간과 효과 문구를 특정합니다.
  • 이의 부존재를 확정하는 내용증명을 보냅니다. 상대가 보내온 답신 자체가 증거가 됩니다.
  • 다툼의 여지가 적으면 지급명령을 신청합니다. 상대가 송달받은 날부터 2주 내 이의하면 소송으로 넘어갑니다.
  • 하도급 사안이면 공정거래위원회 신고도 병행할 수 있습니다.
  • 상담 오실 때는 계약서, 납품 전후 메일과 메신저 원본, 세금계산서 발행 내역, 입금된 부분이 있다면 통장 사본을 챙겨 주시면 됩니다. 30분이면 간주조항 유무와 매매·도급 성질까지 정리해 드릴 수 있습니다. 지금 상대의 메일을 몇 번씩 다시 읽고 계실 텐데, 답장을 보내기 전 문구를 한 번 점검받는 편이 안전합니다.

    김정웅

    김정웅변호사

    민사 · 노동/산재 · 형사 · 부동산 · 교통사고 · 파산/회생 · 기업법무 · 의료 · 성범죄 · 행정 · 이혼/가사전남법무법인 양영앤정훈

    2013. 장흥군, 강진군 자문변호사 2018. 삼성전자 광주법인 자문변호사 2020. 장흥군의회 자문변호사 장흥교도소, 장흥경찰서, 장흥군, 강진군 다수 위원회 위원 활동 전) 법무법인 정훈 대표변호사 現 법무법인 양영&정훈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양영&정훈은 광주와 전남 지역의 든든한 법률 파트너로서 고객의 권리와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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