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남에서는 군수선거 예비후보자의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명목으로 주민 12명과 선거사무소를 방문한 뒤, 식당에서 약 15만 원 상당의 음식을 제공한 지지자들이 검찰에 고발됐습니다. 또 다른 지역에서는 예비후보자의 당선을 위해 선거구민 9명에게 23만 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하고 현금까지 건넨 자원봉사자가 고발되기도 했습니다.
후보자가 직접 계산한 것이 아니고 식사비도 많지 않으니 문제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공직선거법은 후보자뿐 아니라 후보자를 위해 음식물을 제공한 제3자의 기부행위도 제한합니다.
선한 마음으로 독려 차원에서 밥 한 끼 산 것도 선거법 위반으로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글에서는 후보자가 아닌 지지자가 식사를 제공해도 처벌되는지, 친분에 따른 식사와 선거 관련 음식물 제공은 어떻게 구분되는지, 정식 선거사무원과 자원봉사자는 무엇이 다른지, 후보자에게도 책임이 확대될 수 있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후보자가 아닌 지지자가 밥을 사도 기부행위가 될까요?
공직선거법 제115조는 후보자나 정당 관계자가 아닌 사람이라도 누구든지 선거에 관하여 후보자 또는 정당을 위해 기부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제3자의 기부행위 제한'입니다.
제115조를 위반해 기부행위를 한 사람은 공직선거법 제257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후보자가 아닌 지지자도 직접 고발·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지지자가 자신의 돈으로 식사비를 계산했더라도 다음과 같은 사정이 있다면 후보자를 위한 기부행위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식사비가 1인당 1만 원 안팎에 불과하다는 이유만으로 허용되는 것도 아닙니다. 제공 금액보다 누구에게, 어떤 목적으로, 어떤 경위에서 식사를 제공했는지가 중요합니다.
평소 친한 사람에게 밥을 산 경우에도 처벌될까요?
지지자와 선거운동 관계자가 함께 식사했다고 해서 모두 공직선거법 위반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래전부터 정기적으로 만나 번갈아 밥값을 냈거나, 생일이나 개인적인 경조사를 이유로 식사한 경우라면 선거와 무관한 사적 모임으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적 모임인지 선거법 위반인지는 어떻게 판단할까요? 수사기관은 명목보다 실제 경위를 살펴보며, 다음과 같은 사항을 면밀하게 조사합니다.
예를 들어 겉으로는 동창회나 친목 모임이라고 하더라도 참석자를 모으는 과정에서 후보자를 도와줄 사람들을 만나자고 했거나, 식사 직후 선거운동 업무를 나눠 맡겼다면 선거 관련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특히 참석자 중 일부만 선거운동 관계자라는 사정도 안심할 근거는 아닙니다. 참석자의 선거구민 여부와 후보자와의 관계, 식사 목적을 사람별로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때문입니다.
정식 선거사무원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경우도 문제될까요?
우선 일상적으로 말하는 '선거운동원'을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된 선거사무장·선거사무원 등은 법령이 정한 범위에서 수당과 실비를 받을 수 있습니다. 반면 아무런 신고 없이 후보자를 돕는 자원봉사자는 선거운동의 대가로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을 받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정식 선거사무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지지자가 임의로 밥값을 대신 내도 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적법한 수당과 실비는 법에서 정한 대상·금액·절차에 따라 지급되어야 합니다. 개인 지지자가 별도로 음식이나 금품을 제공하면 법정 실비 지급이 아니라 제3자의 기부행위 또는 선거운동과 관련한 대가 제공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자원봉사자는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고생했으니 밥 한 끼 사준 것'이라고 해도 실제 선거운동에 대한 보상이라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식사를 제공하기 전에는 그 사람이 정식으로 신고된 선거사무관계자인지, 비용을 누가 어떤 회계 절차로 부담하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식사를 제공받은 사람 또한 위법한 음식물 제공임을 알면서 받은 경우에는 형사처벌이나 제공받은 음식물 가액의 10배 이상 50배 이하에 해당하는 과태료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제재는 제공받은 경위와 금액, 위반 유형에 따라 달라집니다.
지지자가 단독으로 계산했다면 후보자는 책임이 없을까요?
단순히 자신의 당선을 바라는 사람이 밥을 샀다는 이유만으로 후보자와의 공모를 추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사정이 확인되면 후보자나 선거캠프 관계자까지 조사가 확대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후보자가 계산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공직선거법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지지자가 선거운동을 부탁하거나 보상하기 위해 식사를 제공했다면 제3자의 기부행위나 대가 제공으로 수사받을 수 있으므로, 먼저 식사 목적과 참석자, 비용 부담 경위를 객관적인 자료로 확인해야 합니다.
법무법인 양영앤정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