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86분 읽기

경찰 참고인 조사 출석 의무와 피의자 전환 신호, 변호사 동행이 필요한 경우

경찰 참고인 출석 요구를 받았다면 출석 의무는 없지만, 질문이 본인 행위로 옮겨가면 피의자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전환 신호와 서명 전 주의점을 정리했습니다.

경찰서에서 참고인으로 나오라는데 변호사 없이 가도 되나요

"피의자 아니고 참고인이시니까 부담 갖지 마시고 오세요." 이 말을 그대로 믿고 혼자 가셨다가, 나올 때는 피의자신문조서에 서명하고 나오신 분들을 여러 번 만났습니다.

먼저 답부터 드리면, 참고인 조사는 형사소송법 제221조 제1항에 따른 임의수사라 출석 의무 자체가 없습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그게 아닙니다. 참고인과 피의자를 가르는 것은 수사기관이 붙인 이름표가 아니라, 질문이 "무엇을 보셨나요"에서 "왜 그렇게 하셨나요"로 옮겨가는 그 지점입니다.

이름표와 실질의 불일치

제가 맡았던 사건 하나를 각색해 말씀드립니다. 지방 중소 건설사 경리 담당이던 A씨는 대표의 법인자금 4억여 원 유용 사건에 참고인으로 불려갔습니다. 대표 지시로 하청업체 명의 계좌에 12차례 이체를 실행한 사람이 A씨였거든요.

조사 시작 두 시간쯤 지났을 때 수사관이 이체내역 출력물을 책상에 올려놓고 물었습니다. "이 송금, 본인이 직접 하신 거 맞죠? 그 하청업체 실체 없는 거 알고 계셨죠?" A씨는 있는 그대로 답했습니다. "좀 이상하다고 생각은 했습니다."

그 한 문장이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는 진술로 조서에 남았습니다. A씨는 업무상횡령 공범으로 입건됐죠.

전환 지점의 판단 기준

같은 사무실 B씨도 이체 사실을 알고 있었고, 대표 지시를 A씨에게 전달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B씨는 끝까지 참고인이었습니다. 둘의 신분을 가른 지점은 두 가지입니다. 실행행위를 직접 분담했는지, 위법성을 인식했다는 정황을 자기 입으로 인정했는지.

구분은 이렇습니다. 진술 내용이 '타인의 행위에 대한 관찰'에 머무르면 참고인, '본인의 행위에 대한 해명'으로 넘어가면 그때부터는 실질적 피의자입니다. 수사기관이 신분 전환을 선언해야만 바뀌는 게 아닙니다. 실무에서는 이미 계좌추적과 통화내역 확보를 마친 뒤에도 참고인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조사실에서 알아채야 할 신호

조사를 받다가 아래와 같은 상황이 나오면 신분이 이동 중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질문의 주어가 "그 사람이"에서 "본인이"로 바뀐다
  • 수사관이 이미 답을 알고 있는 질문을 던진다. 다른 사람 진술과 대조하는 중입니다
  • 본인 명의 계좌내역, 문자, 출입기록이 책상 위로 올라온다
  • 같은 질문을 표현만 바꿔 세 번 이상 반복한다
  • "진술을 거부할 수 있고,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습니다"라는 고지가 나온다
  • 특히 마지막 항목.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의 진술거부권 고지는 피의자신문 전에 하는 절차입니다. 그 고지가 나왔다면 서류상 명칭이 무엇이든 이미 피의자로 조사받고 계신 겁니다. 그 자리에서 조사를 중단하고 변호인 참여를 요청하실 수 있으며,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가 그 근거입니다.

    조서 서명이라는 마지막 관문

    많이들 놓치는 대목입니다. 참고인 진술조서는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4항에 따라 나중에 법정에서 증거로 쓰일 수 있습니다. 본인이 피의자가 되면 그 조서는 자신을 겨누는 자료가 되고요.

    그래서 조서 열람 단계가 사실상 마지막 방어선입니다. 서명하기 전 전문을 읽고 표현 하나하나 정정을 요구하실 수 있습니다. "이상하다고 생각했다"와 "당시에는 통상적인 업무처리로 알았다"는 법적 평가가 완전히 갈립니다.

    한번 서명한 조서를 나중에 뒤집기는 대단히 어렵습니다. 번복 자체가 신빙성을 깎는 사정으로 평가되기 때문입니다.

    혼자 갔을 때 실제로 벌어지는 일

    지금 출석요구서를 앞에 두고 날짜를 세고 계신다면, 그 며칠이 가장 중요한 시간입니다.

    흔한 오해 하나 짚겠습니다. 참고인이 사실과 다르게 말해도 형법 제152조 위증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법정에서 선서한 증인에게만 적용되니까요. 그런데 이 말만 믿고 안심해 지인을 감싸주려 적극적으로 허위진술을 하시면, 형법 제151조 제1항 범인도피죄로 별건 입건되는 경우가 실무에서 종종 나옵니다. 단순히 모른다고 말하는 것과 없는 사실을 만들어내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또 하나. 피의자로 전환된 뒤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에 응하지 않으면 형사소송법 제200조의2에 따른 체포영장 청구 사유가 됩니다. 통상 3회 정도 불응이 쌓이면 검토에 들어갑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정말 단순 목격자인 사건까지 변호사를 대동할 필요는 없습니다. 전화로 20분 정리하는 것만으로 충분한 경우도 많거든요. 문제는 그 구분을 당사자가 판단하기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출석 전에 정리해 오실 것

    상담 때는 세 가지만 챙겨 오시면 충분합니다. 출석요구서 사진, 사건과 관련해 주고받은 문자나 메신저 기록, 마지막으로 본인이 한 행동을 날짜순으로 적은 메모입니다. 기억나는 만큼만 적으셔도 됩니다.

    저는 그 자료로 먼저 사건 죄명과 예상 쟁점을 확인하고, 수사기관이 어느 지점을 물을지 역산합니다. 그다음 답변할 방향과 답하지 않아야 할 영역을 나눠 드립니다. 필요하면 조사 동행까지 검토하고요.

    출석요구서에 적힌 죄명이 낯설고, 왜 하필 나를 부르는지 짐작이 안 되신다면 그 감각이 맞습니다. 이유 없이 부르지는 않거든요. 조사실 문을 열기 전에 한 번만 정리하고 가시면, 되돌릴 수 없는 문장을 남기는 일은 대체로 피할 수 있습니다.

    김정웅

    김정웅변호사

    민사 · 노동/산재 · 형사 · 부동산 · 교통사고 · 파산/회생 · 기업법무 · 의료 · 성범죄 · 행정 · 이혼/가사전남법무법인 양영앤정훈

    2013. 장흥군, 강진군 자문변호사 2018. 삼성전자 광주법인 자문변호사 2020. 장흥군의회 자문변호사 장흥교도소, 장흥경찰서, 장흥군, 강진군 다수 위원회 위원 활동 전) 법무법인 정훈 대표변호사 現 법무법인 양영&정훈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양영&정훈은 광주와 전남 지역의 든든한 법률 파트너로서 고객의 권리와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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