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16분 읽기

부부관계거부 이혼사유 인정 기준과 재판이혼 입증 방법

배우자의 부부관계거부도 재판이혼 사유가 될 수 있을까요? 민법 제840조 제6호의 적용 기준과 입증 방향, 거부 사유가 타당해 인정되지 않는 경우까지 정리했습니다.

부부는 가족이지만 연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부부관계를 결혼생활의 중요한 부분으로 여기시는 분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함께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사랑하는 연인 사이이기 때문에, 스킨십 등 친밀한 애정표현을 이어가고자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마음과는 다르게 배우자가 지속적으로 애정표현을 거부한다면 어떨까요?

실제로 이 때문에 이혼소송을 진행하고자 하시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부부관계거부가 이혼사유에 해당하는지, 해당한다면 어떤 식으로 입증을 이어가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부부관계거부도 이혼사유에 해당할까?

부부가 협의이혼이나 조정이혼을 한다면 이혼사유는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때는 이혼 여부 및 이혼조건에 대한 남편과 아내의 의사 합치가 훨씬 중요합니다.

하지만 재판이혼의 경우에는 조금 다릅니다. 재판상 이혼사유로 인정되는 사유가 있어야만 재판이혼을 청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흔히 이혼소송이라고 부르는 재판이혼을 진행하려면 아래 중 하나 이상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어야 합니다.

민법 제840조(재판상 이혼원인)

부부의 일방은 다음 각호의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가정법원에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

1. 배우자에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

2.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

3.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4. 자기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5.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아니한 때

6.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

1~6호를 살펴보면 부부관계거부와 직접 관련된 내용은 없습니다.

하지만 배우자가 이유 없이 장기간 지속적으로 부부관계를 거부하는 바람에 두 사람 사이가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멀어졌고, 결혼생활을 유지하기가 고통스러운 상황에 이르렀다면, 이러한 점을 입증하면서 제6호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에 해당한다는 점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결혼 이후에는 배우자가 아닌 다른 이성과 스킨십 등을 할 수 없는데, 배우자가 계속 이유 없이 거부의 의사만 내비친다면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고통스러운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므로 이 사유로 이혼을 진행하고자 하신다면 다음 사항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서 입장을 소명해 나가야 합니다.

  • 배우자의 부부관계거부가 얼마나 긴 기간 동안 이어졌는지
  • 배우자의 거부 사유가 무엇인지
  • 이로 인해 지금 부부 사이가 어떤 상태인지
  • 예를 들어 결혼한 지 5년 되었는데 그중 3년 동안 아내가 까닭 없이 스킨십을 거부해왔고, 이 때문에 부부싸움이 잦아지면서 두 사람이 거의 남과 같이 지내게 되었다면 남편 측에서 이러한 정황을 입증해 이혼소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부부관계거부, 이혼사유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는?

    그렇다면 부부관계거부를 사유로 이혼소송을 하기 어려운 경우는 어떤 때일까요?

    우선 관계를 거부하는 쪽에 질병 등 특정한 원인이 있는 경우를 떠올려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내가 신체적 질환으로 인해 스킨십 과정에서 큰 통증을 느낀다거나, 남편이 심리적 원인으로 신체 접촉을 하기 힘든 상황이라면 이를 사유로 이혼을 요구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부부가 합심해서 해결하고 극복해야 할 사안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다만 원인이 뚜렷한데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일절 하지 않으면서 부부관계거부 의사만 밝히는 때에는 이혼 청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부부관계거부의 원인이 가정생활 속에서 드러나기도 합니다.

    아내 A씨가 혼인기간 5년 중 3년 동안 스킨십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남편 B씨가 이혼소송을 청구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런데 A씨 측 답변서나 가사조사관의 조사 내용을 살펴보니, B씨의 잦은 외도 등으로 A씨가 성병에 감염되어 약을 복용한 적이 수차례 있었다면 어떨까요?

    이때는 A씨 측의 관계거부가 타당한 행동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부부관계거부가 이혼사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대신 B씨의 외도 등이 이혼사유로 여겨지면서 A씨가 아닌 B씨가 유책배우자가 되어 이혼소송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경우 A씨 측에서 반소를 제기하면서 이혼소송의 판도가 바뀌게 됩니다.

    B씨 입장에서는 어쨌든 원했던 이혼을 이루게 되는 것이니 상관없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유책배우자 측에서 위자료 지급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B씨에게 불리한 쪽으로 상황이 돌아가는 것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정리하자면, 배우자가 긴 시간 동안 정당한 사유 없이 부부관계거부 의사를 밝혀왔고 이 때문에 혼인 유지가 어려운 지경이라는 점이 다양한 각도에서 확실하게 입증되어야 재판이혼이 가능합니다.

    입증 과정에서 배우자 측의 거부 사유가 타당한 것으로 드러나거나 거부 기간이 터무니없이 짧았다는 사실 등이 드러난다면 이혼소송이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부분을 중심으로 변호사 상담을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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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

    강윤석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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