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처를 올린 행위 자체로 처벌되는 경우?
선거 때마다 이 질문으로 상담이 몰립니다. "단체 카톡방에 후보 공약 캡처를 올렸는데 누가 선관위에 신고했다고 합니다."
먼저 답을 드리면, 일반 유권자가 카카오톡 대화방에 후보의 공약을 올렸다는 이유만으로 처벌되지는 않습니다. 공직선거법 제59조 제3호는 인터넷 홈페이지 또는 그 게시판·대화방에 글이나 동영상 등을 게시하는 방법의 선거운동을 선거기간과 상관없이 상시 허용하고 있고, 단체 카톡방도 여기서 말하는 대화방에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건의 갈림길은 '무엇을 올렸는가'가 아니라 '누가, 어떤 방에, 어떤 한 줄을 붙여 올렸는가'에 있습니다.
선거운동인지 아닌지는 목적의사 여부
공직선거법 제58조 제1항은 선거운동을 '당선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행위'로 정의하면서, 단순한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는 선거운동으로 보지 않는다고 명시합니다. 실무에서 따지는 것은 특정 후보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려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능동적·계획적 행위인지입니다.
여기서 두 가지가 결정적입니다.
여기까지는 조문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사건이 되는 사람은 신분이 걸려 있는 경우
일반 유권자는 선거운동에 해당하더라도 상시 허용 범위 안에 있습니다. 그런데 공직선거법 제60조 제1항은 공무원, 국·공립학교 교원, 만 18세 미만인 사람, 외국인 등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고,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소속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행위라면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을 금지하는 제85조까지 함께 검토됩니다.
어떤 명의로 올렸는지도 문제가 됩니다. 제87조 제1항은 향우회·종친회·동창회 등 사적 모임과 주민자치위원회 등이 그 명의 또는 대표의 명의로 선거운동을 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동창회 단톡방에 개인 자격으로 올린 것과 "총무입니다"라고 쓰고 올린 것이 갈리는 이유입니다.
같은 캡처를 올렸는데 한 사람은 기소되고 한 사람은 종결됐습니다
제가 맡았던 사건입니다. 공립고 교사 정 선생(가명)은 학년 교사 단톡방 14명에게 교육감 후보의 공약 캡처와 함께 "교육 쪽은 이분이 확실합니다, 다른 선생님들께도 공유 부탁드립니다"라고 올렸습니다. 신분 제한, 소속 구성원 대상, 재전송 요청. 세 가지가 겹치면서 조사 단계부터 목적의사가 바로 인정됐습니다.
같은 캡처를 학부모회 단톡방 60여 명에게 올린 학부모 최 씨(가명)는 조사 종결로 끝났습니다. 일반 유권자였고, 붙인 말은 "이런 공약도 있네요" 한 줄뿐이었습니다.
다만 경계선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만약 최 씨가 캡처를 편집해 상대 후보가 하지 않은 말을 넣었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제250조 제2항 낙선목적 허위사실공표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신분과 무관하게 적용됩니다. 결론을 바꾸는 것은 캡처가 아니라 캡처에 손을 댔는지, 그리고 그 방에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입니다.
문답서에 적힌 한 문장이 사건 전체를 결정
선관위 조사는 대개 전화로 시작해 문답서 작성으로 이어집니다. 이때 "널리 알려서 표를 좀 모아보려고 했다"는 식의 답변이 목적의사를 인정하는 근거로 그대로 인용됩니다. 조사 단계에서도 진술을 거부할 권리가 있는데, 이를 모르고 묻는 말에 성실히 답하다가 스스로 불리한 문장을 남기는 분이 많습니다.
대화방을 나가거나 대화를 삭제하는 것 역시 흔한 실수입니다. 다른 참여자의 단말에는 그대로 남아 있고, 삭제한 행위 자체가 불리한 정황으로 읽힙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구성원이 몇 명뿐인 가족·친구방이고 권유 문구도 없다면 변호인 없이 사실관계만 정확히 진술해도 정리되는 사건이 적지 않습니다. 문제는 그 판단을 본인이 하기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시효는 짧지만 신분이 걸리면 훨씬 길어집니다
제268조 제1항에 따라 선거범의 공소시효는 선거일 후 6개월입니다. 짧다고 마음 놓을 대목은 아닙니다. 같은 조 제3항은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하여 또는 지위를 이용하여 범한 선거범죄의 공소시효를 선거일 후 10년으로 정해 두었습니다. 신분이 걸린 사안에서는 시간이 방패가 되어주지 않습니다.
선관위 통지서를 받고 며칠째 미루고 계신다면, 그 며칠 사이 문답서의 방향이 정해집니다.
상담 전에 이 네 가지만 정리해 오시면 충분
첫 상담에서는 올린 글이 상시 허용 범위인지, 신분 제한이 걸리는지, 내용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 섞였는지를 차례로 확인합니다. 대개 30분이면 방향이 잡힙니다.
지금 그 캡처를 다시 열어보며 무슨 말을 덧붙였는지 확인하고 계신다면, 확인해야 할 지점은 바로 거기입니다. 지우지 말고 그대로 두시고, 기억이 선명할 때 시간 순서대로 적어두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