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8월 12일 6·3 지방선거와 관련해 접수된 선거무효·당선무효 소청 261건을 심의한 결과 112건을 기각하고 149건을 각하했습니다. 인용된 소청은 한 건도 없었습니다.
여기에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선거와 비례대표 시의원 선거에 관한 소청도 포함됐는데, 일부 지역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중단된 것은 선거 관련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인정되지만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 선관위의 판단이었습니다.
선거소청이 기각되면 더 이상 선거 결과를 다툴 수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공직선거법은 선거소청 결정에 불복하는 사람이 법원에 선거소송이나 당선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결정서를 받은 날부터 10일이라는 짧은 제소기간을 지켜야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선거소청이 기각된 뒤에도 법원에서 다툴 수 있는지, 소송은 언제까지 어느 법원에 제기해야 하는지, 선거법 위반이 확인돼도 선거무효가 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 선거소송을 위해 어떤 증거를 준비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선거소청이 기각돼도 선거소송을 제기할 수 있나요?
지방의회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의 효력에 이의가 있다면 먼저 관할 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소청을 제기해야 합니다. 선거소청은 선거일부터 14일 이내에 제기해야 하며, 선관위는 소청을 접수한 날부터 60일 이내에 결정해야 합니다.
선거소청이 기각되거나 각하됐다고 해서 모든 불복절차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소청인은 선관위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 법원에 선거소송을 제기해 다시 판단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기각과 각하의 의미는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각은 소청 요건을 갖춰 내용을 심사했지만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결정을 말하고, 각하는 제기기간, 신청 자격, 보정 등 절차상 요건을 갖추지 못해 본안 판단 없이 끝낸 결정입니다. 따라서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선관위 결정서에서 기각 또는 각하한 이유가 무엇인지부터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선거 자체의 효력을 다투는 경우에는 '선거소송'을 제기합니다. 반면 당선인의 자격이나 당선인 결정의 위법성을 다투는 경우에는 '당선소송'이 문제됩니다. 단순히 선거 결과가 부당하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고, 어떤 처분의 효력을 어떤 이유로 다투는지 청구원인을 구체적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선거소송은 언제까지 어느 법원에 제기해야 하나요?
선거소청 결정에 불복하려면 결정서를 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선거소송이나 당선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 선관위가 결정을 내린 날이나 언론에 결정 내용이 보도된 날이 아니라, 원칙적으로 결정서를 송달받은 날을 기준으로 계산합니다.
제소기간이 짧기 때문에 결정서를 받은 뒤 천천히 자료를 검토해서는 기한을 놓칠 수 있습니다. 기간이 지나면 충분한 주장이 있더라도 소송 자체가 각하될 수 있으므로, 결정서를 받은 날짜와 송달 방법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소송을 제기할 법원은 선거 종류에 따라 달라집니다.
따라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선거소청 결정에 불복한다면 대법원에 선거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 반면 기초의원이나 시장·군수·구청장 선거라면 해당 지역을 관할하는 고등법원에 제기합니다.
선관위가 법정 결정기간인 60일 안에 결정을 내리지 않은 경우에도 소송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이때는 결정기간이 종료된 날부터 10일 이내에 제기해야 하므로, 선관위의 결정만 기다리다가 기간 계산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선거법 위반이 확인돼도 선거무효가 되지 않을 수 있나요?
선거 과정에서 법령 위반이 확인됐다고 해서 반드시 선거 전체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공직선거법 제224조는 선거에 관한 규정에 위반된 사실이 있더라도, 그 위반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선거의 전부나 일부 또는 당선을 무효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선거무효가 인정되려면 일반적으로 다음 두 가지를 함께 입증해야 합니다.
첫째, 투표·개표 또는 선거관리 과정에서 공직선거법상 위법이 발생했어야 합니다. 투표용지 부족, 투표 중단, 선거인명부 누락, 투표지 처리 오류, 개표 절차 위반 등이 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둘째, 그 위법이 없었다면 선거 결과가 달라졌을 가능성이 인정돼야 합니다. 법원은 투표하지 못한 사람의 수, 당선인과 낙선인의 득표 차이, 위법이 발생한 투표소와 범위, 문제가 된 투표지의 수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봅니다.
예를 들어 10명이 투표하지 못했지만 후보자 간 득표 차이가 수천 표라면, 절차상 위법이 인정되더라도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반대로 후보자 간 표 차이가 매우 적고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한 유권자 수나 잘못 처리된 투표지 수가 그 차이를 넘어선다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 더 중요해집니다.
선거소송을 준비하려면 어떤 증거가 필요할까요?
소청 단계에서 주장하지 않았던 내용을 소송에서 새롭게 주장하려면 그 사실을 뒷받침할 객관적인 자료가 필요합니다. 소청이 기각된 이유가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라면, 소송에서는 단순히 위법행위를 반복해서 설명하기보다 해당 위법이 득표 결과를 바꿀 수 있었던 규모와 범위였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선 다음 자료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선거소청 기각은 불복절차의 끝이 아니라 법원 판단으로 넘어가는 단계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결정서를 받은 날부터 10일이라는 기간이 지나면 실체적인 주장을 판단받기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결정서의 기각 사유와 송달일을 먼저 확인하고 소송에 필요한 자료를 신속히 정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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